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여자친구와 함께 삼청동을 가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었다. 그동안 무겁다며 가지고 다니지 않았던 캐논 5d mark II도 꺼내 들고 나왔다. 날씨가 워낙 좋은 탓에 별로 좋지 않은 실력으로도 꽤 만족스런 결과물이 나와주었다.
청화대가 가까운 탓일까? 아니면 예술가들이 이곳에 몰려있는 탓일까? 거리곳곳에서 벽화와 그래피티 그리고 동상 등이 다양하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패러디한 그림이었다!
처음엔 공사장 가림막에 ‘Naked Museum’이라고 적혀 있어서, 그냥 누가 장난삼아 낙서를 한 것이라 여겼다. 근데 가림막 위를 쳐다보니, 모나리자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가리는 것처럼.
모나리자뿐만이 아니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우리나라 민속화속 그녀도, 심지어 고흐까지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모나리자의 누드화였다.
모나리자의 중요 신체부위를 두 나무가 절묘하게 가리고 있는데, 척 봐도 일부러 나무 두 그루로 가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모니리자의 누드화를 보니 재기발랄함이 느껴졌다.
‘야! 아이디어 좋다!’라고 생각하고 나서, 이곳에 오기 전에 찾은 유명빵집을 찾기 위해 골목으로 들어서니 또 다른 사진이 이번에 필자를 빵터지게 했다! 바로 코피를 흘리는 모습의 한 남자였다.
무슨 건물의 공사장이어서 이런 재밌는 그림들이 있나 알아봤더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새로 짓는 곳이었다. 나라에서 하는 곳인데도 이런 패러디한 그림들을 내놓아, 길거리를 지나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다니. 그 발상을 한 이에게 몹시 칭찬하고 싶다.
당연한 말이지만, 예술은 우리 삶과 유리되어선 안된다. 대중과 멀리 떨어진 예술은 이미 존재가치를 잃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진지함에서 벗어나 유머정신을 발휘한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앞으로 이런 유쾌한 광경을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람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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