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독서의 즐거움

드디어 정체를 드러낸 ‘무림파괴자’

朱雀 2010. 2. 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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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진지한 역사소설을 써온 대중소설가 안병도 작가의 B급 무협활극 판타지 소설 <무림파괴자> 3권이 지난달 22일 발매되었다.

 작가의 재기발랄함은 여전하다. 겨우 두페이지에 걸쳐 <스타워즈>를 패러디한 전편 줄거리는 하나의 거대한 농담이라 보는 이의 입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게 할 지경이다.

 늘 그렇듯 모든 소제목은 영화에서 따왔다. 삼덕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신조협력, 총알 베는 사나이, 복수는 나의 것, 나 홀로 뇌옥에. 영화를 조금 본 이들이라면 바로 ‘아하’라고 떠올릴 만큼 유명한 작품들이다.

 건사격술을 익혀 중원무림에 한바탕 혈겁을 부른 안진현은 2권 말미에서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바로 일월신교의 호법인 금사검강이었다. 그는 총알을 칼로 막아내고 그마저도 부족해 총알을 칼로 두쪽을 내는 괴물(?)이었다.

 목숨이 경각이 달린 그 순간 기연(?)으로 우연히 살아나고, 진현은 택배를 보내려 영천궁에 갔다가 신조를 만나 동료가 된다. <무림파괴자>는 곳곳에 기존의 무협소설과 영화의 내용등을 수시로 패러디하고 있다. 동시에 그러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진행하고 있다.

체질상 내공을 전혀 쓸 수 없는 주인공은 자신이 고안한 화승총이 금사검랑에게 파해를 당하자, 업그레이드를 한다. 영천궁에서 뜻밖의 아이템을 얻으면서 그는 영천궁의 교주가 익혔다는 대상무공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당대 최고의 무림절기이지만, 익히는 순간 내공이 없어진다는 설정은 아무래도 나중에 주인공이 무공을 쌓게 된다는 복선은 아닐는지 지켜봐야 겠다. <무림파괴자>를 3권을 보면서 재밌는 점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는 사실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갈아죽이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힘을 모으고 함께 나아가게 된다. 허나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주인공은 홀로 뇌옥에 갇히게 된다. 독약에 당해 꼼짝없이 주인공이 죽을 위기에 닥친 상황에서 3권이 끝날 때는 작가를 향한 원망이 끓어오를 지경이었다,

1,2권이 그랬듯 3권도 너무나 수월하게 읽힌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1, 2권처럼 강렬한 임팩트는 없다. 당연하겠지만, 새로운 판타지적 설정은 이제 익숙해져 버린 탓이다.

그리고 주인공을 중심에 두고 뭔가 거대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데,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보니 어렴풋하게만 느껴지고 뭔지 제대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느낌이다. 작가도 1인칭 시점으로 벌어지는 현 작품의 한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이는 좀더 지켜봐야할 듯 싶다.

4권은 이달 하순이나 다음달 초쯤 출간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아울러 5권 부터는 두달 간격으로 나온다고 하니, 기다리는 독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애가 탈 일이다. 벌써부터 우리의 탄검심마가 어떻게 위기에서 탈출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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