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후속으로 어제 첫 방송된 <골든타임>은 제목처럼 수술하기 좋은 1시간 이내의 사고를 당한 환자를 표현하기 위해 무려 10중 추돌사고 현장을 보여주는 모습을 선택한다.
그러나 처절한 10중 추돌사고의 현장은 긴박감도 처절함도 찾기 어려웠다. 여기엔 황정음의 오버연기가 한몫했다. 그녀는 10중 추돌 사고 현장을 보고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고, 사람들을 돕는 장면에서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고 ‘연기한다’라는 생각만이 반복해서 들 뿐이었다.
임상강사로 편한 삶을 영위하는 이선균 역시 사고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페이스북에나 올리는 태평스런 모습을 통해서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냈으나, 그런 ‘오버설정’은 시청자로서 몰입하기 어려웠다.
그런 위기의 <골든타임>을 구해낸 것은 일단 이성민역의 최인혁이었다! 그는 별볼일 없는 시골병원의 의사로서 몰려드는 응급환자들을 특유의 강단있는 조치로 모두 받아내는 수완을 발휘한다.
수술도구도 부족하고, 전공의도 부족한 상황에서 그가 보여주는 맹활약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결국 위기의 <골든타임>을 구해내야 하는 것은 주인공인 이선균의 몫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이선균은 이름이 아깝지 않은 열연을 보여주었다! 선배부탁으로 대신 선 당직에서 기도에 음식물이 막혀 숨을 쉬지 못하는 여자아이가 들어오자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아이를 살려내지 못하고, 그는 이성민이 생각나서 그가 있는 병원으로 빗줄기를 뚫고 간다. 그러나 결국 거기서 돌아오는 이야기는 ‘사인은?’이란 이야기 뿐이었다.
이선균은 여태까지 편하게 살아오다가 의사로서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한 초보의사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죽어가는 여자아이를 눈앞에 두고 넋이 나갈 정도로 인공호흡을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하는 그의 모습은 ‘살려내겠다’라는 의지보다, ‘죽으면 안돼’라는 초보의사의 절박함을 그려냈다.
게다가 최인혁에게 ‘사망선고도 내릴 줄 모르느냐?’라는 일갈에 당황해서 말을 더듬는 그의 모습은 생애 처음 겪는 위급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서 멘탈 붕괴한 인물의 모습을 충분히 그려냈다.
아이가 죽고 허탈해하면서 자신이 당직을 서던 효성병원으로 가려고 택시를 탄 그가, ‘의사세요?’라는 택시기사의 질문에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네...저 의삽니다’라고 말하면서 오열하는 장면은 그의 진가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10중 추돌사고란 상당히 센 카드를 꺼내고도 별 다른 소득이 없었던 <골든타임>은 이성민의 연기와 마지막 이선균의 열연으로 어느 정도 수습되는 모습을 취했다!
<추격자>가 선전하는 상황에서 <골든타임>이 따라가고 싶다면, 응급실을 배경으로 한 상황을 좀 더 사실적으로 그려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시청자들의 인내심엔 생각보다 별로 길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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