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키스신보다 놀라웠던 반전! ‘아랑사또전’

朱雀 2012. 10.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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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랑사또전은 간만에 폭풍전개를 보여주면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김은오와 아랑의 키스신이었다!

 

아랑은 자신이 은오의 어머니인 서씨부인에게 찔려서 죽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건 반쪽의 진실이었다. 일찍이 옥황상제는 아랑을 이승으로 돌려보내면서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종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종소리를 못들은 아랑은 아직 완벽한 진실을 찾은 것이 아니다.

 

게다가 서씨부인은 아랑을 일부러 죽인 것이 아니라, 주왈을 찌르려다가 그를 보호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나선 그녀를 엉겁결에 찌른 것이다. 따라서 과실치사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

 

<아랑사또전>을 보면서 기가 막혔던 것은 진실을 알게 된 은오와 주왈이 보여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은오는 아랑에게서 자신의 어머니가 그녀를 죽였다는 소리를 듣고 엄청나게 괴로워한다. 그러나 아랑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녀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초반에는 자신밖에 모르고 모든 일에 짜증만 내던 그 사람이 맞나?’라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성인의 자세였다!

 

반면 아랑 때문에 자신이 이전에 저지른 살인의 기억이 모두 떠오른 주왈은 괴로움을 찾다 못해, 홍련의 청을 들어주기로 한다. 아랑을 데리고와서 홍련이 그녀의 몸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물론 주왈은 어떻게든 나중에 홍련을 제거하고, 아랑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 심산이지만 어떻게 그런 계획을 수행할지는 나오지 않았다.

 

필자가 보면서 느끼는 것은 끔찍한 진실앞에 마주선 은오와 주왈의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들은 지금의 반듯한 모습과는 달리 아픔을 간직한 인물들이다. 은오는 서얼로서 신분의 아픔과 더불어, 어머니가 복수심에 불타서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다.

 

따라서 그가 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긴 이후 그들을 외면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인생조차 버거운 인물이 귀신의 원한을 풀어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아랑을 만나고 사랑하면서 다른 이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고, 제대로 된 사또 노릇을 하려는 모습은 반쪽짜리 무당인 방울이 9대조 할머니 무당귀신덕분에 온전한 무당이 된적만큼 무척 고무된 일이다.

 

반면 어린 시절 배고픔을 참지 못해 홍련에게 처녀를 바치는 인신공양을 한 주왈의 선택은 자신밖에 모르는 지극히 끔찍한 선택의 연속이었다! 물론 그는 아랑을 만나고서 사랑에 눈뜨고, 자신의 지난 악행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은오처럼 진심으로 뉘우치는 게 아니라 그저 (죄책감에서) 벗어날 생각만을 하고 있다. 물론 주왈은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하나, 성인이 된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선택하고 살아가지 못한다는 점에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오와 주왈은 어떤 면에서 대척점에 선 인물들이다. 마치 배트맨과 조커, <매트릭스>의 네오와 스미스요원처럼. 그러나 그들의 서로 다른 선택은 그들의 앞길을 전혀 다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아랑사또전>을 보면서 놀란 것은 홍련이 그토록 이승에 집착하는 이유였다. 그녀는 원래 무영과 연인사이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대로 인연을 잇지 못했다. 그런 탓에 환생해서 남매가 되었음에도 그녀는 놀랍게도 친오빠인 무영을 사모했다.

 

그녀가 천상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승에 집착한 이유가 오로지 무영 때문이었다니! 그저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여태까지 <아랑사또전>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은오와 아랑이라고 여겼다. 은오의 어머니인 서씨부인이 아랑을 죽였고, 게다가 현재 홍련이 씌우긴 했지만 아랑의 몸을 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오히려 두 사람은 이를 받아들이고, 아랑은 천상으로 가고, 서씨부인의 몸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함께 애쓰고 있다. 게다가 서로의 마음까지 확인했으니, 최소한 현재는 행복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홍련과 무영은 행복하게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무영은 홍련을 해방시켜 주기 위해, 천상과 이승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그녀를 없애고자 한다. 홍련은 이제 어둠속에서 너무나 오래 살다보니 원래의 목적은 잊은 채, 집착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무영에 대한 홍련의 끝없는 사랑은 그저 비극만이 남아있으니. 참으로 애닮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에 이른 아랑과 은오보다 홍련과 무영의 사연이 더욱 반전이었다! 간만에 <아랑사또전>을 보면서 무릎을 친 명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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