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예능의 끝판왕으로 거듭난 고현정, ‘고쇼’

朱雀 2012. 1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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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쇼엔 오랜만에 방송에 나온 이정현, 김지영, 김원준, 김다현이 찾아왔다. ‘끝판왕이란 타이틀을 걸고 시작된 토크배틀에서 최고의 입담을 보여준 인물은 오히려 고현정이었다!

 

처음에는 중국에서 성공적인 활동을 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정현이 돋보였다. 너무나 몰려오는 관객을 수용할 수가 없어서 몽골 대평야에서 공연을 하고, 성룡과 오빠 동생 사이를 하며 중국 최고의 인기대상을 받았다는 그녀의 깨알같은 자기자랑은 정말 웃음을 터지기에 충분했다.

 

김영철과 39살 동갑인 김지영 역시 방부제 미모와 함께 시어머니가 해장국을 끓여주고 남편과 알콩달콩하게 살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에 적절한 가미를 한 것은 역시 고현정이었다! 고현정은 김영철이 전화기로 다짜고짜 노래를 불러줘서, 생애최초로 전화기로 노래를 불러준 남자가 되었다고 질색팔색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웃음을 주었다.

 

무엇보다 이정현이 고현정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자, ‘내가 예전에 스포츠카 확 몰고, 고급이 뚝뚝 떨어졌지라고 말하면서 좌중을 폭소케 만들었다.

 

윤종신이 예전 여친과 함께 쓰던 전화번호를 매니저가 우연히 갖고 있다고 하자, ‘전미라씨 전에 여자친구?’라고 따져, 깐족이 이미지의 윤종신을 매우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뿐인가? 김원준과 상황극을 할때는, ‘내일 월차 냈어라고 하고, 집으로 그녀를 보내려는 김원준이 당황해서 덥네하자, 바로 콧소리로 더워?’라고 해서 모두들 웃고 쓰러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상황극을 하면서 고현정 답지 않게 잘 못하네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들이대 본 적은 없다라고 말해 반전을 제대로 주었다!

 

고현정이 <고쇼>를 처음 시작한다고 할 때, 주변의 시선은 매우 우려의 수준이었다. 실제로 고현정은 처음 예능에 출연할 때,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특히 예능에 능한 윤종신-정형돈-김영철 같은 쟁쟁한 MC들의 보조를 받음에도 잘 살려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현재의 고현정은 정형돈이 상황극을 시키면 바로 순순히 하고, 이야기를 잘 듣다가 자신이 끼어들 타이밍이 있으면 잽싸게 끼어든다.

 

이정현이 서태지이야기를 꺼내자, 윤종신과 김원준이 친한 척을 하자, ‘서태지씨 제가 말 안하는게 낫겠죠?’라고 말해 끝판왕이 되었다. 윤종신과 김원준이 경쟁적으로 태지야 잘 있지?’ ‘태지형!’ 등을 외치자, ‘같이 휩쓸리고 싶지 않아요라고 단호하게 말해 끝판왕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결혼한 지 9년이나 되었으면서도 남편 남성진과 알콩달콩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자, ‘세상은 불공평한 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고현정의 모습은 정말 졌다라는 말을 저절로 나오게끔 만들었다. 이혼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희화화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예능에 완벽하게 적응하고 있었다.

 

물론 고현정의 예능감이나 수준은 함께 출연중인 MC들과 비교하기에도 분명히 떨어진다. 그러나 그녀는 애초에 개그맨이 아니었고, 예능과는 담을 쌓은 인물이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여배우였고, 현재도 손꼽히는 탑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토크쇼를 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그러나 고현정은 그 어려운 항해를 예상보다 의외로 잘 헤쳐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하여 <고쇼>가 끝나면 꽤 금요일 밤이 한산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전까진 <고쇼>를 좀 더 푹 빠져서 즐겨야 겠다. 연기자 고현정이 아닌 예능인 고현정의 매력을 즐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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