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해피투게더’를 보다가 눈살 찌푸린 이유

朱雀 2010. 9.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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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해피투게더>엔 소유진-진이한-박지선-세븐이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소유진-진이한은 새로 찍은 영화 <탈주>를 홍보하기 위해서였고, 세븐은 국내복귀한 이후 앨범홍보를 겸한 예능순례중 이었다.

 

네 사람의 개인기를 보던 <해피투게더>는 뜬금없이 ‘커플게임’을 했다. 이유는 네 사람이 모두 미혼남녀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이구동성’게임을 하더니, 이내 커플게임의 하이라이트로 빼빼로 과자먹기를 했다. 이 게임은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양쪽에서 남녀가 먹어서 가장 짧게 남기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가장 열성적인 커플은 소유진-진이한 커플이었다. 그들은 거의 입술이 닿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탈주>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 나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을 필요성이 있었다(그래야 한명이라도 더 영화를 볼 가능성이 생기니까).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

 

박지선과 게임을 하게된 세븐은 누가 봐도 머뭇머뭇 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개그우먼 박지선이 너무 열성적(?)으로 게임에 임하자, 세븐은 어쩔 수 없이 일정 부분에서 막대과자를 쳐서 부러뜨리고 말았다.

 

박명수-박미선 커플은 박명수가 재미를 위해 일부러 박미선의 머리를 붙잡고 강제적으로 하는 시늉을 하고, 자꾸 자신은 세 번째고 여자는 재혼이라고 설정하는 바람에 보기에 좋질 않았다.

 

물론 이 게임은 <해피투게더> 어제 방송분에서 가장 재미있고 웃긴 부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불쾌해지기도 했다. 우선 첫 번째 커플인 소유진-진이한은 영화 홍보를 위해서 나온 만큼, 어쩔 수 없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해피투게더>는 예능이기 때문에 재미와 웃음을 줘야했고, 그런 욕심에서 이런 커플게임을 진행시킨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출연자의 입장에서 이는 ‘소리 없는 폭력’이라고 여겨진다. 아무리 미혼남녀라고 하지만, 그들에겐 각기 애인이나 이성친구가 있을 수 있고, 아무리 예능이라고 하지만 키스직전까지 가는 게임은 너무나 심한 권유였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세븐의 경우엔 너무나 잘 알려진 박한별이란 여자친구가 있다. 무려 8년이나 한결 같이 지내온 사이다. 아무리 박지선이 개그우먼이라고 하지만, 이성일진데 여자친구가 분명히 볼 방송에서 어느 수준 이상까진 다가갈 수 없었을 것이다.

 

박명수와 박미선은 어떤가? 두 사람은 결혼해서 각기 자식까지 있다. 따라서 아무리 재미를 위한 설정이라지만, 각기 두 가정에선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지 않을까? 물론 <해피투게더>에서 커플게임을 한 이유는 순전히 웃음과 재미 때문이며, 모든 설정과 게임에 대해 이런 식으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웃기는데 급급하면, 이번 커플게임처럼 상당한 무리수를 주는 경우가 생기는 듯 싶다. 아무리 늦은 밤이지만 공중파이고, 요즘처럼 인터넷에 바로바로 기사화가 되는 상황에서 빼빼로 과자먹기 게임은 자칫 선정적이며, 남녀 출연자 모두에게 부담스런 상황을 연출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부턴 이런 식의 연출은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부담스러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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