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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논하다! 125

실종된 우리말을 찾습니다!

얼마 전의 일이다. 동호회에서 신입회원이 가입해서 우린 뒷풀이를 신나게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4천8백만의 게임인 ‘영단어를 말하면 원샷하기’를 하게 되었다. 심지어 벌주는 폭탄주였기에, 나같이 술을 못 마시는 이들은 최대한 피해야할 상황이었다. 다들 몇 번 걸리고 나서, 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옆에 있는 신입회원에게, “닉네임은 뭘로 정하실 예정이세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친한 누나가 “주작 너 딱 걸렸어. 원샷해!” “오호. 너 원샷이라고 했어. 너도 한잔해!” “오빠! 원샷이라고 하면 어떡해요.” 이런 식으로 연달아 6명이 영단어를 말하고 말았다. 너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걸린 탓에 우린 서로 계면쩍어 하다가, 슬그머니 이야기화제를 바꾸고 말았다. 물론 게임과 벌칙은 유야무야되었다. 당..

블로그는 메이저 언론이 될 수 없다!

며칠 전 자주 찾아가는 무터킨더님의 블로그에 ‘블로그는 대안언론이 아닌 메이저가 되어야’라는 글이 올라왔다. 개인적으로 매우 고민하던 문제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늘 그렇지만 무더킨더님의 탁견엔 공감과 추천을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지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느낀 생각과 분위기 때문에 나름 (현실적인 부분에서)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어 몇자 적어보려 한다. 무터킨더님의 지적대로, 오늘날 언론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미 종미매체는 인터넷매체에 밀려 그 어느 때보다 위기다. 무엇보다 인터넷 기사는 무료이기 때문에, 구독료를 내고 종이신문을 보는 이들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발행부수가 줄고, 발행부수가 주니 광고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조짐은 이미..

난 유쾌한 당신의 공주를 꿈꾼다!

최근 내가 좋아하게 된 모던 록 그룹 ‘아일랜드시티’의 단독공연이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 있어서 찾아가게 되었다. 때는 지난 11월 26일 금요일 저녁 8시. 돌이켜 보면 가수 공연을 직접 가본 것이 정말 손에 꼽힌다. 일단 나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고함을 치며 소리치는 것 역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탓에 어느 특정 가수나 그룹을 좋아해도 공연엔 별로 찾아가지 않는 일명 ‘차가운 팬’ 되시겠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아일랜드시티의 정규 1집은 체리필터 이후 너무나 나의 영혼을 건드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일랜드 시티는 다행히(?)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비교적 적은 관객수가 모인 가운데 쾌적하게 감상할..

대한민국 vs 아프리카, 누가 더 미개한가?

지난주 금요일 영화를 보러갔다가 민망한 광고를 한편 보게 되었다. 바로 성형광고였다. 거기선 사각턱의 여성이 외모로 인해 겪은 상처와 아픔을 이야기했고, (당연히) 브이(V)라인 성형 후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허나 끝 무렵 ‘죽어도 좋아’라는 카피가 뜨니 입안이 씁쓸해지며,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맛보게 되었다. 그날 밤 11시쯤 MBC에선 이 방송되었다. 거기엔 원시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아프리카의 부족들이 나왔다. 수리족 여성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입술 밑을 잘라서 진흙으로 구운 토반을 끼우고, 풀라니족 여성들은 입술에 검은 문신을 새기기 위해 수백 개의 이쑤시개를 묶은 듯한 도구로 무자비하게 강타하는 모습이 방영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미지출처 : MBC 인용 목적으로 캡처 그..

스카치 위스키와의 환상적인 만남!

지난 11월 19일 나는 홍대근처에 위치한 까페 ‘미스홍’에 가게 되었다. SMWS(The scotch Malt Whisky Society) 한국 지부의 모임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SMWS의 시작은 어느 한 위스키 애호가들이 스페이스 사이드 지방의 한 증류소에서 위스키를 ‘오크통 째’ 사면서 시작되었다. 원래 술을 좋아했던 이들은 집에서 파티를 열었고, 이전까지 맛보지 못한 술맛에 흠뻑 반하고 말았단다. 그 이후 이들은 증류수로부터 직접 ‘통째’ 주문하게 되었고, 이 방법은 현재 전 세계 12개 지부의 약 4만 명이 함께 동참하는 방법이 되었단다. 나는 SMWS의 유래를 들으면서, 맛 좋은 위스키를 들이키며 너무나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게다가 미스홍도 단순한 까페가 아니..

