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왜 캡틴 아메리카는 ‘어벤져스’의 캡틴인가?

朱雀 2011. 7.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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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국내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국내 개봉명 ‘<퍼스트 어벤져>’)를 보았다. 많은 이들이 미국 만세가 아니어서 좋았다라고 말할 정도로 괜찮게 뽑아져 나온 영화라 생각된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아직 관람하지 않은 분들은 감안하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끝나고, 참을 성 있게 기다린 이들은 내년 여름에 개봉예정인 <어벤져스>의 예고편을 보았을 것이다. 그동안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 <토르>에서 감질나게 어벤져스에 관한 떡밥을 던지던 마블 코믹스는 드디어 아예 대놓고 <캡틴 아메리카>에선 내년 개봉예정인 <어벤져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참고로 <어벤져스>DC 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슈퍼 히어로들이 팀을 이루어 지구를 지켜내는-에 대항하기 위해 마블 코믹스가 만든 것으로, 아이언맨, 토르, 헐크, 판타스틱포, 스파이더맨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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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의 예고편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으므로, 못 보신 이들은 검색 등을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왜 어벤져스의 리더는 캡틴 아메리카일까?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군수업체의 사장이자, 어머어마한 천재이다. 토르는 어떤가? 그는 신중의 신 오딘의 아들이자, 그 자신이 천둥의 신이다. 헐크인 브루스 배너는 천재과학자이자 슈퍼맨조차 이기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하 힘을 소유한 인물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지력으로 브루스 배너나 토니 스타크에 미치지 못하며, 고귀함에선 토르와는 감히 비교조차 될 수 없다. 힘에선 헐크에 미치지 못한다. <어벤져스> 관련 코믹북을 찾아보면 폭주한 헐크를 막지 못해 코피를 흘리며 쩔쩔 매는 그의 모습이 그려진 부분까지 있을 정도다. 심지어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냉동 되어서 70년이 흐른 뒤에야 세상에 깨어난 인물이다. 이런 자가 어찌 슈퍼 히어로의 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



 

<퍼스트 어벤져>엔 그 해답이 일부 담겨져 있다. 아직 슈퍼 솔져로 태어나기 이전의 그를 보자! 별 볼일 없는 마른 체격에 온갖 소아기적 질병은 다 거친 스티브 로저스는 다섯 번이나 입영을 위해 신체검사에 나서지만 번번이 부적격 판전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출신지를 바꿔가는 편법을 동원하며 입영하고자 애쓴다.

 

에스카인 박사는 그에게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입영하고 싶느냐?”. 그는 대답한다. “불량배를 혼내주기 위해서라고. 뭔가 느낌이 오지 않는가? 그럼 이건 어떤가? 신체검사에서 떨어진 그가 극장에서 당시 2차대전 관련뉴스가 나오는 것에 어떤 인물이 투덜거리자, ‘애국심도 없느냐?’고 힐난한다. 그자는 화가 나서 일어나는데 엄청난 거구다.

 

뒷골목으로 끌려간 스티브 로저스는 계속해서 맞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일어난다. 질린 상대방이 물러서고자 할 지경이다. 스티브 로저스는 왜 포기하지 않는가? 그것은 개인적으론 자신이 약하다고 해서 뒤로 물러서면 계속해서 도망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사회속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은 약자다. 개개인의 성품은 선한 지 모르나, 공권력이나 금권 등의 강한 힘이 부당하게 사용되면 뒤로 물러선다. 이에 반해 캡틴 아메리카는 그런 부당함을 결코 참지 인정하지 않는다. 비록 물리적인 힘이나 상화에 따라 밀릴 수는 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나치를 응징하려 드는 그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명을 가볍게 여기는 인물이 아니다. 한마디로 살인을 즐기는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나치를 물리치려는 것은, 다른 이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존엄성을 무시하는 불량배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캡틴 아메리카와 대척점에 있는 레드 스컬. 힘을 이용해 오직 자신의 야욕을 채우려고 하는
그는 순수한 악이라는 점에서 더욱 캡틴 아메리카의 적수로서 완벽하다.


다른 인간보다 4배 이상 힘이 세고, 신진대사가 빠른 캡틴 아메리카가 원래 병약한 인물이었다는 많은 은유를 간직하고 있다. 에스카인 박사는 이미 약물로 다른 인물을 시험했다. 바로 레드 스컬이라 불리는 요한 슈미트다. 그는 전형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망에 불타오르는 인물이다.

 

에스카인 박사의 약물이 선한 이를 더욱 선하게 하고, 악한 이를 더욱 악하게 하는이야기 역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다수의 인간은 힘을 갖게 되면 이전까지와의 덕목 등은 잊어버리고, 자신을 위해 혹은 소수를 위해 그 힘을 남용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어떤가? 그는 신병훈련을 받는 당시에 체력적으로 뒤떨어질지는 몰라도, 17년 동안 아무도 차지하지 못한 깃발을 기지로 차지하고, 슈류탄이 떨어지자 온몸을 던져 희생하는 인물이다. 수류탄을 몸으로 감싸는 것은 0.2초만에 움직여야 가능하다. 그것은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온몸이 바로 반응해야 가능한 것이다. 스티브 로저스는 그 자체로 더 없이 선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그는 슈퍼 솔져가 된 이후, 정부를 위해 홍보대사로 전락했음에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했고, 기회가 오자 기꺼이 나라에 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장에선 기꺼이 자신의 팀 동료와 함께 나치 치하의 유럽에서 결사항전을 펼쳤다.

 

 

비록 영화에선 그의 활약상이 짧게 편집되어 아쉬웠지만, 로저스라는 고귀한 인물이 슈퍼 히어로로서 태어나고 활약하는 모습을 그려 기분이 좋았다. <퍼스트 어벤져>의 캡틴 아메리카는 마지막에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행동이 일관된 영웅 그 자체다! 그는 힘을 뻐기거나 방황하지 않는다. 항상 주어진 상황속에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존엄성 같은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관념들을 실제로 행동으로서 실천해나간다. -마치 자유의 여신상처럼, 그는 미국이 수호하는 모든 가치와 이상의 살아있는 신화적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신의 권능과 아이언맨의 부와 명성 그리고 헐크의 힘이 그를 넘는다해도 인간의 고귀한 이상을 스스로 체화시켜버린 그를 어찌 캡틴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그가 모든 슈퍼 히어로의 원형인 것은 사실이며, 그 자신이 구식인간이기 때문에 고민이 적은 것일 수 있다.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CJ E&M에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저 인용의 목적으로 썼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그러나 70년이 넘는 변화된 상황속에서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으며, 자신의 이상이 넘치는 조국이 바뀌었음에도 유연하게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캡틴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비록 허구이긴 하지만)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캡틴 아메리카가 어벤져스의 리더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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