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밤 <달콤한 밤>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한류스타로 불리는 송승헌이었다. 2008 <에덴의 동쪽>의 종영 이후 한동안 TV에 출연하지 않았지만, 스튜디오 그가 등장하자마자 여자 출연진이 보여준 환호성으로 그의 변함없는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는 별 생각없이 <달콤한 밤>을 틀었다가, 난데없는 송승헌의 등장에 ‘혹시?’라는 의심이 들어서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곧 개봉할 영화나 드라마에 그가 출연한다는 말은 없었다.
송승헌이 출연한 이유는 순전히 <남자셋 여자셋>에서 신동엽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새롭게 MC로 등극한 김혜진은 신동엽이 ‘되게 공을 들였다’란 식으로 입을 뗐지만, 신동엽은 오히려 ‘한번만에 됐다’는 식으로 말해 좌중을 폭소에 빠지게 했다.
송승헌의 예능 출연은 2002년 이후 8년만의 출연이다! 보통 <달콤한 밤>은 메인 출연자보다 게스트로 초청된 여성 연예인들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송승헌이 나온 날도 게스트들은 나름 화려했다. 브아걸의 가인, 애프터스쿨의 가희, 슈퍼모델 김혜진, 티아라의 큐리 등등.
허나 이번만큼은 전혀 게스트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워낙 오랜만에 공중파에 (그것도 예능에) 송승헌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 그의 말을 듣는데 자연스럽게 신경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송승헌은 ‘말주변이 없어서 예능에 못나갔다’고 했지만, 그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유머감각과 재치넘치는 행동을 보여줬다. 남자훈남을 뽑을 때는 ‘저 이상형 월드컵 안하는 거 아니죠?’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을 선사했고, 이상형 월드컵을 보면서 이기면 좋아하고 떨어지면 그 주인공 여자 연예인이 괜히 미워졌다고 말해 의외의 즐거움을 줬다.
또한, 연정훈의 아내인 한가인에 대해 노골적인 호감을 표시해 스튜디오의 반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달콤한 밤>은 현재 신봉선이 하차하고, 약간의 포맷의 변화를 줬지만 그닥 효과는 보지 못했다. 지난 11일 방송의 경우 11.1%로 그 전주인 3일의 12.2%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달콤한 밤>은 그 프로그램의 성격상 메인 출연자에 따라 시청률이 변할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다. 허나 <달콤한 밤>의 메인은 ‘이상형 월드컵’이며, 그 포맷은 이미 식상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에서 섭외하기 어려운 송승헌의 출연은 메인 MC인 신동엽의 입장에선 천군만마와 같은 것이리라.
송승헌은 <달콤한 밤>에 출연해, 이병헌이 상당히 잘 삐지는 스타일이며, 권상우는 실제로는 매우 유머러스하고 재밌는 스타일이라든지, 승부사인 배용준이 ‘스타 크래프트’로 송승헌을 위해 맹연습한 (톱스타들의) 일화를 들려주며, 게스트들마저 방청객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발휘했다.
지난 17일 <달콤한 밤>은 아마 송승헌 효과를 보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시청률이 나오지 않았다해도 인터넷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줄줄이 기사화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 같다. 그만큼 송승헌의 출연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달콤한 밤>은 그 포맷상 한계로 이제 슬슬 식상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상형 월드컵’은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나름 신선했고, 그걸 메인으로 내세워 신봉선과 같이 상당히 재치있는 메인엠씨가 나설때는 나름 재미가 있었다.
허나 그런 포맷은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처음 몇 번은 재밌어도 반복되면 재미가 떨어지 마련이다. 게다가 상상찬스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붐이 군입대로 하차하고, (무슨 이유인지) 신봉선마저 하차하면서 <달콤한 밤>은 이제 동력원을 상당히 상실한 상태다. 제작진이 포맷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수명을 장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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