내가 여자친구를 존경하는 이유

“또야?” 나는 전화기 너머 들려온 그녀의 이야기를 듣곤, 반쯤 심각한 어조에 약간 나무라는 톤을 유지하며 말했다. “응. 가다가 봤는데 그냥 갈 수가 있어야지...” “아가씨. 본인 생각도 좀 하세요. 돈을 많이 버시는 것도 아니고.” 그녀는 길가를 가다가 월드쉐어에서 후원자를 모집하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많지 않지만 정기기부에 또 서명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것. 내가 아는 것만 벌써 다섯 개가 넘어간다.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월드쉐어 등등.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아마 족히 10만원은 넘었으리라. 물론 액수만 놓고 보면, 별로 크진 않다. 아니, 나에겐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는 액수다. 그녀의 통장에선 매달 10만원씩 빠져나가게 된다. 재벌집 자식이 아닌 이상, 월급쟁이..

영원히 잊지 못할 고택음악회

지난 주말 1박 2일로 안동으로 여행을 갔었다. 이런저런 구경을 하고 밤이 되어 수곡고택에서 하룻밤을 자기로 했는데, 어허~이런! 말로만 듣고 드라마에서나 보던 음악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테이블 위에 예쁘게 장식된 맛있는 음식들이 올려져 있고, 다같이 와인이나 샴페인을 기울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한쪽에선 현악 4중주를 연주하곤 했는데, 내가 실제 상황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물론 이곳은 고택이라 서양음악보단 우리 전통음악이 어울릴 것 같단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대청마루에 앉는 것까진 좋았는데, 너무 추운 나머지 담요를 가져다가 바닥에 깔고 온몸에 둘둘 감고 말았다. 그런데 사회를 맡은 이승연 님은 그냥 한복만 입고 나왔다. 마음 같아선 두르고 있는 담요라도 ..

살사댄스를 추는 커플, 로맨틱할까?

‘살사를 춥니다’라고 말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중에 하나가 “연인끼리 추면 너무 멋질 것 같아요”라는 말이다. 얼핏 들으면 일리 있어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연인끼리 춤을 같이 추면서 로맨틱한 장면이 많이 연출되는 것은 그런 탓일 게다. 남녀가 서로 지그시 바라보고, 스킨십을 할 수 밖에 없는 파트너 댄스는 로맨틱 영화의 단골 소재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많이 동떨어져 있다. 동호회 운영진을 한 이들은 동감하겠지만, 커플끼리 살사를 배우러 오면 우린 겉으론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아이고, 망했다!’ 첫 번째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배우는 속도 차이 때문이다. 이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통상 남자는 여자보다 3배 어렵다. 남자는 리더로서 박자를 맞춰야 하고, 다음에 할 동작을..

인터넷이 전보보다 못하다고!?

이미지: 위키리크스 홈피 캡처 2008년 7월 국방부는 23권의 ‘불온서적’을 지정했다. 그중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장하준 교수의 이 있었다. 시대를 역행한 ‘불온서적’ 지정은 오히려 23권의 저서들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주었고, 한홍구 교수는 “왜 내 책은 불온서적으로 지정되지 않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최근 재밌게 읽은 는 장하준 교수가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저서로, 우리가 자본주의에 대해 ‘상식’으로 알고 있는 23가지가 사실은 잘못된 것임을 증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중에는 알고 있던 것도 있었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가 뒤통수를 한 대 맞는 충격을 느낀 것도 있었다. 가장 인상적..

그래픽 노블의 대가, ‘앨런 무어’를 아십니까?

제목만 보고 뜨악하신 분들이 있을 거라 본다. 아마 그중에는 의 왕비호처럼 표정을 지으며 “누규?”라고 되물을 분들도 계시리라. -다른 게 있다면 왕비호는 웃길려고 그런 것이고, 여러분은 정말 모르기 때문이리라- 그럼 질문을 살짝 바꿔보겠다. 팬티와 망토 하나 걸치고 ‘스파르타’를 외치는 멋진 복근남들이 300명이 설쳐서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 의 감독 잭 스나이더를 아는가? 그가 만든 의 동명원작자다. 의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에 참여한 역시 앨런 무어의 동명원작을 영상화한 것이다! 그뿐인가? 고 히스 레저가 에서 조커역을 위해 참고한 그래픽 노블 (이하 ‘’)의 스토리 작가다. 조니 뎁과 헤더 그레이엄이 주연을 맡은 의 경우도 역시 동명원작이 그의 작품이다! 다소 뜬금없이 앨런 무어를 이번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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