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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비담의 충격적인 과거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거기서 문노는 어린 비담을 찾아 동굴을 헤맸고, 거기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죽어있었다. 놀란 문노는 시체들 사이에서 비담을 찾았고, 밖으로 데려나왔다. 정신을 차린 비담은 천진난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모두 자신이 죽였노라고. 짧지만 워낙 강렬한 장면이라 기억에 남았다. 앞뒤 이야기가 쏙 빠지고 그 부분만이 방영된지라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는데, 어제 방송된 33화에서 드디어 그 이유가 밝혀졌다.

삼국통일을 덕만이 문노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비담은 과거를 회상했다. 어린 비담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문노와 함께 마치 부자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나눈다. 고구려와 백제를 넘나드며 뭔가를 준비하던 문노는 이 모든 게 비담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메라는 그의 품에 꼭 안고 있는 서책을 비춘다.

어린 비담이 저지른 엽기적인 살인행각에 그저 망연자실해 하는 국선 문노

장면이 바뀌면, 아무도 보면 안되기에 어린 비담은 가슴에 서책을 꼭꼭 품고 화장실까지 갈 정도다. 그러나 마을 왈패들은 그걸 귀금속 등으로 오인해 어린 비담을 두들겨 패선 빼앗아 가버린다. 뒤늦게 사정을 알고 왈패소굴로 간 문노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다. 시체들 사이에서 찾아낸 비담은 가져간 음식에 독을 타서 모두들 죽였다고 고백한다.

수십구의 시체를 보며 망연자실한 문노의 표정과 삼국의 지도를 그린 ‘삼국지세’를 보며 기뻐하는 어린 문노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겹쳐 묘한 두려움을 가지게 한다. 문노는 비담을 보며 늘 “측은지심이 없다”고 나무란다. 그동안 <선덕여왕>에서 비담은 사람을 죽여놓고 죄의식을 느낀 경우가 없다. 그는 자신의 스승인 문노에게 혼날 것을 두려워할 뿐,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 따위는 없다.

어린 시절 비담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에 무림 최고수 문노마저 당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눈 하나 까딱 안하고 살인을 저지른 것과 이후 천연덕스럽게 웃으면서 밝히는 모습은 누구나 놀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의 남동생 역할로 나온 박지빈은 <선덕여왕>에선 비담의 아역을 맡아 순진무구하면서 잔인한 비담의 성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보인다. 나온 분량은 얼마 안되지만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내는 점에서 ‘씬 스틸러’라 칭할 만하다!

오늘날의 기준에서 보자면 비담은 싸이코패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자다. 이른바 ‘싸이코패스’라 불리는 범죄자들은 대부분 우리와 달리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와 뇌구조가 다른 탓에 일반적인 사람이 가져야할 두려움이나 죄책감이 없다. 따라서 살인을 저지르는데 있어서 망설임이 없다. 다른 범죄자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때문에 현장에 흔적을 남기기 쉽지만, 싸이코패스들은 망설임 없이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에 흔적도 남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을 잡기란 매우 어렵다.

또한 이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자상한 이웃집 오빠나 아저씨로 웃으면서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직장에선 유능하거나 평범한 일상을 영위해간다. 따라서 우린 엽기적인 살인마와 바로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도 그가 설마 범인이라곤 생각지도 못하게 된다.

비담을 보라! 그는 눈 깜짝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면서 매력적인 미소와 빠른 두뇌회전 그리고 큰 배포를 자랑한다. 게다가 얼굴까지 꽃미남으로 매력적이다. 다행이라면 그는 일단 전쟁이 난무하는 삼국시대에 태어났다는 거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살인 욕구를 얼마든지 전투에서 풀 수 있다. 그뿐인가? 미실과 항상 격전을 치러야 하는 덕만의 입장에선 그의 망설임 없는 행동이 큰 힘이 되어준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따뜻한 부모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 심지어 아버지로 생각했던 문노마저 어린 시절의 사건 때문에 그를 무서워하기에 이른다. 그런 불행은 그의 마음을 삐뚤게 이끈다. 비담은 아직은 덕만공주를 좋아하고 그녀의 일처리 등에 반했기 때문에 그를 위해 힘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신분을 알았고 신라를 차지하기 위한 자신의 열망이 무너질 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 것이다.

