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환상특급’을 떠올리게 하는 ‘인플루언스’

朱雀 2010. 3. 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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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공개된 <인플루언스> 에피소드 1편을 보고 난 지금의 기분은 ‘오! 괜찮은데’이다. 인터넷에서만 공개되는 디지털 영화라 ‘그저 그러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단숨에 날릴 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공개된 예고편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병헌은 1편에서 악마적인 미소와 카리스마를 뿜어대며 신에 필적할 만한 절대자의 느낌을 준다. W(이병헌)은 수조에 갇힌 J(한채영)에게 말을 건네고, 그들이 화제로 삼는 앵커 김우경(전노민)은 지금 한참 내적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청화대 홍보수석으로 거론되는 김우경은 태진그룹 이만희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지금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1편에서 자세히 설명은 안되지만, 사실 그는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앵커로서 자신의 양심과, 진실을 보도해봐야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자괴감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눈엔 DJC가 눈에 띄고, 그는 뭔가에 홀린 듯 DJC에 들어가지만 거기엔 그저 공사중인 현장만이 반길 뿐이다. 이만희 회장이 보내준 차에 동승해 가면서 우연히 손댄 술병에서 DJC에 초청한다는 메시지를 보고, 오전 11시라는 메시지에 놀라 보는 순간 그는 차사고로 병원 응급실에 가게 된다.

이곳에서 김우경은 W와 처음으로 제대로 대면하게 된다. W는 김우경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김우경은 자신의 무력한 처지를 말하고, 그 사이 그의 상태를 본 의사들은 ‘안전한 길’로 가기 위해, 심장을 직접 꺼내 마사지 하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자신이 죽고 나서야 뭔가를 깨달은 김우경은 W가 건넨 술잔을 받곤, 사고가 나기 전 상황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사고를 면하고 나서 뭔가를 결심하게 되는데...

 


에피소드 1편은 절대자 W의 매력을 보여주기에 조금의 모자람도 없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김우경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그의 모습은 흡사 예전에 보았던 외화 <환상특급>에 나온 천사나 절대자들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1편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전노민은 또 어떤가? <선덕여왕>에서 설원공으로 미실을 끝까지 보좌했던 그는, 차가운 지성을 지닌 앵커 김우경역을 너무나 멋지게 소화해냈다. 그가 뉴스를 보도할 때는 진짜 아나운서 같았고, 선택의 기로에서 망설이는 모습은 오늘날 지식인의 나약함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무척 인상적이었다.

1편은 <인플루언스>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앵커 김우경에게 ‘진실을 보도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W의 시니컬한 모습은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오늘날의 사회풍토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았다.

 

 

아울러 W와 J의 환상적인 모습과 잠시 잠깐 등장하는 회상신을 통해 신비로움과 더불어 숨겨진 ‘비밀’에 대한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했다. 아울러 W를 쫓는 의문의 조직과 옥상에서 자살하는 김태우를 보며 2편을 예고하는 끝장면 등은 <환상특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영상효과와 재미 그리고 메시지 등을 남겼다고 여겨진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지만 방영당시 국내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외화 <환상특급>과 비교해도 좋을 만큼 소재와 이야기전개에 있어서 매우 매력적이라 여겨진다.

몇십억의 도박빚을 지고 자살하는 김태우의 이야기와 1인 3역을 해낼 이병헌의 모습등이 벌써부터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어서 빨리 2편이 공개되기를 학수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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