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태삼’에 밀린 ‘아부해’ 위태롭다!

朱雀 2009. 8.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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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에 2년 만에 출연한 윤은혜가 ‘노이즈 마케팅’소리를 들으면서 고전중이다. 타자도 지적했지만, 윤은혜가 1화에서 보여준 연기는 그야말로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엉망이었다.

재벌집 2세이자 네(4)가지 없는 아가씨로 나온 윤은혜는 연기 3년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엉성한 발음과 어색한 표정연기로 일관했다. 물론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아가씨를 부탁해>의 대본은 기존 트렌디 드라마의 클리셰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안일함을 보여주었다.

‘여자 구준표’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윤은혜가 연기하는 강혜나의 캐릭터는 너무나 뻔했다. 서동찬(윤상현)이 사채빛 때문에 처음엔 강혜나의 티격태격하다가 수행집사로 들어가는 이야기 등은 <꽃보다 남자>등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함께 출연중인 윤상현, 정일우, 문채원 등에 대해선 별 다른 지적이 없는데, 유독 윤은혜만 많은 이들의 지탄이 되고 있을까? 이건 그만큼 윤은혜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일례로 <아가씨를 부탁해>는 첫 화에서 17.4%라는 시청율을 기록하며 수목극의 1위로 등극했다(<태양을 삼켜라>는 15.3%) . 이건 많은 이유가 있지만, <궁><포도밭 그 사나이><커피프린스 1호점>을 히트시킨 윤은혜에 대한 기대효과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외의 실망스러운 연기와 엉성한 전개로 인해 2화의 시청율은 조금 떨어져서 16.3%를 기록했고, 같은 목요일에 방송된 SBS드라마 <태양을 삼켜라>는 17.6%를 기록하며 다시 왕좌를 되찾아왔다.

이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시청율 1%지만 밀린 건 밀린 거다. 결국 이번 주에 수목극의 왕좌를 주고 받은 <태양을 삼켜라>와 <아가씨를 부탁해>는 용호상박, 난형난제의 형국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을 삼켜라>는 현재 정우(지성)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졌고, 정우는 친구들을 위해 배신하는 척 하면서 장민호(전광렬)회장 측에 투신한 상황이다. 정우의 최종목표는 내부에서 장민호의 회사를 망쳐버리는 것.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스토리의 진행 때문에 시청자들의 기대는 지금 상당히 올라간 상황이다.

반면 <아가씨를 부탁해>는 예상외의 낮은 완성도와 윤은혜의 어색한 연기로 하향세를 타고 있다. 아마 다음주 수요일 방송은 조금 더 시청율이 낮아지지 않을까 싶다.

혹자는 윤은혜에 대한 현재의 평가는 너무 이르고, 좀 더 지켜보자고 한다. 아울러 그전까지 그녀와 맡은 역과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부잣집 상속녀란 역할이 정말 어려운 역일까?

세상에 쉬운 역할은 없다. 그러나 재벌집 2세로 그동안 많은 신인 탤런트들은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예가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되시겠다. 이민호가 연기한 구준표 역시 어색한 부분이 제법 되었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잘 잡아서 결국 이민호=구준표라는 공식을 성립시켰다.

그러나 현재 윤은혜는 어떤가? 그녀는 1화에서 빠른 대사를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불분명한 대사처리로 일관했고, 짜증내거나 명령을 내리는 등의 행동에서 도무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연기력은 윤은혜와 강혜나란 캐릭터의 일치를 어렵게 만들고, ‘여자 구준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인 연기자 이민호에게 밀리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녀는 <커피프린스 1호점>이후 약 2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난 그녀는 놀지 않았다. 디자이너로 바빴고, 그동안 소속된 기획사에서 나와 자신만의 기획사를 세웠다. 자기 시간과 돈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것에 대해선 뭐라고 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동안 그녀는 연기와 먼 거리에서 생활했다는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댓가를 지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톡톡히 치루고 있다. 이전 작들을 모두 히트시키긴 했지만, 윤은혜는 아직 ‘연기자’를 논하기엔 내공이 절대 부족하다. 현재 벌어지는 그녀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들을 보자면, ‘이 정도 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번 작품에 임하지는 않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당연한 거겠지만 연기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다. 윤은혜에게 따라다니는 ‘흥행불패’란 용어도 생각해보면 아직 이른 감이 크다. 이제 겨우 세편에 출연한 그녀에게 붙기엔 너무 과한 칭호란 말이다.

