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닝맨’을 본 이들은 아마도 방바닥을 몇 번 구르지 않았을까 싶다. 필자는 웃다 못해 몇 번을 방바닥을 굴렀는 지 모르겠다. <런닝맨>이 어제 놀라웠던 것은 시작하자마자 ‘이름표떼기’레이스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런닝맨>의 절대강자는 김종국이었다! 그를 이기기 위해서 다른 멤버들이 서로 연합해서 덤비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추신수와 류현진이 합류했기 때문에 예측을 할 수가 없었다.
아홉 번째로 입장한 추친수는 10분 만에 세 명을 아웃시키면서, 저력을 입중했다. 그리고 추신수와 김종국이 붙었을 때는, 정말 ‘빅매치’ 그 자체였다! 그러나 경험이 적은 (추신수가) 아쉽게 간발의 차로 져서 큰 웃음을 주었다.
이름표떼기에선 결국 진세연과 송지효조차 봐주지 않고 이름표를 뗀 류현진이 최종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상으로 류현진은 초능력카드 두장을 먼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어제 <런닝맨>은 메이저리거인 추신수와 예비 메이저리거인 류현진이 출연한 탓에 본게임은 ‘초능력 야구’대결로 진행되었다. 각자 초능력쥬스를 마신 출연자들이 어떤 초능력을 보여줄지 기대되었다.
그리고 기대는 한치도 빗나가지 않았다! 하하의 마구는 류현진조차 절대 칠 수 없는 공이었다. 왜? 류현진이 방망이를 휘두르면 눈앞에서 가스가 분출되고, 위에서 공이 떨어지는 상황 때문에 도저히 칠래야 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송지효의 ‘방망이를 지배하는 자’를 시전하면 배트가 넓게 변해서 누구나 칠 수 있게 되고, 심지어 진세연의 경우엔 헛스윙을 해도 무조건 ‘홈런’이 연출되는 상황인지라 웃지 않을래야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런닝맨>이 놀라운 것은 상상력의 극한까지 끌고 갔다는 사실이다. 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보면 각종 마구와 변화구 그리고 필살타법이 나온다. 그걸 예능에서 시각화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전에 <초능력자 특집>으로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준 <런닝맨>은 다시한번 '초능력 야구특집'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현실에서 우리는 추신수 선수처럼 시속 150km이상의 공을 치거나, 류현진처럼 변화구를 던질 수 없다.
만약 공평한 상황(?)에서 야구를 한다면, 절대 런닝맨 멤버들은 추신수-류현진과 대등한 게임을 할 수 없고 아무리 그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하더라도 '뻔한 방송'이 되어 재미가 없어진다. 그러나 각 멤버들에게 초능력을 부여한다면? 그것이 각각 강점과 약점으로 부각되면서 재미와 더불어 웃음을 줄 수 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거의 위력은 발휘되었다! 야구방망이가 아니라 다듬이를 받고도 공을 쳐내는 추신수와, 커다란 탱탱볼을 줬는데도 빠른 속도의 공을 던지는 류현진의 능력을 보면서 ‘역시 메이저리거는 하늘이 내리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게다가 ‘펜스를 움직이는 자’를 시전하면 펜스가 내야까지 와서 조금만 쳐도 홈런이 되고, ‘데드볼을 맞는 자’를 시전하면 몸이 터질 듯이 커지는 설정등은 야구를 넘어서서 그 자체로 너무나 웃기기 그지 없었다.
<런닝맨>이 대단한 것은 이런 말도 안되는 설정이 난무하면, 일반적으로 흥미도가 떨어지기 쉽다. 그러나 그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런닝맨>은 적당한 수위에서 조절하고 최대한 흥미롭게 상황을 진행시켰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초능력을 발동할 수 있는 기회는 한번으로 제한하고, 이광수가 일부러 마구를 포기하고 하하와 싸우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웃음과 재미를 한꺼번에 주는 상황극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지난주 <런닝맨>은 ‘헌터특집’이다보니 아무래도 공포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었다. 그러나 예능에선 공포물 분위기는 좋은 것이 아니다. 자칫하면 무거움이 예능의 통통튀는 재미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런닝맨>은 필자의 그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마치 만화처럼 가볍디 가벼운 <초능력야구> 특집으로 시청자에게 엄청난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더불어 새삼 야구에 대한 흥미와 더불어 야구만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효과까지 일으켰다. 딱지치기에서 상대편을 올킬한 개리의 활약, 승부욕이 넘치는 추신수,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면서 게임을 지배한 류현진, 야구에선 의외로 허당인 모습을 보여준 절대강자 김종국이 모습등이 서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시청자의 한주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깔끔하게 날려주는 멋진 특집물이었다. 그저 환호와 박수만이 연발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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