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효주와 이승기의 가슴 떨리는 첫 키스, '찬란한 유산' 21화

朱雀 2009. 7. 5. 09:47
728x90
반응형




어제 방영된 <찬란한 유산> 21화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가슴 졸여 기다렸던 순간이 연출되었다. 바로 한효주와 이승기의 가슴 떨리는 첫 키스 장면이었다.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 동안 불분명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두 사람 곁에는 각각 그들만을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마탄 왕자이자 키다리 아저씨인 박준세는 오직 고은성(한효주)만을 바라보고 끝없이 사랑해주는 인물이다. 아낌없이 주는 그의 사람에 고은성은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느낄 정도다.

선우환(이승기)옆에 있는 승미는 또 어떤가? 친구가 표현했지만 그녀는 21세기형 몸매에 19세기 순정을 지닌 여성이다. 어린 시절 한번 도움 받은 것으로 인해 그녀는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고, 그를 갖기 위해 착한 고은성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양심의 가책을 받으면서도.

21화에서 네 사람은 동해 크루즈 사업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고 만났다. 고은성과 선우환은 진성설렁탕 일 때문에 갔고, 박준세는 마침 제의받은 레스토랑 사업으로 승미는 장사장의 지시를 받고 두 사람을 서포트하기 위해 왔다. 그러나 다 핑계다.

<찬란한 유산>은 그동안의 굴레에서 벗어나 모처럼 트랜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룰을 따랐다. 두 주인공에게 적당한 핑계를 대고 함께 밀월여행을 떠나게 해줬다. 두 사람이 동해로 가기 위해 벌인 행각은 연인이 함께 밀월여행을 떠날 때 한 것과 다르지 않다.

고속도로 휴게실에 내려 먹을 것을 타고 함께 드라이브를 하면서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고, 도착지에서 함께 백사장을 거닐고. 물론 여기엔 여지없이 두 사람의 연인들이 따라붙는다.

한효주에겐 박준세가 따라붙고, 이승기에겐 문채원(승미)가 붙는다. 그리하여 두 주인공의 행복한 한때는 원치 않는 각자의 애인을 보는 걸로 끝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가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모습을 지켜봐야하는 안타까움.

서로 차마 건네지 못한 애틋함 마음. 눈길조차 맞추지 못하는 간절함. 그런 것이 잘 표현된 21화였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키스신이었다. 마치 한효주의 흔들리는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한 흔들다리. 그위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두 주인공의 첫 키스.

한효주의 말대로 두 사람 사이에는 엄청난 장애물이 존재한다. 현재 그녀를 사기꾼으로 오해하는 선우환의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두 사람 사이를 강력하게 반대할 장숙자 사장. 돌아가신 아빠와 잃어버린 남동생까지. 현실적으로 두 사람이 맺어지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선우환은 말한다. “내가 너 믿는데, 좋아하는데, 갖고 싶은데” 아!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를 장악한 카이사르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떠올리게 하는 명대사였다.

그렇다! 사랑앞에 모든 장애물이 무슨 상관인가? 우리가 트랜디 드라마를 보고 열광하는 것은 현실에선 불가능한 사랑을 남녀주인공이 뛰어넘는데 있으리라.

아직 해뜨지 않은 어둑한 새벽. 산책을 하는 한효주와 그녀의 뒤를 쫓는 이승기. 승기를 발견하고 등대뒤로 숨는 한효주. 그런 그녀의 행동을 보고 천천히 따라가는 승기. 등대뒤에 숨고 쫓는 둘의 행위는 “나 잡아봐라”의 세련된 변주였다.

4각 관계가 드디어 전면에 부각하고 그동안 은근하게만 표현되던 두 사람의 애정이 마침내 키스신으로 부각되었다는 데서 <찬란한 유산> 21화는 많은 시청자들에 환호성을 불러일으켰으리라!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행복한 21화였다. 모처럼 젊은 두 주인공이 강렬하게 부각된 방영분이고.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