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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올때부터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이맥스(IMAX)’로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국내에도 아이맥스가 있긴 하지만, 해상도가 겨우 2K에 불과하고 음향 역시 아쉬움이 많다. 그에 반해 일본엔 4K 레이저 프로젝터가 도입되어 있다.


게다가 화면 크기는 무려 26미터X18미터, 화면 비율은 1.4:1 이다. 게다가 12채널 스피커까지. 비록 돌비 애트모스까진 아니지만. 일본의 극한을 추구하는 기술 제일주의를 생각하면 이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우린 고민끝에 가기로 했고, 디데이를 오늘로 잡았다. 키타 오사카까지 간 다음, 거기서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만국 기념 공원역까지 갔다. 우리를 반기는지 하늘은 우중충하지만 햇빛은 밝았고,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에 나온 유명한 ‘태양의 탑’이 우릴 보고 시키하게 미소지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에 출연한 '태양의 탑'. 나는 지금 역사적 현장에 와 있다.

아! 그러나 역시 멀리서도 알 수 있는 ‘109 CINEMAS IMAX’는 나의 가슴을 주체할 수 없게 할 정도로 뛰게 만들었다. 비록 보는 영화가 ‘신비한 동물사전’이었다. 기왕이면 아이맥스를 제대로 활용한 ‘다크나이트’나 ‘매드 맥스’였다면? 아니면 12월에 개봉하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라도. ㅠㅠ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아쉽지만 견딜 수 밖에. 룰루랄라 하면 걸어가니 어느새 거의 다 왔는데, 빙글빙글 돌아가는 거대한 ‘오사카 휠(OSAKA WHELL)’과 ‘건담 스퀘어’가 눈에 띄었다. 물론 대형 피카츄도. 포켓몬 엑스포 짐(Pokemon Expo GYM)’  이렇게 와보니 이 곳은 정말이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한번쯤 방문할 수 밖에 없는 곳인 것 같다.

우리가 헤매자 친절하게 안내주셨던 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800엔으로 좀 비싸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오로지 아이맥스이기에 일직선으로 고고싱했다! 오후 3시 40분 표를 사기 위해 자동판매기 앞에 섰는데, 어랏? 카드만 받는단다. 고민끝에 창구에 문의하니 친절하게도 나오셔서 일일이 눌러주신다. 극장표값은 무려 2,800엔!(약 2만9천으로. 거의 3만원 돈이다) 역시! 그럼 그렇지. 카드만 될리가 있나? 친절한 안내로 현금결제하고 나서 이곳저곳 사진을 찍었다.


‘IMAX 4DX Sony Digital Cinema 4K’가 마치 중세시대 가문의 위용을 나타내는 문장처럼 떡하니 입구에 박혀 있었다. ‘아 드디어 레이저 프로젝터로 아이맥스를 보게 되다니’ 감격의 눈물이 앞을 가리려 했다. 물론 12월 16일 개봉하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때문에 아쉬움이 눈물을 가렸지만.


어쨋거나 시간이 되어 극장에 들어가니 새삼 아이맥스관의 위용이 놀라웠다. 26미터X18미터의 스크린은 그 자체로 관객의 시야를 압도했다. 3D라 안경을 주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극장에서 받는 안경과 달리 처리되어 있었다. 아마로 레이저 영사기인 탓인 듯 싶다.


예고편을 틀어주는데. 와! 계속해서 감탄사만 절로 나왔다. 사실 2K를 넘어서나 눈으로는 별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다. 매장에서 흔히 틀어주는 엄청나게 밝고 선명도와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샘플 영상을 틀어주는 게 아닌 탓이다.


영화는 사실 그렇지 선명하지 않으니까. 대신 몹시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적당한 발색이 마음에 들었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영상은 해상력이 뛰어난 작품이 아니었다. 오히려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아마도 작품의 특성상 CG를 많이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보니 그런 듯 했다.

109 시네마 오사카 엑스포시티 아이맥스관을 잘 보여주는 영상


대신 3D효과는 탁월했다. 뉴트가 데리고 다니는 동물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그 인상적인 움직임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들 지경이었다. 사실 영상보다 음향에 더욱 만족했다. 국내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보다 보면 음향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고역이 튀거나 저역이 튀거나, 아님 배경음과 대사가 따로 노는 경우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뭔가 조정이 덜 되어있다고 할까? 그런데 이곳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건물이 무너지는 엄청난 소리부터 핀이 떨어지는 작은 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모조리 재생해내면서도, 저역부터 고역까지 모두가 조화를 이루며 완벽한 사운드를 재생해내고 있었다.


영상과 음향이 들려주는 완벽한 조화에 그저 행복한 시간이었다. 영화를 굳이 극장에 가서 보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극장만이 주는 ‘영화를 본다는 느낌’. 비록 상영시간과 앞뒤 시간을 고려하면 4시간 이상은 소모해야 하지만, 극장이 주는 쾌감은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특히 시야를 가득 메우는 아이맥스와 돌비 디지털의 음향은 시각과 청각을 극한으로 즐겁게 해준다. 109 시네마 오사카 엑스포시티는 정말로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주었다. 3만원이 넘는 돈과 반나절의 시간을 소모한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그렇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을 본 건 너무 아쉬웠다. 다음번엔 DMR이 아니라,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은 영화를 보고 싶다. 다음을 다시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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