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강수진의 까멜리아 레이디 토크쇼에 다녀오다!

朱雀 2012. 6.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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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아마 우리가 강수진에 대해 알고 있는 수식어일 것이다. 그녀의 발사진은 박지성 선수의 발 사진과 함께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사진이었다! 그녀가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까찌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게 해주는, 바로 그런 사진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자는 정작 강수진씨가 주연한 발레를 단 한편도 보질 못했다. 입장권이 비싸기도 하지만, 발레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탓이었다. 따라서 필자에게 오는 615일부터 17일까지 공연을 앞두고 주연인 강수진씨가 토크를 펼치는 이번 행사의 초대장이 발송되었을 때, 부푼 마음을 가지고 간 것이 사실이었다.

 

알고 보니 이번에 국내에서 공연되는 <까멜리아 레이디>는 그녀를 대표하는 3대 드라마 발레였다. 2002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고 10년 만에 다시 올라가는 <까멜리아 레이디>는 이번이 국내에선 마지막 무대라고 한다.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원작인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꾸며진 발레로, 강수진은 이 작품으로 동양인으로 최초로 무용계의 오스카상인 브누아 라 당스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또한 2006년 강수진과 함께 공연한 마레인 라데마케르는 이 공연 이후, 주역 무용수로 승격되는 영광을 안았으니, 그녀로선 이래저래 의미가 많은 작품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토크쇼에선 <까멜리아 레이디>에서 하이라이트 세 장면을 보았는데, 보면서 놀란 것은 발레란 이런 것이다라고 느끼게 해주었다는 사실이다. 강수진은 존 노이마이어의 안무에 대해 극찬을 했다.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의 안무는 작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이도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표현력이 좋습니다. 아울러 무대 장치도 탁자 하나 정도로 간소해서 무용수가 최대한 공간을 넓게 활용하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끔 만들죠.”

 

우린 <까멜리아 레이디>의 세 번의 파드되를 보았다. 첫 번째 영상은 코르티잔인 마르그리트 고티에와 명문가의 청년 아르망이 첫눈에 반하는 장면이었다.

 

순수한 청년 아르망은 마르그리트에게 계속해서 구애를 한다. 처음엔 마르그리트는 다른 남자들이 그렇듯 자신의 육체를 원해서 그가 구애하는 줄 알지만, 이내 순수한 그의 마음에 이끌려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장면이었다.

 

강수진은 그 장면을 설명하면서 거침이 없었다! 마르그리트가 25일은 흰 동백을 가지고 있고, 5일은 빨간 동백을 갖는 의미를 바로 생리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할 정도였다. 사회를 본 이가 매직이라고 돌려 표현했지만, 강수진은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첫 만남에서도 꼬시는 것이라고 표현해서 웃음을 자아낼 정도였다.

 

그러나 강수진이 그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은 토크쇼에 온 이들이 <까멜리아 레이디>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바람 때문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격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삶 자체가 짧았기 때문이란 의미심장한 해석을 들려주기도 했다.




'꼬시는 연기(?)'를 직접 보여준 강수진


 

표정연기는 단순히 표정연기가 아니랍니다. 그 삶을 살아야지만 몸으로 우러나올 수 있습니다. 일례로 <춘희>를 하고 나면 울고 있답니다. 그런 연기가 작품에 대해 모르는 이가 와도 느낄 수 밖에 없게 합니다.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쁨과 행복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제가 무용할때는 상상이 아닙니다. 공연하는 2~3시간 동안 몰두해서 그 삶을 살아야지만 진실할 수 있고, 관객이 느끼실 수 있습니다

 

강수진의 이야기는 새삼 발레가 왜 모든 춤 가운데 으뜸인지, 그녀가 왜 한국을 넘어서서 세계적인 발레리나인지 깨닫게 해줄 지경이었다. 그녀와 함께 본 두 번째 파드되는 아리망의 아버지자 찾아와서 헤어져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마르그리트에게 심하게 질책하지만 아버지는 조금씩 조금씩 진실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부드러워진다. 그러나 정숙한 여인이 아닌 코르티잔인 여성을 끝내 받아들일 수 없고, 결국 그녀는 떠날 것을 약속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정말 신기하게도 필자는 극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발레를 제대로 집중해서 본 게 처음인데도 재미가 느껴질 정도였다. 무엇보다 두 무용수의 현란한 움직임에 그저 넋을 잃고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강수진 씨는 매일 새벽 530분에서 6시에 일어나서 개인연습을 하고, 공연이 없을 때는 또 극장에 가서 단체연습 등을 한다고 한다. 일곱시간 정도 푹 자는 날은 한달에 한번 정도 밖에 되질 않는단다. 대부분은 세시간 정도 밖에 자질 못한단다.

 

공연이 있는 날엔 아드레날린이 너무나 분비되어서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루고, 우리나라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는 그녀는 국내공연을 오게 되면, 밤에 드라마를 틀어놓고 정신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정도란다.

 

매일 같이 연습하고 연습하는 날이 하루이틀이 모여 오늘날의 그녀를 만들었단다. “저는 특별한 목표를 세운 적이 없어요. 그저 매일 매일 같이 연습하고, ‘어제보다 조금 나아졌다라고 생각하면 즐거웠어요. 다른 이들은 너무 삶이 단조롭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제겐 그건 심심한 삶이 절대 심심하지 않아요라고. 새삼 지독한 연습벌레인 그녀의 단면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녀와 함께 감상한 장면은 일명 블랙 파드되라고 불리는 부분이었다. 건강을 해친 마르그리트가 아르망 앞에 나타나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었다. 아르망은 마르그리트가 남긴 편지 때문에 그녀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간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오해를 풀고 점점 가까워진다. 이 장면에 대해 강수진은 연기하고 나면 온몸에 진이 빠질 정도다라고 표현했는데,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소위 밀당하는 두 연인의 모습은 격정적이기 그지 없고, 결국 사랑의 감정이 고조되고 육체적 사랑까지 치닫는 장면은 얼핏 보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슈튜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나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강수진이 직접 이야기하는 토크쇼에 가서 즐거웠다. 쇼팽의 곡에 발레를 얹은 <까멜리아 레이디>는 그 자체로 볼만했다. 무엇보다 그녀를 대표하는 작품이 국내에서 마지막 공연이라니.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들었다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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