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황정민과 강동원의 환상적인 만남! ‘검사외전’

朱雀 2016. 2.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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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검사와 꽃미남 사기꾼의 만남. 영화는 이 한줄로 요약될 수 있다. 사실 한줄로 놓고 보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별로 생기질 않는다. 그러나 다혈질 검사 변재욱 역의 황정민, 꽃미남 사기꾼 치원역에 강동원이라면? 기대감은 마구마구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검사외전’은 그런 관객의 기대에 충분히 부흥한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변재욱은 다혈질 검사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그의 모습은 ‘베테랑’의 서도철 형사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며 실제로 꽤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도철 형사는 싸움에 능하지만, 아무래도 변재욱은 검사다 보니 무술실력이 너프(?)되었다는 정도랄까? 아! 그리고 변재욱은 검사라는 직업탓인지 법에 매우 빠삭하다. 정경유착관계를 파헤치기 위해 피의자를 취조하다가, 하필이면 다음날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살인혐의로 체포된다.



당연히 변재욱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방팔방을 뛰어다니지만 결국 실패하고 무려 15년형을 받고 수감되기에 이른다. 황정민의 노련한 연기는 극초반 관객이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강동원이 등장하면? 이내 바톤터치가 이루어진다.








중졸임에도 불구하고 경상토 사투리가 물씬 풍겨나는 영어를 쓰며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을 나왔다고 사기치는 강동원의 모습은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감옥에서조차 여자가 찾아와서 결혼하자고 매달리는 모습은 왠지 영화가 아니라 실제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동원의 매력은 차고도 넘친다.



전직검사인 탓에 교도소장과 교도원의 법적고충을 해결해주면서 ‘영감님’이라 불리며 무지막지한 입지를 가진 변재욱과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이 마침내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5년전 변사체가 된 인물이 치원과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전직검사와 사기꾼의 조합은 사실 이미 많이 다룬 조합이라 새롭진 않다. 그러나 황정민과 감동원의 훌륭하기 짝이 없는 환성적인 케미는 관객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밖에 없는 마력을 풍긴다. 만약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검사외전'은 이만큼 매력적인 작품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변재욱은 판을 짜고, 치원이 재욱의 도움을 받아 사회에서 복수를 하기 위해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더더욱 몰입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복수를 실행하기 위해 진행되는 이야기의 얼개는 몹시나 헐겁다. 검사나 되는 이들이 사기꾼이 동창회에 왔는데 몰라보고 단체로 바보(?)가 되는 장면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할 만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부분은 궁극의 악당인 우종길이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 단 사실이다. ‘베테랑’에서 재벌 3세인 조태오는 너무나 강력한 악당이었기에 그에 맞서는 서도철 형사가 빛나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차장검사로 일하다가 위의 지시를 받고 사건을 덮고, 그 과정에서 변재욱에게 누명을 씌운 종길은 너무나 정형화된 인물이다. 물론 영화 중간중간 그는 커피포트로 사람을 치는 등의 모습으로 관객을 놀래키고 강한 인상을 주긴 한다.



변재욱에게 누명을 씌운 장본인이자, 물리쳐야할 끝판왕인 우종길은 안타깝게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고 입체적이지 않은 인물이다. 출세욕에 눈이 먼 검사출신의 신인 정치인인 그는 그다지 세보이지도 않고, 너무나 평면적이라 매력이 별로 없다. 이성민이 연기하는데도 이 정도라니. 그저 안타깝다.



선과 악을 오가는 검사 민우역의 박성웅은 꽤 매력적이었다. 스타검사로서 기질을 가지고 있고, 어딘가 빈 것 같으면서도 확실히 할땐 하는 그의 모습은 '검사외전'에서 주연인 황정민과 강동원을 제외하면 꽤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러나 변재욱과 치원이 함께 힘을 합쳐 물리치기엔 너무나 약해보이고, 매력도 별로 보이질 않는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우종길을 이성민이 연기하기 때문이다. ‘골든타임’ ‘미생’ 등 수없이 많은 작품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 그가 이번 작품에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매끄럽지 못한 대본과 연출력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너무나 전형적이고 매력적인 부분이 거의 없는 우종길이란 캐릭터는 누가 연기해도 살려내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검사외전’은 초반과 중반과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영화에 끝까지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황정민과 강동원의 환상적인 케미 때문이다!



듬직한 큰형과 까불까불한 막내의 조합같은 황정민과 강동원의 조합은 너무나 매력적이라, 괜시리 후속편을 기대하게 만들 정도다. 부디 후속편이 아니더라도 두 사람이 다시 영화에서 만나길 바라 마지 않는다.



끝까지 우직하게 자신의 복수를 완수하려는 전직 검사와 뺀질뺀질하면서도 제 몫은 톡톡히 해내는 꽃미남 사기꾼. 그리고 당연히 사기꾼 치원은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재욱을 몇번 배신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강동원이 배신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며 조마조마하게 영화를 보게끔 만든다.


마치 큰형과 막내동생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인 것 같은 황정민과 강동원의 조합은 너무나 즐겁게 영화를 감상하게 만든다. 특히 여성관객이라면 강동원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어려우리라 본다. 여자만 보면 눈웃음과 귀여운 허세 등을 부리면서 작업을 하는 그의 모습은 사기꾼임에도 여성관객이라면 두눈이 하트뿅뽕이 될 수 밖에 없다.


‘검사외전’은 영화적 완성도를 놓고 보자면 이곳저곳 떨어지는 곳이 많다. 각본도 허술하고 장면 여기저기엔 빈곳들이 제법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선 성공할 것이라 여겨진다. 왜? 황정민과 강동원의 케미가 워낙 환상적이고, 설날연휴에 다같이 보기에 부담없고 또한 나쁘지 않은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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