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가수가 아닌 박정아를 재발견하다!

朱雀 2010.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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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해피투게더>에는 가수 알렉스와 휘성 그리고 연기자로 변신한 박정아와 최강동안을 자랑하는 박소현이 출연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은 길의 연인인 박정아였다.

 

어떤 이는 그녀를 그저 리쌍의 멤버인 길의 연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내 눈에는 조금 다르다. 박정아는 애초에 솔로로 가수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의치 않았고, 어쩔 수 없이 ‘쥬얼리’라는 팀명으로 활동해야만 했다. 아이돌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인 그녀가 겪었을 마음의 고통은 장난 아니었을 것이라 본다.

 

게다가 박정아는 ‘연기자’로서의 욕심도 있었다. 최근엔 <검사 프린세스>의 성공과 더불어 호평을 받고 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박정아는 ‘연기를 못한다’라는 세간의 혹독한 평을 받아야 했다. 그녀가 출연한 이전 영화만 봐도 <마들렌> <박수칠 때 떠나라> <날나리 종부전> <구세주 2> 같은 작품들이다. <박수 칠 때 떠나라>를 빼면, 어딘가 미덥지 않은 작품들이다. 그녀가 그런 작품들에 출연한 것은, 그것 외엔 아마 방법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카라의 한승연이 ‘생계형 아이돌’로 잘 알려져 있지만, 박정아야 말로 각종 예능과 방송을 뛰어다니면서 활동한 것을 생각하면 ‘원조 생계형’ 가수가 아니었는지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가 이전까지 쥬얼리 시절의 가수 박정아가 아닌 방송인 박정아를 알기에 어제 <해피투게더>는 좋은 표본이 아닐까 싶다. 박정아는 MC들로부터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야>에 여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고 축하를 받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신봉선은 박정아의 29살을 걸고 넘어진다. 상대 남자배우들이 6살 연하인 것을 들어 ‘피부톤이 다르다니까’라고 하고, 박미선은 박정아가 원래 안먹던 과일과 채소를 챙겨먹는다고 하자 ‘진작 챙겨먹었어야지’라며 얄미운 개그를 했다.

 

이때 박정아는 정신이 혼미한 리액션을 쳐주면서 예능의 재미를 한껏 높여주었다. 당하는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충분히 당황스러울 수 있는 상황인데도 박정아는 노련하게 상황을 헤쳐나갔다.

 

물론 박정아가 모든 상황에 노련했던 건 아니다! 방송에서 남들 모르게 연인끼리 한 사인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실수로 길 이전에 남자를 사귀었다고 스스로 고백한 꼴이 되었다. 정말 당황한 박정아는 ‘편집해달라’는 반장난 반진심의 요구까지 할 정도였다.

 

박정아의 이야기를 듣다가, 마음이 아팠던 것은 그녀에게 악관절이 가끔 빠지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쥬얼리 활동 시절 무대위에서 악관절이 빠져서 실수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광경은 방송분만 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슬퍼지는 부분이었다.

 

박정아는 어제 <해피투게더>에 나와 진솔하고 많은 웃음을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가 얼마나 노력하고 힘든 세파를 헤쳐나왔는지 알 수 있게 된 방송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박정아가 소속된 ‘쥬얼리’는 2001년 결성되었지만 2002년 팀이 개편되고, 2006년 이지현과 조민아가 탈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박정아는 예능을 뛰며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2005년 <슈퍼스타>가 1위를 차지하면 최고의 걸그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리고 연기자로서의 꿈은 그보다 훨씬 늦은 <검사 프린세스>를 통해 어느 정도 이뤄내게 된다. <검프>가 종영한 게 고작 지난 5월 20일 경의 일이니, 박정아가 얼마나 대기만성형인지를 증명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박정아를 보고 있으면 항상 열심히 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끊임 없이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저 정도면 충분히 포기할 만도, 주저앉은 말도 한데, 그러지 않고 여기까지 온 박정아에게 그저 대중의 한사람으로써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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