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마이클 잭슨을 부관참시하는 황색언론

朱雀 2009. 7. 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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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부관참시는 ‘무덤을 파고 관을 꺼내어 시체를 베거나 목을 잘라 거리에 내걸었다’고 되어 있다. 지은 죄가 너무 커서 비록 죄인이 죽었을지라도 시체라도 꺼내 모욕을 가하는 끔찍하기 이를데 없는 형벌이다.

마이클 잭슨의 사후, 언론이 쏟아낸 뉴스들을 보고 있으면 무덤 속에 잠든 그가 분노해서 떨치고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세 자녀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라는 둥, 경찰에 구속되었을 당시 알몸조사를 받았다는 둥, 그의 저택에서 헤로인과 각성제가 나왔다는 둥 고인의 명예와 남겨진 자들의 슬픔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언론에선 연일 자극적인 뉴스만 쏟아내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살아생전 그의 뒤를 쫓아다니며 사생활을 낱낱이 파헤친 언론은 이젠 그가 죽자, 무덤에서 꺼내 토막을 내고 그 사체를 파먹는 행위를 하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가 죽은 것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받은 세 아이들에게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이 언론에 의해 공개되었을 때, 그들이 받을 충격은 얼마나 클지 난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죽고 없다는 이유로 마음껏 펜을 휘갈겨대는 언론의 태도에 심각한 경멸감을 느낀다. 마이클 잭슨에게 도대체 무슨 죄가 있는가? 그의 죄라면 하필 음악에 엄청난 재능을 갖고 태어났고, 전 세계에 엄청난 인기를 끈 죄 밖에 없다.

황색언론은 그의 관련뉴스라면 신문이 많이 팔리고 시청율이 올라갈 거라 생각해, 그가 별로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 감추고 싶은 이야기들을 멋대로 부풀려서 폭로하고 있다.

살아생전 그의 진실과 상관없는 성형의혹과 갖가지 추문을 밝혀 대저택에 혼자 살아가게 한 언론은 죽은 그를 이젠 난도질해대고 있다.

이것이 사람 살아가는 세상인가? 왜 죽은 자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가? 유명인이든 아니든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게다가 그는 편안히 눈을 감지도 못했다. 갑작스런 뭔가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산을 둘러싸고 가족들간에 이미 소리 없는 전쟁이 치러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황색언론은 추측성 기사와 검증되지 않는 사실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제발 죽은 자를 애도하게 그냥 두어라! 고인의 명예를 욕되게 하는 짓은 그만 멈춰라! 잘못된 기사에 대해선 즉시 사과하고 유족들이 그를 애도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라.

그 사람이 어떤 죄를 지었든 어떤 행동을 했든 적어도 장례식까진 애도를 표할 수 있게 그냥 있는 것이 사람된 도리다. 언론이여! 제발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는 하자! 마이클 잭슨을 무덤에서 꺼내 토막내는 참혹한 부관참시는 이젠 제발 그만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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