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은정, '여우누이뎐'을 위해 50억을 포기했다?!

朱雀 2010. 8. 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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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시청률은 <동이>와 <자이언트>에 밀려 10%중반대 밖에 기록하질 못했지만, 현대인의 밑바닥 심리를 묘사한 내용과 장현성, 김유정, 서신애, 김정난 등의 호연에 힘입어 <여우누이뎐>은 오늘날 방송계와 대중에게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그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은 구미호역을 맡은 한은정 일 수 밖에 없다. 한은정은 <여우누이뎐> 이전까진 대표작이라 부를 만한 작품이 없었다. 그러나 섹시한 이미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자신의 딸인 연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아름다운 모성애를 (때로는 섬뜩한) 보여준 그녀는 여주인공으로서 자신의 몫을 다 해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통해 그녀가 기존 섹시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얼마나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는지 알게 되었다. <여우누이뎐>에 출연하기 위해 한은정은 쇄도하는 광고를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이들 광고출연료를 모두 합하면 약 50억원에 해당한다고.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과장이 섞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것이다.

 

<여우누이뎐>을 본 이들이라면 동의하겠지만, 여기서 한은정이 연기하는 구미호는 역대 구미호들과 많이 달랐다. 기존의 구미호들은 섹시미를 강조하고, 말그대로 ‘사람을 홀린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여우누이뎐>은 인간과 10년을 산 구미호에게 어린 딸이 있다는 설정을 하고, 하필이면 어린 딸 연이의 간을 필요로 하는 괴병에 걸린 양반집을 등장시켜 10회 동안 연이가 죽을 것을지 살 것인지를 놓고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허나 결국 10회에서 연이는 죽고 말았다. 이후 인간을 향한 복수극으로 진행이 바뀌고 말았다. 한은정은 <여우누이뎐>에서 섹시미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장면 사이사이 한은정은 섹시미를 발산했고, 딸 연이의 복수를 위해 돌아온 구미호는 섹시미를 최대한 발휘해 윤두수의 넋을 빼놓기까지 한다.

 

그러나 12화로 넘어가면 다시 한은정은 딸을 잃은 어미로서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하는 어미의 모습을 다시 보인다. 특히 마지막화에서 죽은 딸을 만나기 위해 죽음마저 기쁘게 맞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사실 어떤 면에서 한은정은 굳이 섹시이미지의 광고를 포기할 필요까진 없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지만, ‘구미호=섹시’는 우리에게 각인된 이미지다. 코카콜라 CF로 대중에게 각인된 이래 한은정에게 섹시란 뗄 수 없는 꼬리표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서 <여우누이뎐>은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미 구미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만약 <여우누이뎐>이 방송되는 기간동안 만약 섹시한 이미지의 한은정이 광고에 나왔다면, 그녀의 연기가 지금처럼 호평을 받을 수 있었을까? 아마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다.

 

50억이란 쉽지 않은 유혹을 뿌리친 덕분에, 한은정은 <여우누이뎐>이 종영 후 여배우로서 각광을 받고, 몸값도 몇배이상 뛴 것으로 안다. 얼핏 생각해보면 무모한 일이다. 드라마의 성패여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 과감히 CF를 포기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전부가 아니면 모두를 잃겠다’라는 식의 한은정의 자세는 드디어 우리에게 각인된 섹시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배우 한은정을 보게끔 만들었다. 이 대목은 최근 여배우들이 많이 배워야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작품 하나가 성공하면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광고를 찍는 배우들이 너무 많다. 청순한 이미지로 성공해놓고 섹시한 이미지로 광고를 찍는다거나, 사극에서 눈물을 흘리는데, 광고에선 발랄한 이미지로 스스로의 연기생명을 갉아먹는 경우가 너무 많다.

 

광고를 찍은 업체는 최대한 효과를 보기 위해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해당 배우의 이미지는 어떻게든 소모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한순간의 인기에 영합해 목돈을 벌고 연기자를 그만둘 생각이 아니라면, 한은정처럼 연기를 위해 때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자세는 동료 및 후배 연기자들이 배워야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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