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치앙마이 표류기

태국 치앙마이에서 제일 공포스러웠던 순간!

朱雀 2013. 1.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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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 맘을 먹고 몇년을 벼르던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너무 늦게 표를 산 덕분에 치앙마이 직항임에도 밤 10시 40분에 이곳에 도착하는. 그야말로 직항의 매력이 전혀 없는 ‘직항 아닌 직항편’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곳 태국 치앙마이에 도착해서 필자를 가장 당황케 하는 것은 바로 ‘차도 건너기’이다. 왜? 적당히 알아서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2차선의 도로엔 차와 오토바이들이 계속해서 지나간다. 게다가 차량과 오토바이는 그다지 속도를 줄이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런에 신기하게도 태국인들과 오래된 관광객들은 여유롭게 그런 차들 사이를 지나가서 도로를 수시로 건넌다. 필자는 처음에 친구를 따라서 차도를 건널 때마다 아찔했다. 금방이라도 차가 달려와서 나를 칠 것 같은 공포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혼자서 차도를 건너다가 빨리 오는 차에 부딪칠 뻔도 했다. 그렇다고 여기에 신호등이 없느냐? 하면 결코 아니다. 근데 신호등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적당히 좌우를 살피고, 적당히 건너간다. -결정적으로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별로 없다. 목적지를 가기 위해선 무단횡단을 어쩔 수 없이 해야될 때가 많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유유히 차와 사람은 적당한 차이를 두고 서로 지나간다. 뭐랄까? 서로가 서로를 적당히 배려한다고 할까? 필자가 치일 뻔했던 순간은 사실 따지고 보면 필자가 적절한 타이밍을 잡지 못한 탓이었다.


우리처럼 차량이 엄청나게 서서히 오진 않지만, 이곳에서도 사람이 지나가던 적당히 속도를 줄여주고, 또한 멈춰주는 차량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아마도 이곳의 문화는 적당히 서로가 서로를 발견하고 적당히(?) 배려하는 문화인 것 같다.





이곳에 와서 차도에서 잘 건너지 못하고, 중앙선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으면 십중팔구 (필자같은) 초짜관광객이다. 한번은 일본인 관광객 가족들이 지나가지 못하고 중앙선에서 꽤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일본같으면 차도에 사람이 있으면 신호와 상관없이 운전자들이 무조건  멈춰주지만, 태국 치앙마이에선 그런 호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차량들 역시 사람들이 적당히 차량간격과 시간을 고려해서 지나가기를 바랄 뿐. 



 

그래서 일본인 가족들이 그곳을 지날 때까지 얼마나 걸렸을지 혼자 상상해본다. 일이 있어서 지켜보지 못하고, 조금 지나서 돌아보니 그들은 사라져버렸다. 아마도 누군가가 도와줬거나 지나가는 차량들이 ‘매우’ 한산해진 틈을 타서 건넌 것 같다.


그러나 필자같은 초짜 여행객들은 태국 차도에서 난감하다. 차들이 끝도 없이 계속해서 밀려오고, 왠지 그 사이를 지나가는 일은 매우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러나 사람도 차도 별로 당황하거나 난감해하는 기색 없이 각자 제 갈길로 잘들 지나간다. 신기하다. 




 

치앙마이에 온지 삼일쯤 된 필자는 태국인이나 친구처럼 느긋하게 차도를 건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조금 한산해지면 여지없이 잽싸게 뛰어서 무단횡단할 뿐이다. 아마도 필자가 친구처럼 별다른 동요나 기색없이 마치 동네 마실을 가듯 편안하게 차도를 건너기 위해선 꽤 많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태국 치앙마이에 와서 차도에서 이렇게 강력한 인상을 받을 줄이야. 새삼 다른 나라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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