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것이 진정한 복고드라마! ‘응답하라 1997’

朱雀 2012. 7. 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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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tvN에선 참신한 복고드라마 한편이 선을 보였다. 바로 <응답하라 1997>였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겠지만 1997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다.

 

복고드라마라고 해서 세시봉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1980년생 동갑내기 여섯 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중심인물은 우선 두명을 들 수 있다. HOT 토니빠인 성시원과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 윤운제다!

 

성시원은 공부와는 담을 쌓은 채 오로지 HOT에만 열광하는 열성팬이다. 그녀는 대구에 온 HOT 오빠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남자 담임선생님에게 생리통운운하며 난감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HOT<전사의 후예>를 따라부 르면서 눈물 짓는 모습은 진정한 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성시원과 함께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윤운제는 시원과 달리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이며, 운동까지 잘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센스가 없어서 늘 시원에게 구박당하는 인물이다.

 

<응답하라 1997><건축학개론>을 떠올리게 만든다. 지금 30대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깨알같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이 나오는 TV방송을 녹화하기 위해 시간 맞춰서 비디오 플레이어의 녹화 버튼을 누르고, 지금처럼 인터넷 예매가 안되어서 입금증을 확인받고 공개 녹화장에 입장하는 모습은 추억이 새록새록 돋게 만든다.

 

게다가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DDR같은 음악에 맞춰 발판을 누르는 게임을 하고,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를 들으면서 쥑이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응답하라 1997>가 단순히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라고 한다면 곤란하다. <응답하라 1997>40분 정도의 짧은 회마다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1화에서 주된 궁금증은 운제의 생일 때마다 짝퉁 명품을 선물해주는 형의 정체다! 아디아스가 아니라 아디도스를, 게스가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인 짝퉁을 선물해주는 센스 없는 형의 정체가 드러날 때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2화에선 시원과 둘도 없는 단짝친구인 유정이 한달 간이나 싸운 이유가 반전을 준다. 무엇보다 이젠 33살이 된 친구들이 동창회에 모였는데, 그중 한 커플이 결혼을 선언할 것이기 때문에, 누가 과연 마지막회에서 커플이 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응답하라 1997>는 보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18살 풋풋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청소년의 감수성을 세밀하게 포착해내기 때문이다. <사랑비>에서 이미 무서운 연기력을 보여준 서인국도 서인국이지만, 무엇보다 이제 연기에 막 발을 들여놓은 에이핑크의 정은지의 연기력은 정말 의외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천연덕스럽게 부산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자신을 안승부인(토니의 본명인 안승호를 따서)라 하고, HOT가 나온 잡지를 찢어서 친구들과 나눠갖고, 아버지가 자신이 모은 사진을 찢었다고 가출하는 모습 등에선 연기가 아니라 실제 상황인 것 같은 착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정은지와 서인국은 여섯 살의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서로 툭탁툭탁 치고받고 싸우고, 은지는 서인국을 괴롭히기 위해 개구리를 가져다가 놀리고, 서인국은 개구리를 피하다가 엉겁결에 그녀의 가슴을 밀치는 에피소드에서 서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 등이 웃음을 준다.

 

특히 2화 마지막에 시원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과감한 키스를 감행하는 운제의 모습은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물론 이후 성난 시원이 마구마구 주먹과 발을 휘두르면서 웃기게 끝내지만 말이다.

 

정은지를 비롯한 신인 연기자들의 의외의 연기력과 90년대 팬들의 모습과 지금은 30대가 되버린 1980년생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낸 <응답하라 1997>는 방영 첫회부터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평을 자아내며 장안의 화제가 되어버렸다. 최소한 30대는 앞으로 매주 밤 11시마다 tvN 앞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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