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우리는 왜 '트랜스포머'에 열광하는가?

朱雀 2009. 6.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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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개봉 당시 무려 750만명 이란 경이적인 관객을 동원했으며, 현재 이 기록은 국내 개봉 외화중 역대 1위의 기록으로 좀처럼 깨지지 않을 것 같다. 아울러 오는 6월 24일 개봉예정인 후속편은 벌써부터 예매관련 사이트에 불이 날 지경이다. 바로 영화 <트랜스포머>이야기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토록 <트랜스포머>에 대해 열광하는가? 혹자는 잘 꾸며진 스토리와 상상력을 초월하는 CG를 들것이고, 혹자는 마이클 베이의 연출력을 들지도 모르겠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난 그보다 ‘꿈’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원래 <트랜스포머>는 1980년대 미국 TV를 주름잡던 애니메이션이다. 어린 시절 <트랜스포머>를 보며 꿈을 키운 세대들이 자라나, 마이클 베이를 비롯한 제작은 할리우드의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 영화를 만들고 대중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우리나라에선 ‘로봇물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개봉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무려 750만명 이란 경이적인 관객을 동원했다. 여기엔 바로 세계 모든 이들의 ‘꿈’이란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로봇물이란 무엇인가? 비록 영화상에선 주인공의 설정이 바뀌긴 했지만, 대부분의 애니의 경우 초등학생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어른들에게 무시당하고 주변에서 놀림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소년인 것이다. 그런 소년이 외계등지에서 온 로봇을 만나 지구(심지어 은하계의 운명을 걸고)를 지키기 위해 악의 무리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은 TV앞에 모인 동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자기동일시를 통해). 두근거리는 모험, 피할 수 없는 악당과의 한판대결,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 목숨을 건 사투에서 피어나는 끈적끈적한 전우애.

이런 모든 것들은 TV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린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영화 <트랜스포머>는? 일단 작품은 상당히 원작에 충실하다. 비록 주인공의 나이가 원작에 비해 좀 들었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우연히 변신로봇인 범블비를 만나 정의의 사도인 오토봇의 편에 서서 악의 무리인 디셉티콘에 맞서 싸우게된다. 마이클 베이의 현란한 연출과 정신 없는 스토리 전개, 상상을 초월하는 로봇들간의 대결은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사실 <트랜스포머>의 스토리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되며 오토봇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은 선하기 그지 없다(심지어 그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선과악이 명징하지 않은 영화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오히려 이런 설정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더 록><콘에어><아마겟돈>등을 연출한  마이클 베이는 액션 블록 버스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독이다. CF감독 출신인 그의 영상은 감각적이며 현란하기 이를데 없다. 그러나 잦은 화면 떨림과 전환은 보는 이의 이해력과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약점도 갖고 있다.

그러나 <트랜스포머>는 그런 약점은 관객이 무시할만큼 엄청난 매력을 발휘한다. 여기엔 할리우드의 최신 CG기술로 이루어낸 변신로봇의 힘이 실로 크다!

<트랜스포머>에서 오토봇과 디셉티콘 진영이 서로 싸우던 모습을 생각해보자.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정교한 생김새와 순식간에 변신해가는 모습은 상상력에서나 머물렀던 광경을 현실로 이끌어 냈다.

개인적으로 할리우드 CG기술에 찬탄을 보낸 적이 몇 번 있다. 가장 처음은 액체 로봇을 선보인 1991년 <터미네이터 2>다. 두 번째는 1억년 전의 공룡을 되살려낸 1993년 <쥬라기 공원>이다. 스크린 상에 살아난 공룡은 실제 움직이는 착각이 일어날 만큼 생생했다. 그리고 2007년 <트랜스포머>다. 애니메이션에서나 구현이 가능할 줄 알았던 변신로봇들이 영화에 등장해 짧은 시간 내에 변신하고 주인공과 교감을 나누는 부분에선 그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트랜스포머>, 이건 우리 세대의 꿈이 집약된 작품이다. 어리고 무기력한 소년은 로봇을 만나 두근거리는 모험의 세계로 떠난다. 치열한 승부 끝에 마침내 그는 지구(혹은 은하계를 구하고) 영웅으로 귀환한다.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여인(혹은 소녀)과 사랑에 빠지고 믿음직한 동료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한다. 그 자체로 멋진데, 여기에 현실로 튀어나온 (모든 남자의 로망인!) 변신 로봇까지 등장하니, 우린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시사회를 시작으로 이제 우리 나라에도 본격적인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의 열풍이 거세어 질것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6월 24일 개봉을 기다린다. 최신 기술을 찬양하는 마이클 베이는 IMAX 관객을 위해 더 길고 멋진 장면들을 준비했다고 하니, 몇 번이고 다시 봐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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