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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의 달걀’은 너무나 유명해서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신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온 그를 시기한 나머지 사람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세워보라고 했다. 다들 낑낑거리며 세워보려고 했지만 아무도 성공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콜럼버스가 달걀의 한쪽 끝을 조금 깨뜨려서 세웠고, ‘신대륙의 발견도 이와 같다’고 해서 주의 사람들을 침묵시켰다.

 

‘콜럼버스의 달걀’이 의미하는 바는 너무나 자명하다. 우리에게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가 살았을 당시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구는 평평해서, 계속 항해하다보면, 세계의 끝에 도달하고 거기서 끝없는 절벽으로 떨어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지구는 둥글다’고 믿었고, 자신의 믿음에 따라 고난과 역경을 딛고 신대륙을 발견했다. -그 땅이 죽을 때까지 인도라고 믿긴 했지만-

 

문제는 너무나 유명하고 너무 자주 들어온 이야기라, 실생활에 적용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콜럼버스의 달걀’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얼마 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교수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장하준의 아버님은 평소 양갱을 즐겨 드셨는데, 그토록 귀여워하는 손자가 달라고 해도 주지 않을 정도였다. 약이 오른 손자는 주변 어른들에게 하소연했고, 그들은 ‘할아버지에게 양갱이 좋아요? 제가 좋아요?’라고 물어보면 얻어먹을 수 있을 거라 했다. 손자는 그 말을 그대로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간식중에선 양갱, 사람중엔 너”라고 말해 손자를 침묵시켰다.

 

사람들이 손자에게 가르켜 준 것은 가치를 비교할 수 없는 두 가지를 일부러 비교시킴으로써 상대방을 딜레마에 빠뜨리는 것이었다. 흔히 우리가 어린이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며 선택을 강요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장하준의 아버님은 이런 논리의 기본 토대를 바꿔버림으로써 상대방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이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에 응용한다면, ‘여자 중에선 엄마, 남자 중에선 아빠’정도가 되지 않을까? 비슷한 예로 ‘무상급식’을 들어보자. 무상급식이란 말엔 왠지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을 이끌어내는 구석이 있다. 마치 누군가에게 무작정 강탈해서 나눠주는 느낌마저 준다. 이에 대해 강신익 인제대 교수는 ‘모두 함께 나눈다’라는 의미의 ‘전면급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개인적으론 그 말을 듣는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단어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어감과 뜻이 전혀 달라지는 느낌 탓이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단어 하나를 바꾼다는 것은 마치 ‘조삼모사’를 당하는 기분이다. 그러나 비록 의미는 같을 지라도 단어와 문장이 풍기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는 주장하는 이와 이를 공격하려는 이의 논리에 커다란 작용을 할 수 밖에 없고, 사회적 공감을 형성하는 데도 차이가 난다.



만약 우리가 이것을 실생활에 응용한다면 작게는 다른 이와의 논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고, 크게는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 전환, 그것은 이렇듯 매우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작은 것은 결코 작지 않다! 그것은 일상을 바꾸고, 크게는 사회를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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