TV를 말하다

21세기에 참스승이란? ‘굿닥터’

朱雀 2013. 9. 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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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인 오늘날 우리는 스승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고 흔히 말한다. 하긴 그럴 만한 것이 오늘날 공교육은 무너지고 사교육 시장만 엄청나게 커져버린 상황이다.

 

사교육에 종사하는 이들은 강사로서 교육서비스를 하는 이들이지, 아이들의 인성 따위엔 신경 쓰지 않는다. 게다가 학부모는 교사를 스승이 아니라 서비스 종사자로 생각하는 만큼 예전처럼 스승 대우를 해주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아이들을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스승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시절이 되어버렸다. <굿닥터>엔 오늘날엔 찾아보기 힘든 정말 구식 스승이 등장한다.

 

현재 성원대에 레지던트로 와있는 박시온은 병원장 최우석이 강력하게 추천해서 들어온 케이스다. 최우석은 서번트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박시온을 성원대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그가 실수를 할 경우 나가겠다고까지 한 인물이다.

 

최우석은 박시온이 어린 시절 탄광촌에서 만났고, 그의 놀라운 암기력과 공간지각력을 보고 의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인물이다. 박시온의 어머니가 남편의 폭력과 비극적인 사고로 맡기고 사라진 이후, 최우석은 사실상 부모나 마찬가지다.

 

그는 소아외과 부교수이자 천재외과 김도한의 스승이기도 하다. 김도한은 한번에 두 수술장을 오갈 만큼 엄격한 실력파이자, 환자의 상태에만 신경쓰는 훌륭한 의사이다.

 

그런 그가 진정으로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최우석 병원장이다! 그러나 최우석 역시 실수를 한다. 박시온이 거듭되는 사고로 병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부원장과 정치적 거래를 하고 그를 지켜려고 한다.

 

 

바로 이혁필 전무가 고충만을 시켜서 헤타바이젠이란 금지된 약물을 쓴 사실을 덮기로 한 것이다. 그는 식약청에서 나온 이들이 질문을 던지자 투약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는 곧장 후회한다.

 

그런 최우석의 모습은 더욱 인상적이다. 우린 인간인 이상 누구나 실수와 잘못을 할 수 밖에 없다. 최우석은 병원장이지만 자신의 자리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그가 신경쓰는 것은 오로지 환자와 자신의 제자들 뿐이다.

 

병원장이란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부와 명예가 동시에 보장되는 자리가 아니던가? 게다가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은 자신의 이익 때문이 아니라 제자인 박시온을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그런 조그마한 잘못에도 괴로워하고 금방 인정한다. 그가 고민하는 자신이 안위가 아니라 박시온을 정당하고 옳은 방법으로 병원에 있도록 하는 부분이다.

 

박시온이 만약 자신의 잘못된 정치적 거래로 지금의 자리를 유지한다면, 언제고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쫓겨날 수 있다. 설사 박시온이 그 사실을 모른다고 해도 언제가 그 일 때문에 곤란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최우석은 자신과 제자를 위해 병원장을 떠날 결심을 한다. 어쩌면 최우석 같은 인물이 병원장으로 등장할 때부터 우린 그가 퇴장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제 퇴장할 시점이 다가오자 안타까워진다. 환자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부족한 제자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끝없이 믿어주고 응원하는 사람. 이런 스승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박시온은 행복한 인물이 아닐까?

 

자신의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선 양심을 속이는 일은 쉽게 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신이 아니라 제자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최우석의 모습은 그래서 아름답다. 참스승이 사라진 시대에 어제 <굿닥터>에서 최우석이 보여준 모습은 진실로 눈물겹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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