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망가져서 뜬 그녀들

朱雀 2009. 9. 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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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대 웃어요>를 보면서 이민정의 연기에 놀랐다. 그녀는 틈을 주지 않고 철저하게 망가졌다. 촌발 날리는 츄리닝을 입고 포장마차에서 진탕을 술을 마시고 진상을 부리더니, 이내 집에 돌아와선 침대위에서 여지없이 토약질을 해댔다. 그 장면을 보면서 떠오른 여배우들을 모아보았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여배우들을 보면 어쩌면 ‘망가져야 뜬다!’라는 공식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럼 출발!


1)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아마 많은 분들이 <그대 웃어요>의 이민정의 연기를 보고 엽녀 전지현을 떠올렸을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엽녀역을 전지현이 맡았을 때 많은 이들은 우려했다. ‘과연 그녀가 철저하게 망가질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전지현은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철저하게 망가졌다.

첫 등장에서 잔뜩 취해 등장한 그녀는 지하철에서 좌석에 앉아있던 승객의 머리에 토하면서 시작했다. 게다가 옆에서 있던 견우는 그녀가 엉겁결에 “자기야”라고 부르면서 최악의 순간을 맞게 된다. 전지현은 청순한 얼굴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남심을 뒤흔들다가도 이내 견우의 얼굴을 잡고 ‘까불면 죽는다’라는 살벌한 대사를 날렸다. 그녀는 정말 죽일 것처럼 주먹을 휘두르고, 견우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술을 엄청나게 퍼마시고 견우에 의해 여관에 와서도 도저히 여성스런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망가졌다. 그런 그녀의 연기에 관객들은 열광했고 전지현의 싱크로율은 100%를 넘어 120%이상의 것이었다. 400만이 넘는 관객동원에 성공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엽기적인 행각은 이후 10년이 넘도록 그녀가 연예계를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으며, 오늘날 망가지는 역할을 맡는 여배우들이 한번쯤 참고할 작품 1순위에 오를 정도가 되었다. 안타까운 점은 전지현이 10년도 더 넘은 엽녀에서 한발자국도 못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 한예슬

<환상의 커플>을 찍기 전까지 한예슬은 그저 예쁘고 톡톡 튀는 여자 연예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한편의 드라마로 그녀는 단번에 브라운관의 스타가 되었다. 싸가지 없고 건방진 안나 조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장철수의 집에 얹혀 살면서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작품은 당시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자아냈다. 특히 한예슬은 짜장면을 입에 다 묻혀가며 맛있게 먹고 막걸리를 마시며 촌발 날리는 패션을 선보이며 철저하게 망가졌다. 게다가 특유의 건방짐이 묻어나는 대사는 그야말로 감칠맛을 더했다. 촬영 당시 거의 생방송에 가까운 체제로 제작되어 삭제된 분량이 많았다고 한다. 따라서 <환상의 커플>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이후 출시된 감독판 DVD를 구매해서 보는 방법밖에 없다.

한예슬은 2006년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과 인기상 그리고 베스트 커플상 등을 휩쓸며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내게 된다. 아울러 이후 <용의주도 미스신>과 <타짜>등에 출연하며 영화계로 활동영역을 넓히게 된다.


3)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졌다’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녀. 김아중. <미녀는 괴로워>를 찍기 전만 해도 그저 그녀는 가능성 있는 신인중에 한명이었다. 그러나 <미녀는 괴로워>에서 무려 95kg나가는 뚱보역을 소화해내면서 그녀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특히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지만 뚱뚱한 몸매 때문에 한나 역을 위해 김아중은 특수분장을 통해 푸짐하게 변신했고, 실제 촬영시에 심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아중은 전신성형수술로 엄청난 미녀가 되었음에도 엄청난 먹성과 다소 독특한 행동(?)을등을 코믹하게 그려내 그해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세 명의 여성 스타들이 망가져서 뜬 작품들을 분석하다보니 그녀들은 이 작품 이후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는 편 인 것 같다. 부디 차기작은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들이 철저하게 망가졌던 그때처럼 연기에 매진해 좋은 성적을 올리길 기대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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