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 동안은 <명가>를 보며 늘어진 <그대 웃어요>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사람마음이란 게 쉽게 변하던가?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대 웃어요>를 지난주 내내 다시 보고야 말았다.
연장탓에 늘어진 이야기 전달을 보여주던 <그대 웃어요>는 이한세(이규한)이 서정인(이민정)에 대한 마음을 접고, 강현수(정경호)와 서정인(이민정)의 러브 스토리가 진전되면서 다시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허나 이 중요한 순간에 가장 눈에 걸리는 것은 이민정이 쓴 안경이다. 지난 30-31화에서 이민정은 머리카락으로 결막염을 가린 눈을 가리고 등장했었다. 허나 이젠 그걸로 어렵다고 여겼는지, 안경으로 대체했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여배우로서 이민정은 자신의 흉한 모습을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주연을 맡은 배우로서 나름 최선을 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안경’을 선택해 결막염으로 흉한 눈을 가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그녀의 눈빛과 표정연기가 안경으로 인해 상당 부분 가려진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안경을 썼다면 모를까? 맨 얼굴에 익숙해져 있다가 이민정이 안경을 끼고 나오자, 다른 출연자가 나온 것처럼 적응하기 어려웠다.
캡처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카메라도 의식적으로 클로즈업을 자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33화를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가출한 한세를 찾아온 서정인이 일부러 현수의 마음을 지르기 위해 둘이서 뭔가 일(?)이 있었던 듯 꾸며대는 부분이었다.
다른 하나는 백금자가 집까지 포기한 서정길이 실은 자신의 아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받은 2억원을 챙긴 것으로 오해해서, 서정인을 만나 따지는 부분이었다. 이 두 장면에서 이민정은 특유의 호소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그러나 안경이 얼굴을 가리고, 오른쪽 눈이 아픈지 약간 감겨있는 모습 등은 그녀가 결막염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차지하는 몫은 절대적이다! 특히 드라마에선 연기자의 표정과 눈빛 연기등을 보여주기 위해 클로즈업 등을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의 미모를 가리는 안경과 같은 소품을 쓸 수 밖에 없는 이민정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이민정은 혹여 애청자들이 오해할까봐, 미니홈피에 결막염에 걸린 모습을 사진을 찍어 직접 올리기까지 했다. 척 보기에도 한쪽 눈이 심하게 충혈되어 있어서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느껴질 정도다.
언론 보도를 보니, 워낙 고통이 심해서 촬영장에서 고통을 호소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한창 진행중인 극을 위해 이민정은 다소 흉할 수 있는 몰골 그대로 등장하면서 머리와 안경등을 이용해서 버티고 있다.
안경 등의 소품 때문에 얼굴이 가리긴 했지만,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와 진심이 담겨있는 말투. 가족을 사랑하고 백금자에게 이해를 구하는 그녀의 이야기 등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현재 이민정은 그 누구보다 속상할 것이다. 그러나 주연을 맡은 배우로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며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모습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부디 빨리 나아서 다시 예전의 예쁜 얼굴로 다채로운 표정을 가진 얼굴과 사슴처럼 아름다운 눈동자를 빨리 클로즈업으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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