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TV에서 한 연주자의 여행기를 본 적이 있다. 유럽을 여행중이던 그는 수중에 돈이 떨어져서 여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금을 꺼내서 길거리공연을 펼쳤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근처에서 바이올린으로 길거리 공연을 하는 다른 연주자가 있었다. 서로를 응시한 두 사람 사이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흘렀다. 그런데 이내 두 사람은 서로 웃으면서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 요즘말로 ‘콜라보’였다. 전혀 다른 두 악기의 합주는 주변을 지나가던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았고, 꽤 괜찮은 수입을 거둔 것으로 기억한다. 며칠 전의 일이다. 나른하고 편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에게 친구가 제안했다. ‘오늘 저녁엔 야시장 구경하러 가지 않을래?’ 야시장. 여행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