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킥 애스 - 꿈꾸는 루저가 세상을 바꾼다!

朱雀 2010. 4. 15. 07:00
728x90
반응형



 

<킥 애스 : 영웅의 탄생>(이하 <킥 애스>)는 기존의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반성과 자아성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킥 애스>의 주인공인 데이브는 전형적인 루저다. 그는 자신의 넘치는 성욕을 인터넷 사이트를 보며 풀고, 코믹북을 보며 슈퍼 히어로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찮다. 그와 친구들은 언제나 길거리에서 불량배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길가를 지나던 어른조차 해꼬질 당할까 두려워 도망가기 바쁘다. 결국 데이브는 자신과 같은 이들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그러나 피터 파커처럼 거미에게 물려 초능력이 생긴 것도 아니고, 슈퍼맨처럼 외계에선 온 인물도 아닌 데이브에겐 처참한 결과가 기다릴 뿐이다. 차를 훔치는 불량배들을 보고, 특유의 코스튭으로 갈아입고 다가섰다가, 칼을 맞고, 그것도 부족해 차에 치어 반죽음 상태에 이른다. 그런 상태에서도 데이브는 결국 다시 인터넷에서 산 녹색 쫄쫄이를 입고 위기의 시민을 구하는 데 일조를 하고, 이는 유투브에 동영상이 올라가면서 일약 ‘영웅’이 탄생하게 된다.

 

<킥 애스>에선 각종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지적질’이 멈추질 않는다. 만화광인 이들은 초능력이 없는 ‘배트맨’은 실제 상황이면, 하루 만에 죽었을 거라고 험담을 한다. <킥 애스>는 판타지와 현실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슈퍼 히어로물이 인기를 끄는 덴, 아마 모두가 억울한 상황인데 누군가가 나서줘서 이를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슈퍼 히어로물을 보면, 영웅들은 곤란에 처한 시민들을 구하고, 악당들과 멋지게 한판 붙는다. 그런데 만약 현실에 슈퍼 히어로가 등장한다면? <킥 애스>는 그런 상황을 가정해서 보여준다. 데이브는 초록색 쫄쫄이를 입고 ‘킥 애스’라 스스로를 이름 붙이지만, 실제로 그는 ‘배트맨’처럼 돈이 많은 것도, ‘스파이더맨’처럼 초능력도 없다. 덕분에 그는 위기에 처하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다.

그러면서 그는 현실에서 ‘슈퍼 히어로’가 불가능한 이유를 스스로 체감해간다. 친구들이 말한 것처럼, 결국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킥 애스>는 배트맨처럼 복수를 꿈꾸는 데이먼과 민디를 통해, 무차별 살인에 대한 경각심도 불러 일으킨다. 데이브가 준비되지 못한 영웅주의에 빠진 루저라면, 데이브는 마약상 디아미코에 의해 아내와 명성을 잃고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 감옥에서 엄청난 단련을 하고, 자신의 딸마저 특훈을 시켜 ‘슈퍼 히어로’질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만화나 영화와 달리 현실의 슈퍼 히어로는 끔찍할 뿐이다. 그들은 ‘복수’라는 이름으로 디아미코의 부하들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게다가 이제 11살인 민디는 이를 재미로 여긴다. 이보다 더 잔인할 수 있는가?

이런 민디의 심정은 그가 야간 고글을 끼고 악당을 처치할 때 마치 게임처럼 화면을 전환함으로써 극치를 달린다. <킥애스>는 엄청나게 웃긴다. 또한 기존의 ‘슈퍼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공식을 모두 비튼다. 당신이 만약 <스파이더맨> <슈퍼맨> <아이언맨> 등을 봤다면, 이것 보는 재미가 더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 국내에 출시된 그래픽 노블들을 봤다면 그 재미는 몇십배 더할 것이다!

<킥 애스>, 제목 그대로 기존의 영화는 기존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패러디이자 오마주를 바치지만, 동시에 ‘슈퍼 히어로물’에서 완벽히 벗어나진 못한다. 그러나 잔인한 현실과 잔인한 판타지 사이에서 진지하게 고민한 영화의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야기를 조금 어렵게 풀어냈는데, 결론적으로 영화는 무척 재밌다! 그리고 수시로 웃게 해준다. 다소 조악한 복장의 의상을 보고 실망했다가, 본편을 보고 너무나 감명 받은 작품이다. 누구나 박장대소를 하면서, 동시에 슈퍼 히어로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듯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