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랑사또전’은 정말 십년묵은 체증이 내려갈만큼 멋진 장면이 연출되었다! 바로 밀양주민들의 등골을 빼먹었던 최대감이 은오에 의해서 옥에 갇히는 장면이었다!
17회 마지막에 관찰사가 들이닥칠 때만 해도, ‘은오가 옴짝달싹하지 못하겠구나’라고 탄식이 흘러나왔다. 예상대로 관찰사는 최대감과 절친한 사이였고, 은오에게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워서 역모죄로 다스리려고 했다.
은오를 옥에 가두고 그의 외조부를 어머니 눈앞에
서 죽게끔 했던 이야기를 하는 최대감은 정말 악당의 포스를 철철 넘쳐흘렀다. 최대감은 죄를 밝힌 답시고, 은오가 능력에 따라 돌쇠를 관원으로 만든 것을 걸고 넘어갔다. 그런데 그 부분이 상당히 조선시대에는 통용되던 이야기라 입맛이 매우 썼다.
-게다가 오늘날 역시 형태만 바뀌었다 뿐이지 사람의 신분을 따지면서 귀천을 가리지 않는가? 일례로 가난한 집의 아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기 어렵고, 대기업 간부의 자식은 시험도 없이 특채로 뽑히지 않던가? 정말 요즘 세태에 대한 풍자 그 자체였다!-
돌쇠는 면천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원이 되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선 조선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은오도 정상적인 상황에선 입신양명이 거의 불가능하다. 왜? 그는 서얼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아무리 아버지가 양반이라고 해도 어머니가 노비라면, 자식 역시 서얼로서 벼슬길에 나설 수가 없었다.
그런 사회에서 노비가 관원이 된 것은 ‘근간을 흔들었고, 역심을 품었다’라고 고변해도 변명할 말이 없었다. 은오를 역모로 넣었을 때는 제작진의 논리가 허술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촘촘했다.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능력으로만 인재를 뽑겠다'라는 생각이 역모라는 상황은 정말 분통이 터지는 일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게 그 당시엔 사실이기도 했다-
또한 아랑이 인간이 아니라면서 칼로 찔러서 그녀가 불사의 몸임을 증명하려고 한 최대감의 모습은 정말 악당 그 자체였다. 그때 비록 죽지는 않지만 아랑이 험한 꼴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스스로 역모죄를 인정하는 은오의 모습은 정말 상대적으로 멋지기 그지 없었다. 로맨티스트 그 자체였다!
게다가 그런 은오를 발로 밟으면서 ‘내가 법이고 하늘이다’라고 말하는 최대감의 모습은 끝까지 악당스러웠다. 다행히 은오의 아버지 김흥부대감이 조정에 손을 써서 어명을 받아서 은오를 풀어주고, 은오가 나졸을 이끌고 들이닥쳐서 최대감을 잡아서 옥에 넣을 때는 정말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로 멋진 장면이었다.
<아랑사또전>에서 최대감은 그동안 높은 고리대금을 받으면서 마을 주민들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하면 자식을 노비로 파는 등의 끔찍한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홍련에 가려서 상대적을 악당의 이미지는 조금 약했었다.
그러나 18화에서 은오에게 터무니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은오를 조롱하고 짓밟는 모습 등으로 악당으로서 면모를 너무나 멋지게 보여줬다. 악당히 중요한 것은 악당이 정말 시청자가 보기에 미울 정도로 멋지게 연기하면, 상대적으로 주인공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최대감역의 김용건은 정말 너무나 멋진 악당연기를 보여줬다고 여겨진다!
요즘 대세 하정우같은 연기자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그 아버지 김용건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게 된 명장면이었다! '미친 존재감'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하지 않은 명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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