삐뚤어질 수 밖에 없는 그의 마음을 문노가 만약 부드럽게 타이르고 어루 만졌다면, 어쩌면 훗날의 비극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생 처음 겪어보는 어린아이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에 충격을 받아 어찌할 바를 모른 그의 행동은 결국 훗날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사태를 부를 씨앗이 되어버렸다.

싸이코패스가 될 가능성을 태어난 이들이 모두 범죄자가 되진 않는다. 주변에서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고 적절한 교육이 뒤따르면 그들은 다른 이들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다. 그러나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황금만능주의의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그속에 속한 가능성 있는 이들이 엽기적인 살인마로 분하는 것이다. 비담은 전쟁이 많은 당시엔 영웅이 될 수 있었으나, 평화시인 지금에 태어났다면 영락없는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저지르는 싸이코패스가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행히 문노란 큰 스승과 이후 덕만과 김유신 등을 만나면서 어느 정도 개심할 수 있는 기회는 생겼지만, 자신을 비정하게 내다버린 어머니 미실과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주고 사랑으로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고 혼만 내는 문노의 행동은 결국 비담이 단순 살인마를 넘어서서 신라를 전복시키려 하는 인물로 성장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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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비밀댓글입니다 2009.09.15 09:14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길~ 2009.09.15 09:22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비담은 참 입체적인 캐릭터지요.
    싸이코패스여도 전 비담이 좋아요 ^^
    2009.09.15 09:50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 비담은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이 워낙 예측불허기 때문에 매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선 모성본능을 끌어내고, 다른 면에선 야성의 수컷의 냄새를 풍기지요. 그런 점들이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 2009.09.15 10:01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labyrint.tistory.com BlogIcon labyrint 히틀러도 어린 시절 화가가 되었다면 사이코처럼 되지 않을지도 모를 것 같더군요.

    불만과 피해의식이 인간을 사이코패스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09.09.15 11:1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저 역시 만약 히틀러가 화가로서 재능을 꽃피웠다면 우리는 어쩌면 2차 대전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가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감사합니다. ^^ 2009.09.15 12:26 신고
  • 프로필사진 신선해요 대단한 연기...과장되지 않고 세세한 감정표현을 교묘하게 잘 하네요. 뭐 선덕 여왕에 나오는 배우들이 모두 연기를 잘하지만... 비담의 카리즈마는 대단합니다. 2009.09.15 11:5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네 김남길은 정말 너무 연기를 잘 하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2009.09.15 12:2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montreal flower delivery 생글거리고 웃다가 무섭게 표정이 변하는.. 비담 정말 연기 잘하드라구여 2009.09.15 12:0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동감입니다. ^^ 2009.09.15 12:27 신고
  • 프로필사진 드라마 보고 문노가 좀더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역사가 바뀌었을거라는 등의 말을 하다니 너무 비약이 심해서 어이가 없습니다.
    비담은 진지왕의 아들로써 태어나자 마자 귀족중의 귀족이었다 아버지는 왕이었고 어머니는 여자로서 세주자리까지 오른 미실 뭐가 두려웠겠는가 당연히 왕자리가 자기한테 올줄알았는데 여자인 덕만공주에게 가자 열받아서 반란을 일으킨것이다, 그리고 반란을 안 일으켰다가 살지도 못했을것이다. 김유신이나 김춘추가 비담을 죽이려 들것이 뻔하기 때문에 비담 석품 칠숙이 죽음으로써 선덕은 자신의 여왕자리를 확고히 하게 된것이다.
    2009.09.15 13:4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물론 그런 해석도 가능합니다만, 드라마상으로 봤을때 이런 식의 가정도 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세상에 답은 꼭 하나만이라고 생각진 않습니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 갈 수 있었던 길도 답중 하나가 될 수 있을지 않을런지요? 2009.09.15 15:21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그렇군요
    논리적인 해석인 것 같습니다.
    사회로 보면 위험한 인물이군요.
    2009.09.15 14:02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시길. ^^ 2009.09.15 15:20 신고
  • 프로필사진 당황스런... 내용... 드라마를 보시면서 본인이 역사스페셜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고 계신건 아닌가요?

