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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62

수지는 틀렸는가? ‘도리화가’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악평을 접한 탓일까? 아니면 아무런 기대감없이 영화를 본 탓일까? 개인적으로 ‘도리화가’를 무척 괜찮게 보았다. 물론 관객들이 악평 한 이유는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에겐 1993년작인 ‘서편제’가 있다. ‘서편제’는 매우 특별하고 유의미한 성취를 이루었다. 단관개봉이 대부분이던 시절, 서울에서만 100만이 넘는 관객동원에 성공했다. 국내영화, 그것도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이토록 엄청난 기록을 동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서편제’는 주연인 오정해가 애초에 국악인이다. 따라서 그녀가 영화에서 들려주는 판소리는 그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뿐인가? 영화 말미에 여주인공인 송화가 득음 후 들려주는 소리를 위해서 안숙선 명창이 직접 녹음까지 했다. 따라서 그런 판..

괴물은 어떻게 아버지가 되었는가? ‘괴물의 아이’

어쩌다보니 원치 않게 ‘괴물의 아이’에 대한 평들을 미리 볼 수 있었다. 미리 접한 리뷰들은 ‘전작보다 못하다’ '별로다'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기대를 최대한 낮추고 극장에 찾아갔다. 보면서 왜 그토록 박하게 평가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괴물의 아이’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쿠마테츠라는 괴물이 ‘렌’이란 인간 아이를 제자로 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품은 시작부터 쿠마테츠의 숙적으로 이오젠을 설정한다. 쥬텐가이의 수장이 신이 되기 위해 은퇴를 선언한 이후, 가장 강력한 두 괴물(?)은 숙명적으로 대결을 펼쳐야만 한다. 아마도 이 대목에서 많은 이들이 무협영화에서 본 것처럼 멋진 대결을 기대했을 것이다-물론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작품은 기대와 다르게 진행..

‘내부자들’은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내부자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단순히 흥행을 위해 만든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스토리라인만 놓고 봤을때 ‘내부자들’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진부하다고까지 할 수 있다. 판을 짜는 논설주간 이강희, 정치까패 안상구, 족보없는 검사 우장훈. 이 세 배역만 들어봐도 영화가 어떤 스토리로 전개될지 능히 짐작되지 않는가? 기본적으로 ‘내부자들’은 범죄드라마의 형태를 띄고 있다. 정치깡패 안상구는 우연히 비자금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좀더 다지려고 했다가 엄청난 일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상구는 그 일을 당하고도 복수를 꿈꾼다. 그 과정에서 늘 승진을 눈앞에서 번번히 놓치는 우장훈 검사와 연합을 하게 되고, 그들은 각자 복수와 출세를 위해 ..

‘007 스펙터’는 왜 지루할까?

땀내나는 액션을 벌이는 007.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제임스 본드는 이전의 본드와 이 한줄로 확실하게 차별된다. 역대 007 가운데 가장 많이 캐스팅되자마자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정작 영화가 개봉되자 다니엘 크레이그는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던 ‘007’ 시리즈를 새롭게 되살려낸 장본인이라 할만하다. ‘007 스펙터’는 관람한 이라면 모두 인정하겠지만, 엔딩이 묘하게 끝난다. 뭐랄까?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과 작별을 하는 느낌이랄까? 아마도 작품을 관람한다면 다들 자연스럽게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과 헤어질 수 있게 될 것 같다-뭐 이렇게 엔딩을 하고도 얼마든지 다음 작품에서 돌아올 수 있지만- 안‘007 스펙터’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제 완숙한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허..

왜 우린 불가능에 도전하는가? ‘하늘을 걷는 남자’

‘하늘을 걷는 남자’는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에 결말이 보이는 작품이다. 아니, 딱히 알지 않아도 ‘성공’한다는 사실을 알 수 밖에 없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본 서커스 줄타기 묘기를 보고, 한눈에 반해 평생을 이길에 매진하기로 마음 먹은 필립(조셉 고든 레빗)은 치통 때문에 치과에 왔다가 우연히 세계무역센타 건물을 보게 된다. 그리고 필립은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줄을 연결하고 그 위를 걸을 상상을 하게 된다! 자! 관객은 이제 그가 그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 성공할 것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우린 당연히 그 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감하게 되고, 그 어려움을 주인공이 어떻게 하나하나 이겨내고 나갈지를 기대하게 된다. ‘하늘을 걷는 남자’은 영화 내내 필립의 수다스러운 독백에 따라 진행된다. 실제 ..

