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래픽노블의 장점을 극대화한 ‘인플루언스’

朱雀 2010. 3.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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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권 작가의 두 번째 그래픽노블이자 에피소드 3 ‘복수를 약속하지’는 그래픽노블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냈다고 본다.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중요인물 중 한명인 ‘오드아이’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그는 원래 재벌가의 후손으로 한때는 착실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지낼려고 했었다. 그러나 회사 임원들의 음모를 알고는 돌변해서, 그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 W는 처음엔 그가 올바른 선택을 했기 때문에 도와주려했지만, 그가 마음을 돌리자 미련없이 DJC에서 쫓아내버렸다.

결과적으로 오드아이는 복수는 완수했지만, 그의 인생은 허무함이 가득차게 되버렸다. 그는 DJC에 집착하게 된다. 왜일까? DJC가 영향력 있는 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서? 단순히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DJC는 어떤 의미에서 무릉도원과 유토피아의 현대버전이라 할 수 있다.

 

DJC에는 오직 선택된 자들만이 들어올 수 있고, 그곳에서 즐길 수 있다. 거기에는 현실공간에서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음을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오드아이가 DJC에 집착하고 W_rabbit를 만나는 것은 현실과 인플루언스가 접점하는 좋은 예시였다고 본다.

실존하는 www.the-djc.com 운영자가 실은 DJC에 대한 단서를 가지고 있고, 그 단서를 얻고자 오드아이가 그를 만났다는 점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와 현실이 조우한 지점이라 여겨진다.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밝혀진 또 한 가지는 J가 가진 초능력에 관한 것이다. J는 위험한 감지하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 마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초능력자처럼 어떤 면에서 그녀는 ‘예언자’라 할 것이다. 동시에 그녀는 DJC에 초대받지 못한 이들이 오려고 하면 공간을 사라지게 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능력자가 그렇듯이 그녀에게도 ‘한계’는 존재한다. DJC에 집착하는 오드아이가 DJC의 명패에서 나오는 특수한 전파를 추적해 조여오자, 점점 DJC의 실마리가 조금씩 남게 된다. 이걸 통해 DJC는 선택받은 자들만이 올 수 있지만, 동시에 집요한 추적자에겐 결국 억지로 문이 열릴 수 있다는 한계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재밌는 건 화이트 W의 등장이다. 그 역시 DJC에 집착하고, 오드아이를 본능적으로 찾아내 자신의 부하를 삼음으로써 DJC의 가이드인 W와 못지 않은 능력자임을 엿볼 수 있게끔 했다.

하일권 작가의 그래픽 노블은 이걸로 끝이지만, DJC를 둘러싼 미스테리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영화가 아닌 그림으로 너무나 멋지게 펼쳐보이고, DJC에 대한 몇 가지 단서를 남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울러 DJC 홈피에선 ‘당신의 영향력을 보여주세요’란 이벤트를 시행할 예정인데, 이 부분 역시 재밌다. 아주 간단히 말해 사용자가 가입하고 이를 주변인에게 추천해서, 그 사람이 가입하면 포인트가 쌓인다. 이를 랭킹화시켜 3위까지 상당히 푸짐한 선물을 준단다. 물론 회원가입만 해도 매일 1명씩 뽑아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주고, 친구추천을 통해 1주일마다 블랙베리폰을 준다.

어찌보면 다른 곳에서 하는 것 같은 이벤트지만, ‘영향력’이란 키워드를 놓고 봤을 때는 상당히 인상적인 이벤트라고 여겨진다.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은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얼마나 가입하고 댓글을 남기는가?’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번 DJC의 행사는 브랜드 마케팅과 ‘인플루언스’의 접점을 잘 찾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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