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닝맨’은 간만에 ‘방울레이스’를 하면서 간만에 시청자들에게 염통이 쫄깃쫄깃해지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예능으로서의 웃음과 반전 역시 살벌하게 안겨주었다.
여기에는 출연자 모두의 공이 컸다. 문근영은 지난 주에 이어 김종국과 커플을 이루면서 빅 재미를 선사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손뼉도 마주쳐야만 소리가 날 수 있는 법이다.
김종국은 예능의 재미를 위해서 일부러 문근영을 몹시 좋아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문근영은 바로 이를 캐치하고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하가 장난삼아 ‘형수님 파이팅’을 해도, ‘파이팅’이라고 받아주고, 유재석이 김종국에게 ‘너랑 (문근영이랑) 될 것 같아?’라고 물으면 오히려 ‘왜요?’라고 물어주면서 웃음을 주었다.
-김종국-문근영 러브라인이 중요한 것은, 개리-송지료 러브라인이 깨진(?) 이후 월요커플의 재미가 <런닝맨>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월요커플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가 설레는 것은, 우리 주변의 연애담을 듣기 좋아하는 우리네 속사정을 봐도 이해할 수 있다. 선남선녀가 연애를 하는 것은 듣기만 해도 즐거운 일이고, 더더군다나 연예인 커플이라면? 이이상 듣고 싶고 보고 싶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종국은 이에 호응해서 문근영이 정답맞추기 피구를 하다가 공에 맞을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공을 맞으면서 대신 아웃되면서 그녀를 지키는 보디가드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이에 질세라 개리는 송지효에게 게임에 앞서서 커플이 되자 ‘네가 제작진에 전화했냐?’라고 말하면서 웃음을 주었다.
그 이후로도 오랜만에 손 잡으니 ‘설렌다’라고 하고, 둘만 있을 때만 장난을 치면서 헤어진 ‘월요커플’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게스트로 참여한 최강창민과 유노윤호는 아이돌답게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광수는 ‘배신의 아이콘’답게 방울레이스에서 위기에 처하자, 함께 있던 유노윤호를 미끼로 보내고 자신만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것도 부족해서 경찰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중엔 최강창민의 이름이 적혀있는 방울까지 찾아내는 대활약을 펼쳤다!
당연한 말이지만 <런닝맨>은 예능이고, 프로그램의 성격상 끊임없이 뛰면서 게임을 진행해야한다. <런닝맨> 초반엔 아직 캐릭터가 잡혀 있지 않아서, 천하의 유재석도 헉헉 거리면서 뛰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나 이제 <런닝맨>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유재석은 맏형답게 다들 너무 게임에만 열중하자, 일부러 갯벌위를 구르면서 웃음을 끌어냈다. 마치 '이것이 예능이다'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뜻하지 않게 공을 피하는 게임에선 VJ가 던진 공에 급소를 맞자 항의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큰 웃음을 줬다. 이런 깨알같은 모습들은 <런닝맨>을 시청하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런닝맨>의 인기는 이제 거의 절대적이다! 송도에서 닭싸움을 했을 때, 목소리가 큰 어린이를 발견하자 하하는 그 아이의 목소리를 호루라기 대신으로 쓰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런 자연스러운 시청자의 참여는 <런닝맨>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물론 이런 시청자를 잡아내는 하하의 순간적인 기지 역시 칭찬해야 한다.
게다가 마지막 방울레이스에서 지석진을 단 2분만에 찾아내서 인정사정없이 이름표를 떼어내는 문근영의 킬러 본능은 <런닝맨>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 이후 문근영은 유재석과 광수의 이름표를 모두 떼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물론 여기엔 능력자 김종국의 지원이 컷지만, 그녀 역시 인정에 함몰(?)되지 않고 철저하게 게임에만 임했다.
어제 <런닝맨>은 유재석은 물론이요, 모든 인물들이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개리쒸는 예의 능청스런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지효와 헤어진 월요커플의 애환(?)을 그려냈다.
‘신 월요커플’을 노리는 문근영은 김종국과 나이차를 뛰어넘는 로맨스(?)와 더불어 순수한 표정과 최강 동안의 이미지와는 달리 킬러본능이 넘치는 활약으로 반전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광수는 ‘배신’이란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해내면서, 동시에 게임만 하면 허당스런 모습을 보여줘서 웃음을 주었다. 게스트로 참여한 동방신기 역시 최선을 다했지만 의외로 광수에게 당하면서 ‘허당’이 되면서 다른 의미의 ‘의외성’을 시청자에게 주는 데 성공했다.
한 예능 프로에서 모든 이들이 골고루 활약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한두명만 눈에 띄게 잘해도 그건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런닝맨>은 대단하게도 모든 이들이 제몫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런닝맨> 같은 예능 프로는 제대로 된 대본을 쓰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캐릭터를 맡은 출연자들의 순간적인 기지와 이를 서로 받아줄 수 있는 파트너십이 이루어져야만 이 정도의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런닝맨>에선 그런 어려운 일들이 모두 이루어졌다.
<런닝맨>의 이런 큰 재미와 웃음 그리고 완성도는 이제 황금기가 도래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제 일요예능에서 <런닝맨>이 지배자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 그야말로 레전드급 회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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