‘에베레스트’는 왜 인기가 없을까?

지난 9월 24일 개봉한 ‘에베레스트’는 1주차가 조금 넘어가는 이 순간에 개봉관이 의외로 적다. 물론 ‘사도’를 비롯한 다른 영화들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왜 에베레스트라는 세계 최고봉을 무대로 하고, 워킹 타이틀이 제작하고, 제이슨 클락-키이라 나이틀리-제이크 질렌할 등의 쟁쟁한 명배우들이 포진한 상황을 감안하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일면 왜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뭔가 극적인 사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클리프 행어’를 비롯해서 여태까지 산을 무대로 한 영화들은 등산가들끼리의 경쟁이라든가, 크레바스와 산사태 등 갖가지 사건이 긴박하게 벌어지면서 보는 이를 숨막히게 했다. 산 자체가 주는 압도감과 인간군상들이 벌이는 음모와 배신 그리고 액션은 볼..

웃음과 추리를 둘다 잡았지만, 다소 불편한 유머 코드! ‘탐정 : 더 비기닝’

‘탐정 : 더 비기닝’은 보고 난 뒤의 기분은 묘하다. 왜냐하면 예상과 달리 적당히 웃길 줄 알면서도 추리물적인 요소를 잘 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본 이들이라면 금방 윤곽을 잡아내고, 범인까지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추리물이 별로 나오질 않는 상황에서 이 정도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은 꽤 놀랍게 다가온다. 또한 성동일과 권상우의 조합은 의외의 케미를 발산한다. 권상우가 연기하는 강대만은 범죄사건만 보면 기웃거리는 철없는 남성이다. 만화방 주인인 그는 생계걱정은 뒷전이고 오로지 경찰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셜록놀이에 집중한 인물. 반면 광역대 출신 노태수(성동일)은 전설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탁월한 경력을 보여주고 있다. 강대만을 한심하게 여기면서 면..

다시 만난 스윙의 전설들! ‘2015 LSK 스윙파크쇼’

지난 4일 필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봉은사역 근처에 위치한 베어홀을 찾아갔다. 바로 취재를 위해 초청받은 공연 ‘스윙파크쇼’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벌써 세번째. 필자가 스윙파크쇼에 초청된 횟수다. 오거나이저 김잔디는 2011년 개인적으로 큰 곤란을 겪고 있다가 스윙을 통해 위로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로를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쇼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공연을 매년마다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법.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선 그녀와 스탭들의 엄청난 노력이 뒤따랐으리라. 어떤 의미에서 ‘2015 스윙 파크쇼’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2014년과 2014년은 홍대 근처에서 행사가 치뤄졌다. 따라서 행사장을 삼성역 근처로 옮겼다는 것은 보다 대중화를 향한 노력의 일환이리라. ‘2015 ..

마블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앤트맨’

‘앤트맨’을 보기 전까지 ‘마블도 이젠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을 했었다. ‘캡틴 아메리카’, ‘토르’, ‘아이언맨’, ‘어벤져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까지. 마블 유니버스는 이제 확장할대로 확장해서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앤트맨’을 보면서 그 생각이 산산이 깨져버렸다. ‘앤트맨’의 주인공인 스콧 랭은 전과자다. 물론 그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사장이 불의한 일을 저지르자, 이에 항의하다가 결국엔 회사의 서버를 해킹해서 고객들에게 (그들의 원래재산이었던) 돈을 돌려주었다. 의적(?)이라고 해도 좋겠지만, 그는 그 일로 징역을 살고 말았다. 게다가 그는 전과자란 이유로 인해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아내와는 이혼하고 사랑하는 딸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

명대사강박증에 빠진 한국영화들

한국영화의 특징을 꼽으라면 그중 첫번째로 욕설과 비속어가 대사에서 많이 쓰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TV는 방송심의규정을 준수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활용어수준(?)으로 쓰는 가벼운 욕설조차 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아무리 악당이라도 바른 생활(?)에 준하는 대사들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 이유일까? 한국영화를 보면 한이라도 풀겠다는 듯 입에 걸레를 물었는지 엄청난 비속어와 욕설의 향연을 들을 때가 많다. 분명 관객에 따라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겠으나, 굳이 평범한 언어로 이야기해도 될 것을 가지고 무리하게 욕설로 이어가는 건, 분명 과한 부분이다. 두번째는 어떻게든 명대사를 만드려는 노력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천만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베테랑’도 여기에 낄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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