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제 1회 ‘강심장’은 지드래곤 띄워주기?

朱雀 2009. 10.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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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과 이승기가 공동엠씨를 맡고 무려 24명의 특급스타게스트를 모아 화제가 된 <강심장>을 시청했다. 그러나 보고 난 현재 심정은 씁쓸하다. 지드래곤은 이번이 첫 예능 출연으로 알고 있다.


<강심장>은 초반부터 ‘지드래곤 띄워주기’로 시작되었다. 에픽하이, 브라이언, 김태우, 몽 등이 ‘지드래곤을 피해 앨범을 냈다’고 증언했다. 지드래곤이 앨범낸 후에 신보를 낸 김태우는 이승기에 밀려 1주일간 1위를 한 사연을, 심지어 에픽하이는 비슷한 상황으로 1일 1위를 한 사연이 방송되었다. 그리고 12월로 앨범 발매를 미뤄 안심하던 브라이언은 태양이 12월에 솔로앨범을 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놀래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드래곤과 승리는 작정하고 나왔는지 센(?) 발언들을 많이 했다. ‘스트롱 베이비’로 3주간 1위를 승리가 했는데, 수상소감을 말하는 도중 ‘그동안 너무 열심히 해준 제 자신에게 너무 감사하고요’라고 말했다는 증언. 팀의 막내인 탓에 형들끼리 술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달려와서는 술잔을 마시더니 이내 당시 히트중인 빅뱅의 노래가 나오자 탑의 안무인 손가락을 돌리는 안무를 하다가 머리에 검지손가락으로 원을 그려 혼났다는 이야기등이 쏟아져 나왔다.

어제 방송된 강심장에 나온 게스트들을 열거해보면 윤아, 백지영, 장윤정, 에픽하이(타블로,미쓰라,투컷츠), 한성주, 김태우, 브라이언, 김영호, MC몽, 붐, 오영실, 견미리, 문정희, 낸시랭, 솔비, 김효진, 유세윤, 한민관, 안영미, 주비트레인(부가킹즈), 승리, 지드래곤이었다. 그러나 이중에선 아예 말조차 한번 해보지 못한 출연진도 몇 명 있을 정도다.


애초에 20명이 넘는 게스트가 나온다고 할때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강심장>은 매회 주제를 가지고 초청된 게스트들이 말풍선에 각자 사연을 적고, 엠씨가 물어서 센 사연을 말한 이가 토크왕을 차지하는 형식이다. 즉 첫 번째 타자보다 쎈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왕이 되고,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윤아로부터 시작해서 오영실이 승자가 되기까지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고 집중 조명을 받은 이는 단연 지드래곤이었다. 심지어 붐은 지드래곤의 복장을 그대로 따라하고 나와 현재 표절시비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하트브레이커>의 노래와 안무를 했다.

<강심장>에 지드래곤 외에 나온 가수가 무려 7명이나 되었다. 그러나 그중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고 퍼포먼스를 한 이는 오직 지드래곤과 승리 뿐이었다. 물론 중간에 붐이 2006년 자신의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이 역시 자신의 이미테이션 무대를 마련해준 붐을 위해 지드래곤이 답가형식으로 불러서, 어떤 의미에선 지드래곤이 돋보이는 무대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안다. 지드래곤은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가수라는 사실을. 그러나 하필 <강심장>에 나와 그가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은 영 개운치 않다. <강심장>은 SBS가 가장 기대하는 예능 프로중에 하나다. 일부러 경쟁 프로가 별로 없는 화요일 밤 11시대를 택했고, 무려 20여명이 넘는 초호화 게스트진용을 꾸몄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젊은 황제’라 불리는 이승기마저 섭외해 공동엠씨로 삼았다.- 바로 그런 프로에 지드래곤이 승리와 함께 출연했다. 가장 관심이 모이는 방송 첫회에 말이다!-

한마디로 ‘망하면 이상한’ 아니 잘될 수 밖에 없는 진용을 짜놓은 것이다. 지난번 <아이돌 빅쇼>때도 느낀 거지만, 아무래도 SBS는 YG측과 뭔가 사전에 논의가 주고 가지 않았나 싶다.

<강심장>은 강호동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달고 토크쇼(?)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언론에 엄청난 관심세례를 받았다. 그런 <강심장>에 첫회에 예능에 한번도 출연한 적 없는 지드래곤이 나왔다는 사실이 뭔가 석연치 않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시기가 너무 절묘하다. 오늘날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것은 예상외로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이승기는 <1박2일>에 출연해서 이미지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수와 연기자 활동에서 모두 큰 성과를 거뒀다. 함께 출연중인 은지원, 엠씨몽, 심지어 김C도 마찬가지다.

다른 프로그램도 사정은 비슷하다. <패떳>덕분에 이천희와 박예진은 이미지 상승을 가져왔고, <무한도전> 멤버들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표절시비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YG측은 지드래곤을 예능에 내보애 이미지 상승을 노리는게 아닐까? 시청율에 목말하 하는 SBS에선 지드래곤이 자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겠다는데 전혀 손해볼 필요가 없는 장사다. 물론 덕분에 <강심장>엔 승리와 지드래곤을 통해 상당히 센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너무 힘든 나머지 빅뱅의 멤버들끼리 모여서 도주를 할 계획을 세웠다거나, 이를 승리가 양현석에게 고자질 했다는 이야기. 승리가 일이 있다고 하고선 여자들과 웨이크 보드를 타러 가고, 지드래곤이 세븐등과 함께 모델 등과 놀러간 이야기들이 방송되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그러나 지드래곤이 너무 부각된 탓에 다른 연예인들은 마치 그를 돋보이기 위해 모인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물론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가장 강력한 강심장 우승후보로 꼽히던 지드래곤은 결국 전직 아나운서인 오영실의 눈물 겨운 사연에 밀려 우승을 내주고 말았지만, 방송을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지드래곤과 승리뿐일 것이다.


SBS와 YG측의 거래에 의구심을 더해가 이유는 다음주 방송엔 2NE1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2NE1은 한번도 예능에 출연한 적이 없다. 가수활동에 매진하기 위해 일부러 예능을 피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런 2NE1의 전략을 수정하여 <강심장>에 투입할 만큼 YG측은 급한 것일까?

그렇다! 충분히 급하다. 천재 작곡가로 불리던 지드래곤은 ‘표절시비’가 불거진 이후 많은 비난과 의심을 사고 있다. 물론 아직 확실한 시시비비가 가려지진 않았지만, 이미지로 먹고사는 가수에겐 이건 치명타다!-게다가 시사2580에선 지드래곤뿐만 아니라 빅뱅과 2NE1의 몇몇 노래도 표절곡으로 의심이 간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따라서 현재 YG로선 단순히 소속가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의 문제다-따라서 이미지업을 위해 지드래곤(혹은 YG측이)은 <강심장>을 택했고, 그 효과가 얼마만큼인지 내일쯤이면 가시적으로 나타날 거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잔뜩 기대를 품었던 <강심장>의 주인공이 강호동도 이승기도 다른 게스트도 아닌 지드래곤이란 사실이 씁쓸하다. 마치 뭔가 대본을 짜고 그대로 진행된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 못하고 그저 병풍처럼 놓여진 게스트들을 보면서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다들 예능 프로에서 한 입담을 보여준 이들이 그저 한 아이돌 가수를 띄워주기 위한 병풍에 불과하단 사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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