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제동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

朱雀 2010. 4.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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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터넷 기사엔 김제동이 ‘개편과 상관없이 <환상의 짝꿍>에서 하차하겠다’라는 뉴스가 떴다. 새삼 그의 넓은 마음씀씀이에 고개를 절로 끄덕이고 말았다. 김제동은 현재 상황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몹시 피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시청률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고 여기는 모양새였다.

오늘날은 예전과 달리 인터넷이 발달해 예전처럼 대놓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교묘한 방법’으로 한 사람을 밀어내는 것은 가능하다. 누구도 대놓고 김제동을 MC나 공중파에서 ‘퇴출’시킨 이는 없었다. 다들 ‘시청률’을 앞세우고, 뭔가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그의 출연방송을 하나하나 없애왔을 뿐이다.

사람이라면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상황에서 김제동은 오히려 마지막 남은 <환상의 짝꿍>이 존폐기로에 서자, 스스로 떠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는 <환상의 짝꿍> 제작진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이리라. 만약 김제동이 아무런 말을 안한다면, 최악의 경우 <환상의 짝꿈>은 폐지에 이를 수도 있다. 허나 <환상의 짝꿍>의 엠씨를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힌 이상, <환상의 짝꿍>은 어쩌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갈수도 있다. 만약 진짜 김제동을 공중파에서 ‘퇴출’하고 싶은 세력이 있다면 충분히 목적을 달성했으니 말이다.

 

김제동은 현재 상황을 받아들인 것 같다. 어차피 현 상황에서 그는 (어디가 되었든‘ 공중파 고정출현은 불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오히려 이를 공부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 같다.

사람은 살다보면 누구나 자신의 의지나 능력과 상관없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대다수의 경우, 그런 지경에 이르면 사람들은 절망하거나 세상을 원망하기 쉽다. 그러나 김제동은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보다 제작진과 방송사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담담히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스스로를 닦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는 ‘토크콘서트’와 같은 형식으로 대중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호흡하고, 저술활동과 대안학교 건립등을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고 지금 상황을 오히려 자신을 갈고 닦는 시간으로 여기는 그의 마음씀씀이와 행동에서 ‘대인배’라는 요즘의 유행어가 절로 떠오른다. 언젠가 좋은 시절이 오면, 다시 그가 공중파에 진출해 그만의 밝고 유쾌한 진행을 보여주길 바란다. 바람은 지나가고, 혹독한 겨울이 오면 꽃피고 새가 우짖는 봄은 올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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