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누가 오인혜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강심장’

朱雀 2012. 10.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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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에는 2011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파격적인 드레스로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던 오인혜가 출연했다. 오인혜는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상반신 노출이 많이 된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수많은 논란과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었다.

 

몇 년 전 필자였다면, 그런 대열에 합류해서 아마도 비난하는 쪽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레드카펫의 의미와 배우들의 사정 등을 알게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영화제의 레드카펫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바로 영화를 만든 감독와 배우들이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인물은 특히 여배우들이다. 남자들의 경우 정장 등으로 멋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여배우들은 파격적인 드레스를 통해서 레드카펫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애초에 영화제란 무엇인가? 축제다! 축제가 축제가 되기 위해선 뭔가 이벤트가 있어야만 한다. 그런 이벤트로 여배우들이 평상시에는 입지 않는 드레스를 입고 나와 화제거리를 만드는 것은 괜찮은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시 오인혜로 돌아가서, 당시 신인이었던 오인혜의 입장에선 사진이라도 한 장 찍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간절했단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명의 신인배우가 언론의 화제가 되고 싶은 것은 너무나 이해가 되는 않는가?

 

오인혜가 실수를 한 것은 기획사에 소속된 게 아니라 혼자 활동하다보니 의상을 협찬받을 곳이 없어서, 어찌어찌 신부들이 웨딩촬영때 입는 드레스를 구한 것인데, 노출도를 조율하지 못한 정도 였다.

 

그런데 언론에선 어떻게 오인혜의 파격드레스를 이용했는가? 그저 대중들의 눈요기감으로 전락시켰고, 자극적인 기사만을 계속해서 내보냈다. 심지어 케이블 방송 등에선 오인혜의 가슴은 100% 성형이다라는 낯뜨거운 이야기까지 했다.

 

오인혜는 <강심장>을 통해 집안이 유전적으로 글래머가 많으며, ‘고모님들은 자신보다 더 글래머라고 밝혔다. 집안내력까지 밝힐 정도로 그녀는 그동안 매우 억울했던 것이다.

 

연예관련 기사를 보면 제작발표회등에서 여배우들이 짧은 치마나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입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많은 여배우들의 경우 좋아서 그런 의상을 입지 않는 것으로 안다.

 

그런 의상을 입지 않으면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별로 찍지 않고,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해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그런 의상을 입는 것으로 안다.

 

여배우들 역시 배우로서 몸매나 의상이 아니라 연기와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그런 걸로 화제가 되는 것은 별로 달갑지 않아하는 것으로 안다.

 

따라서 여배우의 몸매를 놓고 마치 가축처럼 등급을 매기는 행위를 하는 연예관련매체의 행우는 천박하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소비하는 대중들의 심리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대중이 언론매체들의 그런 자극적인 기사를 외면한다면, 생산자로선 다른 식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즐겁게 이야기하는 우리들 역시 반성해야될 대목이다.

 

특히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이번 오인혜 파격드레스 기사에 대해 비난은 물론이요, 심지어 (그녀의) 부모님까지 싸잡아서 비난하는 경우까지 많았다. 오인혜와 그녀의 부모님과 친지들이 받았을 고통은 우리로선 상상을 불허한다. 마녀재판이었다면 최소한 해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이런 여론 재판에선 해명할 기회조차 아예 주어지지 않는다.

 

현재 인터넷은 우리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중이 반응하게 되는 때가 많은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린 인간으로서 우리의 삶을 직접 챙기고 운영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우리가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면 만물의 영장이란 타이틀은 내려놓아야만 할 것이다.

 

오인혜의 이번 심경고백을 통해서 새삼 레드카펫위의 여배우의 드레스와 언론의 보도행태 그리고 네티즌의 반응까지 많은 것을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이번 일 하나만 놓고 봐도 우린 그저 이리저리 편파적인 보도에 휘둘리는 그저 그런 대중에 불과한지, 아니면 깨어있는 시민인지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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