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인술이 사라진 시대를 고발한 ‘골든타임’

朱雀 2012. 7.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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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5화에서 골든타임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병원의 모습을 철저하게 풍자해서 보여주었다. 내용을 살펴보자! 누구보다 사람을 살리고자 애쓰는 응급실의 외과의 최인혁은 병원 공지메일로 인해 현재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자동차 뒷바퀴에 치여 2시간내로 수술하지 못하면 죽는 아이가 들어왔는데도, 외과에서 아무리 콜을 해도 내려오질 않았다. 이에 자신의 눈앞에서 한명의 아이를 보낸 경험이 있는 이민우(이선균)은 결국 참다못해 최인혁에게 콜을 하고, 그는 결국 내려와서 아이를 곧장 수술장으로 데려간다.

 

1차수술은 나름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당연히 그의 앞엔 남은 것은 징계뿐이다. 실제로 징계위원회가 구성되고, 그에겐 정직 3개월의 처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최인혁은 과감하게 사직서를 내버린다. 그 이유를 알고보니 외과의에게 정직 3개월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를 바가 없었다.

 

환자를 다 넘기고 아무것도 못하고 봐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외과의에게 자존심을 산산히 조각내고, 고문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골든타임>에서 그려지는 대다수의 의사들은 힘있는 이들에게 줄을 데려고 하고, 환자를 사람이 아니라 으로만 생각하는 이들로 많이 그려졌다.

 

그들이 특별히 잘못했거나 썩었다기 보다는 처세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지난주 방송에서 병원 상속녀인 강재인(황정음)이 자신의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이사장인 자신의 할머니에게 연락해서 남친을 잘 돌봐달라고 이야기하자, 곧장 이사장의 전화를 받은 병원장은 어쩔 줄 몰라하고, 과장들은 서로 환자를 맡겠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수술이 끝난 후 간호사 신은아(송선미)와 최인혁이 나누는 대화는 의미가 깊다. 신은아는 자신이 아끼는 의사 최인혁에게 조금만 참지라는 식으로 말한다. 곧 이 병원에는 응급의학과를 위해 종합센터가 건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은아는 기왕이면 거기 센터장으로 자신이 지근거리에서 수발들어온 누구보다 환자를 생각하는 최인혁이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인혁은 아까 같은 응급 상황에서 내 자리 보존하겠다고 외면할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나는 자리지만, 그 아이는 생명이라는 말은 그가 뼛속깊이 병원의 권력관계나 자신의 입신양명보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인술을 펼치는 의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해낸다. -원칙적으로 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아는 말이다. 그러나 실천에 옮기기란 무지무지하게 어렵다. 특히 최인혁처럼 '수술하면 바로 아웃'이란 상황에서 과연 누가 자신의 자리를 버리고 생명을 구한단 말인가?-

 

다시 한번 신은아가 의시들은 많지만, 그들 가운데 중증외상환자를 받아서 수술해본 경험이 있는 자가 얼마나 있나?’라고 되묻자, 오히려 최인혁은 나 역시 자리를 잘 잡았다면 외과의로 돈이나 벌었을 거다. 오히려 잘 안되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라는 식으로 겸손하게 말한다.

 

모두들 자리에만 눈이 벌개진 현실에 대해 신은아가 다시 비판하자, 최인혁은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인술을 펼치고 싶어하는데, 현실이 받쳐주지 않아서 좌절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골든타임>에서 보여주는 의사들은 모습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최고가 되버린 현실을 철저하게 보여준다. 예전에는 의술=인술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의료는 의료서비스의료관광란 말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져 버렸다. 의료가 서비스가 되버린 순간, 의료는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료시술이 돈에 의해 가치가 부여되는 상황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따라서 돈이 되지 않는 응급실은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리고, VIP환자보다 응급환자를 더욱 챙기는 최인혁은 모두의 양심을 건드리기에 모두가 싫어하고 미워하는 존재가 되어버리 수 밖에 없는 숙명이었다!

 

최인혁은 징계위원회가 열리자마자 미련 없이 사직서를 내버리고, 병원을 나오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최인혁은 배에 천공을 뚫인 환자의 CT를 보게 되고, 당시 담당했던 의사들을 혼낸다. 그는 자신이 짤리는 순간에도 오로지 환자만을 생각하고, 그들이 를 놓쳐서 위급하게 되거나 죽는 상황이 오게 되지 않기를 바란 의사였다.


 

<골든타임>은 분명 엉성한 곳도 있고, 때때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의료현실을 생생하게 포착해서 보여주고, 최인혁 같이 인술을 펼치고자 하는 의사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단순한 재미이상을 전달해주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바로 인술이 사라져버린 시대. 최인혁 같은 의사가 병원에 있게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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