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BOmax에서 2021년 워너의 개봉예정작들을 극장 개봉과 동시에 공개하기로 한 것 때문에 많은 외신이 떴다. 그중 가장 눈에 띈건 우선 놀란 감독의 발언이다. 놀란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몇 안되는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감독이다.
놀란 감독은 “HBOmax는 최악의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수위 높은 발언을 했다. 그가 이런 발언을 한데는 몇 해 동안 배우와 제작진들이 고생해서 작업한 영화들이 극장이 아닌 HBOmax에서 동시공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큰 것 같다.
물론 그가 감독한 ‘테넷’은 이미 개봉했기 때문에, 17작품 중에 그의 작품은 없지만, 놀란 감독은 제작진과 배우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곧장 HBOmax동시공개를 택한 것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성급한 HBOmax동시 공개 정책의 흔적은 다른 기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듄’과 ‘고질라 vs 콩’을 함께 제작한 레전더리 역시 워너사가 자신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HBOmax 동시 공개를 발표한 것 때문에 내부적으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단다. 물론 워너사와 레전더리사는 둘 다 이런 기사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의 기사라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넷플릭스가 보여준 가능성과 코로나19로 인한 OTT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극장에서 OTT로 이미 대세가 기울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감독와 배우들을 위시한 제작진들은 ‘극장’을 더욱 선호한다.
놀란 감독이 굳이 다루기 힘든 아이맥스 카메라로 영화를 찍고, 아이맥스 개봉을 고집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극장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오늘날 기술의 발전은 놀랍고, 이미 극장 못지 않은 TV와 스피커로 홈시어터를 꾸밀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가 촉발한 OTT시장은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등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놀란 감독 같은 이들은 ‘어떻게 극장으로 관객을 유인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고, 그 대안으로 ‘아이맥스(IMAX)’를 들고 나왔다(제임스 카메론 감독 역시 비슷하다). 아이맥스는 현재로선 집에서 온전히 즐기는 게 (거의) 불가능한 영상포맷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제 OTT시장의 문은 열어젖혔고, 현재 1위인 넷플릭스를 쫓고자, 디즈니사는 ‘디즈니플러스', 워너사는 ‘HBOmax’, 애플은 ‘애플TV’등을 들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워너사는 HBOmax에서 2021년 자사 개봉예정작들을 동시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분명 최소한 내년까진 코로나 사태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관객은 극장보다 (안전한) 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HBOmax의 구독자수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지만, 극장 개봉을 위해 몇 해 동안 고생한 제작진과 배우들로선 충분히 허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워너 사가 관계자들에게 충분한 상의와 설득을 할 수 없었는지 매우 아쉽다.
사업적인 상황으로 봤을 땐, 워너사의 결정은 충분히 납득할 만 하지만, 그 과정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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