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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270만명을 넘게 동원한 ‘암살’의 성공 이후, ‘동주(약 117만명)’, ‘귀향(약 358만명)’, ‘덕혜옹주(약 560만명)’ , ‘밀정(약 715만명)’까지 우린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내년엔 ‘무한도전’에 나와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군함도’를 소재이자 제목으로 택한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류승완 감독에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이정현의 조합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사실 ‘암살’ 이전까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을 상업영화로 만든 다는 것은 누가 봐도 동의하기 힘든 선택이었다(어떻게 보면 어리석은).


왜냐하면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이전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너무 비장하거나 독립운동가는 너무나 고결하고 훌륭한 인물로, 일본군과 부일 매국노들은 무조건 최악의 악당으로(천편일률적으로) 그렸다. 그러나 ‘암살’에선 원래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변절자가 된 염석진, 부일 매국노의 딸이지만 동시에 독립군 저격수인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속사포, 친일파 강인국 등등.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서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했던 일제강점기에 대해 인식을 바꿔놓는데 성공했다.

'암살'을 통해 우린 독립군 들도 서로 입장과 생각이 달랐음을(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영화적으로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아울러 ‘암살’은 이미 케이퍼무비에선 국내최고로 인정받는 최동훈 감독이 자신의 장끼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십분발휘해 ‘일제강점기’가 매우 드라마틱한 소재임을 관객은 물론 영화관계자들도 인식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밀정’은 ‘암살’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의열단’이란 그동안 아무도 관심 없던 독립운동단체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암살’의 공이 컸다. ‘밀정’은 의열단원들이 아니라 의외로 의열단에 협조했던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인 이정출을 주인공으로 했다. 원래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 경찰이 된 그는 전형적인 변절자다.


그러나 그가 ‘넌 이 나라가 독립될거 같냐..? 어차피 기울어진 배야!’라고 초반에 의열단원인 김장옥에게 말하며 회유하려는 장면은 그의 인간적인 고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 무려 30년이 넘게 지속되었다.

'밀정'을 통해 우린 이정출을 과연 변절자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독립운동가라고 해야할 지 고민케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전까지 한국영화에선 보기 드문 성취다.


오늘날 우리가 역사를 알기 때문에 변절자들과 부일 매국노를 쉽게 비난할 수 있지만,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제의 엄청난 힘과 위력앞에 무기력한 자신들의 처지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 게다가 ‘과연 독립이 가능할까?’란 회의앞에서 무너지는 경우는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밀정’에서 우리가 이정출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일본 경무국과 의열단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분은 매우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일제에 대항했던 의열단원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영화에선 그들이 꼼짝없이 당하는 모습을 자세히 그려냈다. 그런 모습을 실제 목격한 이들 가운데 변절자들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밀정’에서도 쓰였지만 이중첩자는 무척이나 우리에겐 익숙한 소재다. 일본군과 독립군 사이에서 이중첩자로 주인공이 활약한다고 상상해보라! 아찔하지 않은가?


따라서 앞으로 의열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안중근 의사와 이봉창 의사의 이야기와 상해 임시정부와 의열단과는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의거를 펼치신 무수한 의사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영화소재로 매력적이라 여겨진다.


인물 개개인도 그렇지만 무장독립운동 역시 매우 매력적인 소재다! 홍범도 장군으로 기억되는 봉오동 전투와 김좌진 장군으로 대표되는 청산리 전투 역시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기에 너무나 좋은 소재다. 이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마이웨이’ 등에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대규모전투신을 찍은 적이 있기 때문에 영화화에는 별 다른 무리가 없다고 여겨진다.


물론 얼마전 ‘무한도전’을 통해 재조명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하여 시대의 선구자였던 서재필 박사의 영화화도 매력적이다. 물론 윤동주 시인과 함께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알려진 이육사 선생도 충분히 대중에게 어필만한 인물이라 여겨진다.


아예 관점을 바꿔서 을사오적에 대한 영화는 어떨까? 우린 매국노로 흔히 ‘을사오적’을 말하지만 당시 학부대신이었던 이완용을 제외하면 이름조차 잘 모른다. 아니 이완용 조차 을사조약 체결을 지지하고 서명을 주도했던 사실외엔 잘 모른다.


을사오적에 대해 잘 모르니 그들외에 부일 매국노의 행적에 대해선 아예 잘 모른다. 따라서 당시 그들의 행적과 해방 이후 오늘날에 이르는 이야기를 영화화한다면? 충분히 뜨거운 논쟁과 더불어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 한하지 않은가? 춘원 이광수, 육당 최남선 같은 인물의 영화화 역시 오늘날 우리를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는 나라가 망했기 때문에, 수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수 없이 많은 고민과 방법을 찾고 노력했다. 반대로 일본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자신과 친지들의 안위와 이익을 찾은 이들도 있다. 따라서 그들의 그런 다양한 모습을 그려낸다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과 입장 만큼이나 드라마틱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와 오늘날 우리를 깊은 생각에 빠뜨리게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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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페스탈로치 잘 읽었습니다. '이정출'의 존재는 스펙트럼인 것 같습니다. 사실 현대의 모습을 보면 좌파니 우파니 하지만 사실 좌파에도 여러 스펙트럼이 있고 우파에도 여러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 특히 일제 시대 역사에 잣대를 들이대면 우리는 '영웅'이거나 '매국노'거나 둘중 하나로만 보아 왔죠. 그 안에는 무수한 스펙트럼이 있을 법한데. 소설에서는 조정래의 아리랑에서 이미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상업 영화에서는 아마 이정출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주에서는 약간의 스펙트럼을 보여줌과 동시에 초점은 인간적인 고뇌에 더 맞춰서 나름 좋았습니다. 덕혜옹주에서는 조선왕실의 후손이라는 것에서 그 스펙트럼을 더 다양하게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네요. 2016.10.01 13:3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저도 몹시 동감하는 대목입니다. 2016.10.04 18: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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