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제 2의 비담 탄생?, ‘성균관스캔들’

朱雀 2010. 8.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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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균관스캔들>을 보면서 예상외의 호연들에 놀랐다. 뭐 송중기야 원래 능청스럽게 연기를 했으니 그렇다치지만, 주연인 믹키유천은 과연 얼마나 할지 기대가 되었다. 특히 같은 동방신기 출신인 유노윤호가 워낙 발연기를 선사한 탓에, 그도 어느 정도 연기를 선보일지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예상외로 믹키유천은 깐깐하고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이선준 공자역을 깔끔하게 소화해 앞으로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허나 내 눈을 사로잡은 인물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위기에 처한 여주인공을 도와준 걸오 문재신이었다!

 

그는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감히 병판에게 함부로 입을 놀린 김윤희를 벌하기 위해 나선 왈짜패들이 그녀를 둘러싸자, 사과를 던져 한명을 기절시키면서 말한다. ‘잠좀 자자. 시끄러워서 잘 수가 있어야지’ 그러면서 그는 날쌘 솜씨로 다른 한명을 때려눕히더니, 이내 한 마리 야수처럼 날고 뛰어 순식간에 왈째패들을 모두 때려눕혀버린다.

 

그리고는 자신이 던진 사과를 다시 한번 깨물어서 먹는 그의 모습은 정말 순정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느낌이었다. 게다가 별다른 말없이 윤희가 빼앗긴 돈주머니를 들어서 건네주고, 그것도 부족해 뒤에서 공격하는 비겁한 녀석에게 몽둥이질을 하면서 윤희의 눈을 가려주는 섬세한 배려는 그의 매력포인트를 한층 높였다.

 

게다가 이 청년 말도 잘한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왈짜패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은 윤희에게 함부로 ‘무릎꿇지 마라! 버릇된다’라고 훈계하고, 보은하겠다며 자신의 상처를 돌보려는 윤희를 거절하고 터덜터덜 길을 간다.

 

궁금한 마음에 홈피를 찾아가보니, 그는 아버지 대사헌 문근수의 기회주의적 성격에 치를 떤 인물이었다. 자신의 형이 노론 일파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아버지에게 치를 떠는 인사였다.

 

그는 세상을 바꿔보고 싶은 욕심에 성균관에 오지만, 성균관 역시 정치판과 다르지 않음에 실망했다가, 자신과 같이 성균관에 온 윤식(윤희)이 사실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순정파로 묘사되고 있었다.

 

유아인이 연기하는 문재신은 여러모로 <선덕여왕>의 비담과 닮은 바가 많았다. <선덕여왕>의 비담역시 만화에서 뛰쳐나온 듯, 살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인물이었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물론 문재신은 비담에 비해 좀더 부드러운 나쁜 남자다! 그는 별로 말은 하지 않지만 힘약한 여인을 구할 줄 알고, 여인이 차마 못 볼 꼴을 볼까봐 가려줄 정도로 섬세한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에 분노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윤희는 결국 이선준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될 터인데, 그녀를 수호하게 될 슬픈 운명의 문제신과 어떤 이야기를 엮어 나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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