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1차 TV토론의 승자는 분명 이정희다! 그러나?

朱雀 2012. 12.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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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드디어 역사적인 18대 대통령 후보 합동 토론회가 공중파 3사를 통해 방송되었다. 이번처럼 토론이 실종된 대선이 없었던 만큼 필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첫 번째 합동 토론회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화제성면에서 보면 단연 이정희가 압도적인 언행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단일화 운운하며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비꼰 박근혜 후보에게 저는 반드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릴 겁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여태까지 국민의 속을 이토록 후련하게 해준 화끈한 돌직구성 발언이 있었던가? 아마도 많은 이들이 동의하리라고 본다.

 

이에 비해 문재인 후보는 매우 온건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상대적으로 기억에 남는 바가 적다. 예의 신사적인 면이 많이 보였다. 아마도 어제 1차 토론회를 보고 각 언론사에서는 여론조사를 할 것이며, 수 많은 정치적 계산들이 오고갈 것이다.

 

우선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현재 TV토론은 잘 알다시피 상대후보의 발언에 대해 재반박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역동성이 사라지고 각 후보의 선명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인 다카키 마사오를 공중파에서 밝힘으로써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3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마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 잘 몰랐던 이들은 이정희 후보의 발언으로 인해서 검색을 해보고 박근혜 후보의 색다른 면모(?)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6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원하게(?) 인정하고-이정희 후보가 지적할 때만 해도 설마 박근혜 후보가 인정할 줄은 몰랐다- 심지어 환원하겠다라는 약속까지 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것만 해도 상당한 수확이라고 밖에 할말이 없다.


 


무엇보다 1TV토론의 성과는 일단 이정희의 활약으로 재밌는 토론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오늘 오전이면 많은 젊은이들이 어제 토론 봤니?’라고 이야기꽃을 피우게 될 것이고, 앞으로 진행될 2차, 3차 토론회를 더욱 관심 깊게 지켜볼 것 같다.

 

20대는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적고 투표율도 다른 연령층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장안의 화제가 되어 계속 이야기꽃을 피우게 된다면 덩달아서 투표율도 높이는 효과를 충분히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론 지난번 통진당 사태이후, 이정희 후보에 대해 매우 크게 실망했지만, 그걸 접어놓고 본다면 이정희 후보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표심은 그것과 별개로 진행된다. 많은 분들이 인정하시겠지만 어차피 박근혜 후보는 35~40% 이상의 콘크리트 지지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정희 후보의 발언의 정확성은 차치하고 그들에겐 단지 비난의 목표가 될 뿐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정희 후보에 대해 몰랐던 이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정치인은 인지도가 생명이다. 그들에겐 손가락질 당하는 것보다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무서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정희 후보는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과 통진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제대로 한몫했다고 평가된다.

 

어차피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층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이번 대선투표의 향방은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인해 지지할 후보를 잃은 중도층과 아직 표심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누구에게로 움직일까 하는 점이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1TV토론은 일단 제 역할은 했다고 본다. 바로 화제성이다. TV토론의 내용 때문에 각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지지층의 변화는 없다. 허나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인해 갈길을 잃은 중도층과 아직 지지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경우엔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의 표심을 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무래도 TV토론이 될 것이고, 남은 2차, 3차 토론의 내용과 승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세 후보들에게 남은 과제는 남은 두 번의 토론에서 각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얼마나 하고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얼마나 공격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1TV토론의 최고요약은 어느 네티즌이 SNS에 남긴 다음 세 줄이라고 본다.

 

이정희: 나는 잃을게 없다

박근혜: 나는 읽을게 없다

문재인: 나는 낄데가 없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에선 너무 신사적인 매너와 이정희 후보처럼 공격성을 보이지 않은 것에 답답해할 이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정희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입장이 다르다!

 

이정희 후보는 말그대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처지! 이미 지난 통진당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격성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 자신을 유권자에게 기억케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아울러 그런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역으로 그녀가 당선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문재인 후보는 잘 알려진 대로 네거티브성 발언을 하지 않는 신사다! 정책을 가지고 대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정희 후보에 비해 선명성은 떨어져 보일지 몰라도, 그의 진정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조금 답답해 보일지 몰라도 문재인 후보의 그런 진정성이 국회의원을 만들고,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든 저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비록 적긴 하지만 두 번이나 토론이 남아있다. 따라서 당장엔 문재인 후보의 토론스타일이 답답해 보일 수도 있으나, 두고 보면 호감도는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문재인 후보 역시 남은 두 번의 TV토론에서 안철수 지지층과 부동층이 그를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줘야만 한다. 아마도 문재인 후보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대책마련에 부심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정희 후보와 박근혜 후보 역시 그럴 거라 본다. 이래저래 다음 토론회가 기대되는 1차 토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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