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13화에서는 엄청난 폭설로 인해 발이 묶이고 농작물이 눈에 잠긴 유치리 주민들을 위해 G7이 군인들과 함께 제설작업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항상 유치리 주민들과 소통하고자 애쓰는 G7과 <청춘불패> 제작진들의 마음씀씀이에 그저 훈훈함이 느껴질 뿐이다.
군을 제대한 입장이라 꿈에서조차 군인이 되는 것은 싫지만, 어제만큼은 군인들이 정말 부러웠다. 대민봉사를 위해 나온 투호부대 병사들은 G7과 함께 작업을 하고 그녀들이 끓여주는 라면을 먹는 행운을 얻게 된다.
보통 군대에 위문공연을 하러 온 것을 보는 것만해도 행복한데, 이건 그 정도가 아니라 함께 작업하고 같이 말도 하고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개인적으로 다소 뜻밖이었던 것은 군인들이 좋아하는 걸그룹 멤버 뒤에 줄을 섰는데, 나르샤 뒤에 가장 많은 병사들이 줄을 섰다는 것이다. 나르샤의 뒤에 선 군인은 모두 8명. 유리가 6명, 써니가 3명이었던 걸 생각하면 실로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참고로 현아 6명, 하라 6명, 효민 3명, 선화 4명, 신영 4명이었다)
가인이 나왔다면 모르겠지만, 올해 나이 30살인 나르샤는 소녀시대의 유리나 카라의 구하라에게 밀리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건 순전히 필자의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청춘불패>에 출연한 군인들은 특정 부대 (그것도 그중 몇십명의 병사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런 약점을 안고 봐도, 올해 서른살인 나르샤가 소녀시대를 이기고 인기도 1위를 차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일단 <아브라타카다브라>의 노래와 안무 그리고 컨셉이 기가 막히게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아브라타카브라>는 작년 걸그룹 대전에서 가장 섹시한 노래와 안무를 보여준 곡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도 괜찮았고, 카라의 <미스터>도 괜찮긴 했지만, 섹스 어필한 측면을 놓고 보자면 아무래도 뒤진다고 여겨진다.
<소원을 말해봐>는 정확히 말하자면 섹시보다는 소녀시대의 특유의 발랄함게 섹시를 얹은 거고, 카라의 <미스터>는 큐트함에 섹시를 얹은 것이다. 다른 두 그룹의 섹시가 그 자체보다는 장식용이었다면, 브아걸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고 여겨진다.
브아걸의 <아브라타카다브라>는 상당히 선정적인 뮤직비디오 만큼이나 공중파에서도 처음 봤을때는 놀라울 정도로 센 안무를 보여줬다. 또한 브아걸 멤버들의 다소 시건방진 표정은 안무와 너무나 잘 떨어져 특유의 섹시미를 끄집어내 발산했다. 아마 그런 장점이 군인들에게도 어필한 듯 싶다.
또한 나르샤는 <청춘불패>에서 다른 멤버들과 달리 ‘성인돌’로 불릴 만큼 방송 중간중간 다소 야한 개그를 선보인다. 아마 그런 점도 군인들에게 플러스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더불어 나르샤는 <청춘불패>에서 너무나 착한 마음씀씀이를 보여주고 있다. 13화에도 나왔지만 폭설로 인해 수도가 얼어 마실 물이 없는 김순이 할머니댁에 노촌장과 나르샤를 비롯한 멤버들이 찾아간다.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할머니를 위해 기꺼이 호진이라고 이름을 바꿔 불러주고, 마치 친손녀라고 된 것처럼 말을 건네는 그녀의 모습은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실제로 방송에 보면 김순이 할머니를 나르샤를 보자 너무 반갑고 기쁜 나머지 안아주면서 싱글벙글 거린다.
다른 멤버들이 다소 쑥스러워 하는 것과 달리 나르샤는 마치 친할머니를 만난 듯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계속 안아주고 웃으면서 대꾸해 보는 내내 감동을 선사했다. 맨 처음 방문했을 때, 할머니네 tv가 잘 나오지 않자 노촌장과 나르샤 등은 돈을 모아 tv를 장만해 설치했었다.
이번엔 방바닥이 차다고 하자, 노촌장은 ‘전기장판을 다음번에 가져오자’고 하고, 나르샤는 당연하다는 듯이 ‘다음에 올때 장판 가져올께요’라고 한다. 할머니는 ‘안와도 돼’하지만 미안해서 그렇다는 사실을 우린 너무나 잘 안다. 갈 시간이 되어 나가는 멤버들에게 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며, ‘날계란이라도’를 이야기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선 우리의 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할머니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대하고, 예능에선 기꺼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요 무대에선 너무나 섹시하고 카리스마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르샤. 그녀가 <청춘불패>에서 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 가수로 뽑힌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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