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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두비>의 한 장면
믿기지 않는 일이다. 어떻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영화 <반두비>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여자 주인공이 이명박 대통령과 ‘쥐’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주는 장면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의심이 든단다. 물론 영등위는 다른 이유를 들었지만.
우리의 바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측에서 이런 영화 하나하나에 뭐라고 지시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럼 남는 결론은 하나. 영등위가 알아서 한거다. 속된말로 알아서 긴거다. 도대체 시대가 언젠가? 단지 막스 베버가 마르크스를 떠올린다고 판금이 되던 시절을 이야기하면 우린 모두 웃는다.
근데 2009년 대한민국에선 한 영화에서 현대통령을 풍자나 조롱한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냥 스치듯이 이야기했을 텐데(영화를 안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걸 가지고 ‘흥행사망’에 가까운 등급을 내려줬다니. 이거 참. 기가 막히지 않는가? 만약 2-3년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누군가 말했다면 모두들 웃으면서 “말도 안돼!”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런 사건이 버젓이 대낮에 벌어지고 있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온다지만 이건 희극이 아니라 씁쓸하다.
기사를 읽어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얼마전 개봉한 주가조작을 소재로 한 영화 <작전>은 BBK사건을 떠올리는 것 때문에 등급을 ‘청소년 관람불가’로 받은 의심을 사고 있다. 다행히 제작사의 항의를 받고 15세이상 관람가로 바뀌었지만.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영화들은 항의 차원에서라도 네티즌들이 나서서 ‘관람운동’이라도 펼쳐주어야 하지 않을까? <반두비>의 경우, 내용을 살펴보니 외국인 노동자와 날나리 여고생의 우정을 다룬 작품으로, 이미 전주국제영화제등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인권과 더불어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기회도 될테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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