어쩌면 우린 ‘윤은혜의 거품’이 빠지는 현장을 지금 목격하고 있는지 모른다. 윤은혜가 몰락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의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가씨를 부탁해>는 매우 실망스러웠던 1화에 비해 2화에선 제법 웃음의 코드가 보였다. 윤은혜의 부족한 부분을 수행집사인 윤상현이 잘 보완해주고 있고, <돌아온 일지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꽃미남 정일우 역시 그 샤방샤방한 외모와 이제 봐줄만한 연기력으로 극의 활력을 더할 것 같다.

게다가 <찬란한 유산>의 유승미로 답답한 캐릭터에서 막판에 빛나는 캐릭터를 보여준 놀라운 연기력의 소유자 문채원이 든든한 아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윤은혜는 또한 2화에선 빠른 대사가 없는 탓에 그녀의 연기는 1화 때보단 한층 안정적이었다.

윤은혜가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중심 역할인 ‘아가씨’를 맡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전 세 작품을 히트시킨 윤은혜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이렇게 진용이 짜인 것이다. <아가씨를 부탁해>는 전적으로 윤은혜를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된다. 따라서 그녀가 하는 바에 따라서 드라마의 향후 운명은 결정될 것이다.

물론 <아가씨를 부탁해>는 진부한 스토리와 웃음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모든 트랜드 드라마는 비슷비슷하다. 기왕이면 대본이 좋고 연출이 훌륭하면 더더욱 좋겠지만, 현재까지 방영된 부분을 봐선 그런 기대는 일찌감치 접는 게 좋을 것 같다. 대신 <아가씨를 부탁해>는 이전까지 트랜드 드라마의 중요한 코드들은 대부분 가져다쓰고 있고, 앞으로 극의 진행은 윤은혜와 윤상현의 주고 받음이 주요한 전개인 만큼, 물오른 태봉씨와 연기호흡을 맞추는 것이 그녀의 관건이라 여겨진다.




말머리에 언급했지만 이제 막바지에 이른 <태양을 삼켜라>의 기세는 실로 무섭다. 또한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다소 난해한 이야기 구성으로 시청자들이 덜 찾는 <혼>은 10부작 중에 벌써 6화가 방영되어 종영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3주 후면 다른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소리다. 후속작은 <맨땅에 헤딩>으로 축구 관련 이야기이며,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를 비롯해 이윤지, 고아라들이 출연한단다.  약 80만의 막강 팬클럽 카시오페아를 보유한 국내 최고의 아이돌그룹의 리더인 유노윤호가 출연하는 바로 그 드라마란 말씀이다. 한마디로 막강한 경쟁작이 되시겠다.

따라서 현재 약 17% 시청율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고 <아가씨를 부탁해>는 안심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스토리 전개와 재미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수목드라마의 왕좌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앞으로 방송되는 한회 한회가 승부처란 말씀이다.

타자가 보기에 <아가씨를 부탁해>의 성공의 열쇠는 전적으로 ‘아가씨’인 윤은혜가 쥐고 있다. 극의 중심인 윤은혜가 어느 정도의 장악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2화에서 보여준 연기력을 단순히 ‘노이즈 마케팅’수준으로 끝내느냐, 아니면 이전까지의 성공을 물거품이 되느냐는 멀지 않은 시점에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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