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미남이시네요’, 제 2의 ‘꽃남’될까?

朱雀 2009. 10.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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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가 드디어 어제 첫화가 방송되었다. 보고 난 소감은 ‘예상외의 수확’이란 느낌이다. 물론 1화밖에 방영되지 않은 탓에 전체 작품에 대한 평을 적기는 무리지만, 첫 느낌은 ‘꽤 괜찮다’다.

<미남이시네요>를 보며 우선 떠오른 작품은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아부해>였다. <아부해>의 윤은혜는 ‘남자 구준표’로 불릴 정도로 여러 가지 면에서 흡사하다. 그러나 <아부해>에선 F4처럼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이 없다. 결정적으로 <아부해>는 재미가 없다. 윤은혜의 발성이나 연기 논란을 떠나서 말이다.

그런데 <미남이시네요>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은 탓인지 오히려 재미가 쏠쏠했다. 처음 박신혜가 성당 미사시간에 늦어 뛰어오고, 어떤 아이가 예배시간에 PMP로 동영상을 보는 것에 격분해 떼어놓으려다 미사를 방해하는 장면은 너무 식상해서 ‘다른 데 볼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게다가 다비드상 아랫부분을 수건으로 가려놓은 설정은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본 것이라 진부했다.

그러나 그 장면을 지나자 제법 볼만해졌다. 무엇보다 장근석, 이홍기, 정용화의 세 꽃미남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아마 여자시청자들을 사로잡았으리라고 본다. 같은 남자지만 세 명의 꽃미남들이 등장하자 브라운관이 화사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장근석이 <미남이시네요>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해도 시큰둥했다. 하지만 막상 출연한 것을 보니 판단착오였단 생각이 든다.

세 명의 꽃미남들은 아직 별다른 대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성격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팀내 리더인 장근석은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예민하기 이를데 없는 아티스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홍기는 잘 웃고 장난치기 좋아하고, 정용화는 이지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한마디로 여성 시청자를 위한 꽃미남 삼종세트라 하겠다.

1화의 주된 내용은 쌍둥이 오빠대신 예비수녀 박신혜가 아이돌 그룹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따지고보면 여자가 남장을 하고 아이돌 그룹에 들어간다는 설정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말도 안되는 순정만화식 설정으로 얼만큼 ‘드라마상에서 말이되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일단 합격점은 줄만하다!

박신혜의 쌍둥이 오빠인 고미남은 노래를 통해 자신의 친부모를 찾고자 한다. 고아였던 탓에 박신혜는 수녀원에서 커서 자신도 수녀가 되려 하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매니저로 인해 수술중인 고미남 대신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급기야 그룹 A.N.GELL에 정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사이에는 매니저를 뿌리치고 로마로 가려다 장근석과 부딪쳐, 정체를 숨기기위해 쫓고 쫓기는 소동이 벌어진다. 또한 그룹에 들어온 첫 파티에서 술에 취해 장근석이 있는 옥상으로 올라왔다가 벌어지는 소동 등은 시청자에게 상당한 웃음을 선사했다.


<미남이시네요>의 장점은 순정만화식 이야기 전개와 영상이 유기적이란 사실이다. 또한 장근석과 박신혜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들 외에 <해운대>로 각광을 받는 김인권이 고미남의 매니저로 코믹 연기를 책임지고 있다. 게다가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꿀벅지의 선두주자인 유이도 출연할 예정이다.

10대 소녀인 박신혜의 눈을 통해 온통 샤방샤방하게 묘사되는 세 꽃미남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남자로서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소녀의 좌충우돌이 기대되는 드라마다.


‘텔레비전앞에 앉아서만큼은 아주 경쾌하고, 단순하게, 유치할 만큼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기획의도를 표방한 <미남이시네요>는 일단 충실해보인다. 문제는 지금의 ‘가벼움과 신선함을 앞으로 얼마만큼 끌고 갈 수 있을 것인가?로 보인다.

극의 주인공인 박신혜의 연기가 살짝 어색함이 묻어나거나, 1화에서 몇 번 보인 식상한 장면과 설정은 극의 재미를 거의 무너뜨릴 재앙(?)에 가까운 모습을 연출했다. 다행히 빨리 지나가고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말이다. 만약 <미남이시네요>가 1화만큼의 수준을 유지해준다면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아이리스>가 다음주부터 방영되긴 하지만, 가볍고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전무한 실정에서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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