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홍대 계란녀는 성공한 마케팅?

朱雀 2010. 8.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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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엔 ‘홍대 계란녀’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탤런트 이시영을 닮은 이 여성은 트럭을 몰고 홍대 거리에서 계란을 팔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미지 출처 : 동영상 캡처

 

그녀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지나가던 커플 중 남성이 한눈을 팔자 여성이 구박하는(?) 장면이 나오는 등 웃음을 짓게 한다. 허나 트럭을 자세히 살펴보면 http://bbegg.co.kr/ 이란 사이트 명이 보이고, 이걸 보고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즉, 이것은 미모의 여성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홍대 계란녀에 대한 의견은 두 편으로 나눠져 있다. 우선 첫 번째는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홍대 계란녀는 기본적으로 미모의 여성을 앞세우긴 했지만, 오늘날 같은 사회에서 이렇게나마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월드컵’때처럼 모두의 관심이 쏠리는 시기에 다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나와 카메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서로 ‘무슨무슨녀’라고 명칭을 붙여지기에 바빴던 것을 고려하면, 발상이 참신하고 방법도 ‘칭찬받을만 하다’라고 한다.

 

다른 입장은 그래도 ‘지나친 상술이다’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쪽에 더 찬성하는 편이다. 씁쓸한 것은 홍대 계란녀가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단면 때문이다. 우선 홍대 계란녀가 미인이 아니었다면, 절대 지금처럼 화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거지’에게조차 ‘얼짱’이란 말을 붙일 정도로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그 사람의 살아온 과정이나 인생사나 다른 모든 것은 제쳐둗 채 오로지 외모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선 걱정된다.

 

두 번째는 ‘마케팅’을 의심하게 되는 의심병의 전염이다. 홍대 계란녀는 이번 이벤트만 놓고 따지면 웃으면서 넘어갈 만한 수준이다. 허나 입맛이 개운치 못한 것은 결국 ‘마케팅’이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어떡하면 대중에게 가장 거부감이 없이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그리고 많이 택하는 방식이 이번처럼 미모의 여성등을 내세워서 특정 이벤트를 통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1회성 이벤트로만 놓고보면 이는 나쁜 방식이 아니다. 게다가 이번처럼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면 들어간 제작비에 비해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너무나 훌륭한 마케팅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는 ‘또?’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왠지 ‘속았다’라는 느낌과 함께 비슷한 뉴스나 동영상이나 사진이 나오면 ‘이번엔 또 어디냐?’라며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불신을 조장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전에 ‘선영아 사랑해’는 분명 신선한 마케팅 방법이었다. 그러나 알고보면 한 남자의 사랑고백이 아니라, 특정 사이트의 마케팅이란 사실이 밝혀지면 잔잔한 감동은 이내 허탈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리고 반복되는 비슷한 신비주의 마케팅은 호기심을 자극하기는커녕, 특정 업체에 대한 비호감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물론 홍대 계란녀는 기존의 신비주의 전략이나, 미모의 ‘**녀’를 살짝 비틀어 네티즌들의 호기심도 적당히 자극하고, 재미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마케팅’에선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호기심 유발과 자사 홍보를 위해 우린 저도 모르게 ‘불신’이란 댓가를 치루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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