    실제 삼국사기, 삼국유사 어디에도 '미실'이란 이름 한줄 없으며
    '비담'이 상대등까지 지낸것은 맞지만 그의 부모가 누구인지는 전혀 전해지지 않습니다 ㅎ
    문노가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에서는...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선덕여왕은 드라마로서는 좋지만...
    드라마로 보지 않고 역사 다큐로 보는 분들에겐 정말 나쁜 드라마인것도 분명합니다.

    사실 비담이 난을 일으킨 시기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역사에서는 선덕여왕이 자연사 한 후 진덕여왕을 왕위 계승자로 뽑은데 대한 불만의 표출
    또는 선덕여왕이 승하하기 직전에 난을 일으켰다 등등 시기 조차도 불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ㅎㅎ 덕만과 김유신을 만나 개심했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네요.
    처음부터 귀족이었던 사람이었고 김유신과는 처음부터 정적이었습니다 ㅎㅎㅎ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시면 좋지만
    소설 드라마를 '역사스페셜'로 보기시작하면.. 아쉽지요.

    '문노'가 따스히 안아주다니...요 ㅎㅎ
    문노란 존재자체가, 풍월주라는 것 자체가 화랑세기라는 아직 검증받지 못한 한권의 책에서 나온 내용이며, 이 책은 존재부터가 아직은 불분명 합니다.

    과연 문노가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문노가 비담의 스승이라면 ㅋㅋ 이 드라마의 코미디는 도대체 어디쯤에서 그칠까요?

    이미 여왕이 될때 40대 후반을 바라보던 선덕여왕이...
    천명공주와 함께 용수,용춘공에게 시집간 선덕여왕이 ㅋㅋㅋ
    김유신보다 최소한 20살 이상 연상이라 짐작되어지는데 ㅎㅎㅎ
    안아주다니요...

    역사를 알고 드라마를 봐야 하는 세상이 오고 있는 듯 하네요.

    과거의 역사드라마 들은 역사에 꽤 진지했는데 말이죠.
    2009.09.16 02:02 신고
  • 프로필사진 사람 제가 봤을때 님은 드라마 제작자에게 할 얘기를 괜히 이 글에다가 풀고 계신듯합니다 유치하게 말끝마다 'ㅎ' 이걸 붙이는 걸 보니 자기가 무슨 역사에 대해 마냥 전문가인듯 글쓴이를 비웃고 계신 거 같은데요 님말에도 일리는 있으나 글쓴이님은 어디까지나 드라마상의 내용을 토대로 글을 쓴것인데 괜히 혼자 오버하시는 것 같네요 2009.09.16 23:27 신고
  • 프로필사진 글씨체를 봐서도 알만하다.
    중고딩중에 하나이겟지..
    2009.09.29 17:44 신고
  • 프로필사진 Awkward~ 말투가 , 상대방 기분따윈 생각하지않고
    말하는 좀 그런 태도네요
    좀 태도좀 바꾸셨으면 바랍니다
    2009.10.11 12:20 신고
  • 프로필사진 싸이코패스 지금 한국에도 있죠

    제일 정상에

    어느 조사에도 나왔다죠

    크게 성공한 사람중 10~15%인가가 싸이코패스라고
    2009.09.16 03:23 신고
  • 프로필사진 zzz 위에 위엣 분이야 말로
    소설 드라마를 드라마로 안보고 역사를 따지고 있는듯
    자기입으로 소설 드라마 라고 말했으면서
    역사가 어쩌구 저쩌구 아는척을 하시는지
    말그대로 소설이면 소설로 봐야될거 아닌가
    물론 저걸 그대로 믿는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2009.09.16 23:11 신고
  • 프로필사진 천원 방대한 분량의 역사서들이 불타거나 일본으로 건너가있는 상황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우리나라의 역사가 얼룩져가는 상황에서..

    아무리 재미만을 위해서라지만 우리역사를 조금씩 탈바꿈시키는게 좋은현상만은 아니죠.
    과거의 딱딱한 대하드라만의 형식을 따라가라는 소린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틀은 지켜진상태에서 제작해야지않을까싶네요.

    보통 요즘 사극을 탐탁지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전제가 위에 설명한 바 때문일겁니다.
    좋은게 좋은거라지만 무턱대고 생각없이 웃고지나가기엔 좀 중차대한 일이
    엮어있어서 그런걸겁니다.
    2009.09.17 01:09 신고
  • 프로필사진 ㅇㅇ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17.11.1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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