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여우누이뎐’, 충격과 전율의 반전을 선보이다!

朱雀 2010. 8.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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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여우누이뎐>의 마지막 회는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만신에게서 호랑이뼈로 만든 검을 받은 윤두수 대감은 구미호를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허나 방해꾼 천우와 오집사를 물리치고 구미호를 죽이려던 윤두수 앞에 연이의 혼령이 나타나더니, 결국엔 연이의 혼령이 공격에 쓰러지고 만다. ‘살아도 산게 아니라던’ 윤두수 대감은 결국 구미호의 손에 숨통이 끊어지고 만다.

 

다소 싱거운 결말인가? 싶을 때, 상황은 의외의 반전으로 치닫는다. 혼자남은 초옥이 구미호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연이라고 한 것이다. 구미호는 연이의 혼령이 저승으로 떠난 것을 알면서도, 연이처럼 구는 초옥을 차마 버리지 못한다. 반면, 구미호의 품에 안긴 초옥은 그야말로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소름끼치는 반전을 예고했다.

 

자막이 ‘1년 후’를 나타내자, 방안에 누워있는 구미호와 약을 건네는 초옥이 보인다. 그리고 밤이 되자 초옥은 병에 걸려 골골대는 구미호에게 부엌칼을 치켜세운다. 초옥의 칼을 맞은 구미호는 놀라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애초에 네가 연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노라고. 귀엽고 예쁜 너를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함께 했노라고. 네가 장성해서 시집갈 때까지만 함께 하고 싶었노라고. 그러나 네 손에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그러면서 구미호는 눈을 감고, 초옥은 울면서 ‘어머니’라고 매달리게 된다. 사실 <여우누이뎐>의 결말은 요즘처럼 온갖 영상물에 노출되어온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충격적인 반전은 아니다. 오히려 식상하게 보일 수 있는 반전들이었다!

 

그러나 <여우누이뎐>의 반전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에 의해 충실히 뒷받침되어졌다. 광기에 빠져 부인을 죽이고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이며 어쩔 줄 몰라하던 윤두수 대감역의 장현성, 부모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일부러 구산댁(구미호)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매달리며 사악한 미소를 짓던 초옥역의 서신애.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더러운 정’ 때문에 초옥을 받아들이고, 여우피인줄 알면서도 1년 내내 받아마시면서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인 구미호역의 한은정까지. 배우들의 호연과 케케묵은 전설이 아니라 21세기 대중의 감성까지 자극하는 대본과 연출의 삼박자 맞은 <여우누이뎐>은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최고의 긴장과 스릴은 물론, 생각거리를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원천소스인 <전설의 고향>을 뛰어넘은 완성도와 멋진 장면을 연출한 <여우누이뎐>의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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