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티아라의 공식팬까페의 운영자가 팬들의 조공비, 약 천만원대를 빼돌리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조공비란 팬들이 자신들의 스타를 위해 모은 성금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으로 스타들에게 선물을 보내거나,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등에 쓰인다.
이번 티아라 팬까페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티아라의 소속사에서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으나, 티아라 멤버들이 ‘엄마’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하니, 아마도 소속사나 회원들 모두 그저 운영자의 능력을 믿고 맡겼다가 생긴 문제라고 할 것이다.
사실 사기라는 건, 그 사람이 속이려고 마음을 먹으면 주변사람들은 모두 속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상대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티아라 멤버들이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친숙한 그 사람의 사례를 - 엄마가 1천만원 먹튀-라는 식으로 제목을 뽑은 일부 언론사의 행태에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얼핏 보면 티아라 멤버중의 한 어머니가 티아라 팬까페에서 1천만원을 가져간 것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내용을 보면 아니지만, 그렇다해도 제목만 봤을 땐 호기심이 동해 클릭할 수 밖에 없지만, 보고 나면 ‘낚였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티아라에 대한 이미지를 안 좋게 하는 지라, 영 깨름직하다.
곧 신곡을 들고 나올 티아라의 입장에서 보자면, 팬덤이 앨범의 인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오늘날 가요계 현실에서 엄청난 피해자인데, 그런 식으로 제목을 보아야 했는지 답답할 뿐이다.
이야기를 조금 바꿔서, 어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공문화’를 없애자고 하지만 아마 그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팬들은 어떤 식으로든 성금을 모으고, 선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국내 인터넷 문화는 ‘동호회’ 위주로 발달되어 있다. 특히 그중에서 다음 까페는 그 핵심이라 할만하다. 동호회가 좋은 점은 직장이나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기 좋은 것들이, 이곳에서 동일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모이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뭔가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동호회 까페는 그 수만 해도 수십만개에 이를 정도다! 그만큼 많은 동호회가 활발하게 운영된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동호회를 통해 자신의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문제는 동호회가 커지면서 돈과 권력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운영자에게 커다란 권력을 주는 이른바 ‘제왕적’으로 운영될 경우가 많다. 이번 티아라 팬까페 폐쇄건에서도 보이지만, 아무리 대다수 회원들이 의혹을 제기해도 권력을 쥔 운영자가 탈퇴를 시키고, 관련 기록을 지우고 사라지면 대책을 세우기 난감해진다는 점이다.
그나마 이번 사건의 경우엔 수면위로 올라와 사회적인 이슈가 되어서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일이 다른 곳에서 벌어진다면 수면 위까지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이번 사건은 티아라 팬까페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람이 많이 모여있고 돈이 모여있는 인터넷 까페라면 어디서나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선, 절대적 권한을 휘두르는 운영자의 권한을 축소하고 이를 견제할 세력이 있어야만 한다.
아울러, 까페 구성원들의 돈을 모아 사용할 경우, 세부 내역서를 까페 게시판에 공개해 잡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티아라 팬까페 운영자의 1천만원 먹튀건은, 오늘날 발달된 인터넷 동호회의 약점을 드러낸 사례라 여겨진다. 이번 일이 국내 인터넷 동호회 문화의 문제점을 점검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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