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공통점은 역사 콤플렉스다?!

朱雀 2011. 2.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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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재밌게 읽고 있는 <미국사 산책>에서 매우 흥미로운 구절을 접하게 되었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지만, 다른 나라에 다 있는 게 하나 없으니 그게 바로 오랜 역사’ -<미국사 산책> 2p.174

 

<미국사 산책>을 읽고 있노라면 화이트 하우스를 비롯한 미국의 건물들이 실은 유럽의 저택들을 모방해서 지은 사실을 접하게 된다(어디 그뿐인가? 당장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만해도 오벨리스크를 비롯한 이국의 건축물들이 넘쳐나지 않는가?). 미국인들이 역사가 없는 탓에 조지 워싱턴-링컨 등의 일생을 부풀리고, 영웅 만들기에 나서는 것도 그런 이유 중에 하나이리라. -<스타워즈><슈퍼맨> 같은 현대판 신화만들기도 그런 맥락이 아닐는지-

 

우린 미국과 반대로 반만년을 자랑하는 역사가 있다. 그렇다면 왜 역사 콤플렉스에 빠져있는가? ‘한국인들은 그 역사에 승리와 정복이 없는 것을 물론 당하고만 살아온 기록이 넘쳐나는 것에 대해 지긋지긋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는 고구려와 그 이전의 역사에만 심취하고 일부는 서양과 중국의 역사쪽으로 달려간다. <로마인 이야기><삼국지>는 그리도 좋아하는지! 특히 수난과 시련으로 점철된 한국 근현대사는 우울하다는 이유로 적극 외면한다’ -<미국사 산책> 2p.175

 

이 구절을 접한 이들은 <한단고기>등을 들어 우리의 역사에 대해 강준만 교수가 제대로 알지 못해 이런 망발을 늘어놓는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자. 1800년 정조가 사망한 이래 조선왕조는 세도정치로 기울어졌다. 1863년 고종이 즉위하고 흥선대원군이 권력을 잡으면서, 세도정치는 막을 내리지만, 이미 1842년 중국은 난징조약으로, 1854년 미일화친조약으로 격변의 시대가 들어간 것에 비하면 너무나 늦은 대응이었다,

 

이후 우리의 역사는 1876년 강화도 조약을 시작으로, 주권을 빼앗긴 1905년 을사늑약, 1910-1945년까지의 일제강점기, 19506.25전쟁, 19604.19 혁명, 19615.16 쿠테타, 197912.12 사태를 거쳐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하기까지 영욕의 세월을 보내왔다.

 

열거한 사건만 보아도 지난 100년이 넘도록 우리 역사는 열강의 침탈을 받고, 일제 식민지하에서 갖은 수탈과 탄압을 경험했으며, 36년간의 엄혹한 세월이 끝나자마자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탁통치를 받게 된다. 그것도 38선을 기준으로 하여 북한이 소련이, 남한이 미군이 지배하는 형태로. 한마디로 지난 100년간은 우리의 뜻과 무관하게 다른 이들의 손에 우리의 운명이 휘둘려지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따라서 지식인들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역사를 보며 콤플렉스를 가진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하여 조선시대를 봉건제도로 규정하고, ‘근대를 만들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고, 고구려의 역사를 부각시켜 당시의 우리민족이 서구열강들처럼 식민지(?)를 부린 것처럼 묘사하고, 8.15 광복에 아무런 역할도 못했음에도, 마치 조국해방을 위해 광복군이 미군과 협력작전을 펼치기 직전이었다는 둥의 이야기들이 부풀리고 날조되었다.

 

물론 이런 역사 콤플렉스는 우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제도와 기술을 열심히 받아들여 경제화-민주화를 이루었으며, 1950년 맥아더 장군이 ‘100년 동안 발전은커녕 복구조차 어려울 것이다라는 식으로 발언했으나, 그걸 뛰어넘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발전에는 그림자가 뒤따랐다. 오늘날 우리는 백인은 매우 우대하지만, 우리보다 못사는 동남아시아와 흑인들을 몹시 무시한다. 그뿐인가? 같은 한국인끼리도 지역과 경제력 등에 따라 차별대우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교실에서 왕따문화가 성행하고, 다문화 사회가 되었음에도 단일민족이란 허황된 신화에서 아직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우리가 한 단계 더 위로 도약하기 위해선 역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수난과 폭력으로 얼룩진 근현대사 100년을 과감히 알리고 그 속에서 뼈아픈 교훈과 역사적 사실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마이웨이를 고집한 미국은 초강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아프가니스칸 전쟁을 비롯해 세계 여러 곳곳에서 분쟁을 일으킴으로써 세계인들의 미움을 사며,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 하물며 강대국도 되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다면 어떻게 될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우리의 반성과 행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참고: <미국사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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