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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본’에 대한 기대는 컷다. 왜냐하면 ‘본 시리즈’는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또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은 이미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을 함께 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 재결합은 누구라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조합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실망과 공허만이 가득할 따름이다. 이번 ‘본 시리즈’는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물론 영화화하면서 많은 가공이 이루어졌지만, 원작소설의 탄탄함이 바탕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제이슨 본’은 시작부터 위태했다. 왜냐하면 원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 시리즈’은 기억을 잃은 제이슨 본이 기억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그가 스파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CIA에게 쫓기면서 긴장감을 잔뜩 관객에게 안겨주었다.




‘본 시리즈’는 사실적인 영상과 전개로 관객의 호평을 자아냈다. 특히 실전을 방불케 하는 본의 격투장면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수많은 액션영화에 영향을 끼쳤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런 기념비적인 작품은 3부작으로 확실하게 끝마쳤다.


따라서 제이슨 본이 다시 복귀해야되는 상황은 어떤 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엔 할리우드의 계산이 깔려있다. ‘본 아이덴티티’는 2억1천만불, ‘본 슈프리머시’는 2억8천만불, ‘본 얼티메이텀’은 4억 1천만불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런 성공적인 흥행스코어를 올린 시리즈를 3편까지 만들고 그만두는 것은 할리우드에선 오히려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최근 할리우드의 추세를 보면 온통 시리즈다. 리부트, 리메이크같은 영화용어는 이제 우리조차 익숙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할리우드에선 왜 이렇게 속편과 프랜차이즈에 집착하는 것일까? 한해 할리우드에 쌓이는 시나리오는 무려 약 1만개가 넘는 다고 한다. 그런데 진부한 속편 만들기에 집착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흥행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는 문화를 만드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철저하게 상업적인 논리에 따라 상품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은 ‘어벤져스’ 시리즈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가 흥행함에 따라 워너에서 갑작스럽게 호출되어 영화화되고 있다.


‘터미네이터’는 1984년에 발표된 이래,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까지 무려 5편이나 선보였다. 만약 ‘터미네이터 : 제네시스’가 흥행에 성공했다면? 후속편이 여지없이 나왔을 것이다. 다시 ‘제이슨 본’으로 돌아가서 보자면 ‘제이슨 본’을 무려 9년이나 지나서 다시 호출한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제이슨 본’은 겉으론 ‘스노든 사건’을 비롯해서 정보화사회에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이익을 내세워서 고민케 한다. 우린 그 어느때보다 눈부신 IT산업의 발전에 따라서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보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해킹을 비롯해서 CIA가 백도어 등을 이용해서 개개인의 정보를 몰래 독점하고 이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제이슨 본’이 던지는 물음은 분명히 유의미한 대목이 있다. 그러나 영화는 그런 물음만 던지고 거기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질 못한다.


그리고 그런 식의 질문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 수도 없이 던졌다. ‘제이슨 본’에서 본이 보여주는 액션과 영상의 스타일은 분명히 멋지다. 그러나 그건 이전 시리지의 자가복제내지 반복에 불과할 따름이다. ‘제이슨 본’의 반복된 회상장면은 이전 시리즈와 달리 그저 ‘아버지의 복수’만을 강조케 하고,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는 모습은 그저 이곳저곳의 풍광을 보여주며 ‘볼거리’로 상영시간을 떼우려는(?) 불순한 의도로만 여겨진다.


‘제이슨 본’은 오늘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여겨진다. 이미 수명이 다한 시리즈를 오로지 ‘흥행’만 보고 재소환해서 관객이 가지고 있던 추억을 깨버리고, 감독과 배우의 재능을 낭비케 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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