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령’에선 뜻밖의 빠른 전개가 이루어졌다. 도망자가 된 김우현(박기영)은 전재욱 국장에게 모험을 걸기로 하고, 김우현이 작성한 보고서를 넘겼는데, 조현민(엄기준)이 보낸 대형팀의 킬러로 인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신경수 국장이 내부스파이인 탓에 김우현은 결국 남상원 대표의 살인범내지 동조범으로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원래 천재해커였던 박기영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서 국내 주요 통신망을 모두 해킹해서 세이프텍의 백신에 대해 경고함으로써 전세를 역전시켰다!
김우현과 권혁주의 멋진 팀플레이는 대형팀을 잡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대형팀과 세이프텍 어디에서도 조현민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대로 ‘몸톰은 놓치고 깃털만 잡은 꼴’이 되고 말았다.
세이프텍을 전국에 깔아서 모든 이의 정보를 얻고자 했던 조현민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조현민에겐 김우현의 얼굴을 한 박기영은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조현민은 죽은 김우현의 아들인 김선우를 납치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놀란 박기영은 가사도우미의 연락을 받고 놀이터로 찾아갔고 거기서 조현민과 얼굴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거기서 조현민은 ‘많은 사람이 죽었다. 거기에 두 사람을 보태는 건 쉽다’라고 말했다. 이건 누가 봐도 김우현의 아버지 김석준과 아들 김선우를 죽이겠다는 협박으로 들린다. 그가 다음에 꺼낸 말 역시 섬뜩하다. ‘사라져줘야 겠다’라고 했다.
조현민은 디지털 시대에 심취한 인물이라 사람의 죽음조차 단순히 ‘삭제’라고 말할 정도의 인간이다. 그러니까 그의 명령조의 부탁은 박기영에게 인간으로서의 삶을 스스로 포기하라는 말이었다!
어제 <유령>의 마지막 장면은 조재민의 최후 재판에 박기영이 참석해서 ‘범인은 조현민’이라고 밝힌 부분이었다! 박기영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유력한 증거인 ‘정치비자금 파일’와 김우현이 작성한 보고서는 모두 조현민의 손에 있다. 따라서 목격자인 김우현이 범인을 스스로 밝히는 것외엔 방법이 없다.
그러나 여기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현재의 김우현은 가짜라는 사실이다. 박기영은 공장폭발사고로 자신은 죽은 것으로 처리되게끔 하고, 김우현의 행세를 여태까지 해왔다. 그건 김우현의 복수도 복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가 김우현의 행세를 한다고 해도, 그는 당시 사건현장에 없었다. 따라서 경찰 또는 검찰에서 조사에 들어가서 대질심문을 하면 중요한 부분에선 구멍이 뚫릴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 그가 보고서를 제출했던 신경수 국장은 조현민의 내부 조력자이다! 따라서 그가 범인을 잡기 위해 일부러 조현민의 범죄행각을 묵인하는 척 했다는 사실을 그가 인정할 리가 없다. 게다가 신경수 국장은 그의 정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만약 조사에 들어가면 박기영은 남상원 대표의 살인범으로 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왜 박기영은 자신이 불리한 함정속으로 들어갔을까? 이유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박기영이 김우현의 행세를 하면서 조현민을 범인으로 지목하면 두 사람 다 일단은 구치소 등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때 자신의 조력자인 권혁주 팀장과 유강미 등을 동원해서 유력한 증거인 세강그룹 정치비자금 파일과 김우현 보고서를 적의 본거지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리라.
아마도 2회 분량이면 끝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두 개의 파일을 찾고자 하는 권혁주 팀장과 이를 막고자 하는 조현민의 싸움이 제법 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결말부에 이르면, 현재 김우현의 행세를 하고 있는 박기영은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여겨진다. 조현민은 아버지 조경문 회장이 작은 아버지 조경신에 의해 누명을 쓰고 자살하게 되자, 그 이후 선한 인물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자살로 몬 이들을 모두 죽음으로 내몰았고, 철저하게 파멸시켰다. 그 과정에서 장애가 되는 인물 역시 모조리 죽음으로 내몬 인물이다. 따라서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몰락시켜려 드는 박기영을 가만 둘리가 없다.
그가 아무리 감옥에 들어간다해도 사회에는 세강그룹의 실세로서 그에게 충성하는 인물들이 있다. 조현민은 아마 그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최후와 상관없이 박기영을 제거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예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두 사람의 닉네임은 각각 하데스와 팬텀이었다. 하데스는 명계의 왕이고, 팬텀은 이름 그대로 유령이다. 두 사람의 닉네임이 모두 죽음과 관련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마도 작가는 두 사람 모두를 죽음으로 퇴장시키기 위한 복선의 일종으로 이름을 그렇게 짓지 않았나 싶다. 또한 두 주요인물이 죽음으로 퇴장하는 것이 <유령>의 끝맺음으로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물론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측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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